[인성영재] "내가 무엇을 해서 이렇게 바뀌었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멘토의 이야기

브레인 98호
2023년 04월 11일 (화)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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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시작된 따돌림

중학교 시절, 둘째아이에게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상처가 있었습니다. 같은 동네, 같은 반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그중 한 친구와 다툼이 일어났고, 아이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생각과 함께 친구와 싸웠다는 자책감에 바로 사과하지 못하고 친구들을 피했습니다.

얼마 후 아이는 친했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용기를 내 친구에게 용서를 빌기도 하고 다시 친하게 지내보려 노력도 해보았지만, 한번 틀어진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3학년에 진학했는데 따돌림을 하던 친구들과 다시 같은 반이 됐고, 아이는 더 움츠러들었습니다. 급기야 급식을 먹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불편하고 힘든 지경에 이르렀죠. 학교만 생각하면 배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면서 학교에 가기 싫어했습니다.

집에서도 아이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늦은 시각까지 컴퓨터 게임에 매달렸습니다. 답답하고 두려워서 유서를 쓰고 창밖으로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놀랐지만, 아버지인 저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해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 인성영재 (이미지. 게티이미지)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울며 도움을 요청한 아이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불쌍한 마음에 앞서 답답하고 화가 났습니다. 학교 선생님이나 공교육에서의 어떤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대안학교 진학을 고민했고, 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면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친구들에 대한 미련과 공교육을 떠나야 한다는 두려움에 선뜻 결정을 하지 못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따돌리며 괴롭히던 친구들이 가지 않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달라지지 않을 까하는일말의 희망을 품고 조금 거리가 있는 학교로 지원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친구들도 같은 학교로 진학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열흘 남짓 지나면서 중학교 때와 같은 괴로움이 닥치고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두려움의 시간이 반복되어 도저히 학교생활을 지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 가야 할 아침 시간에 아이는 울며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가겠다며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아내와 저는 아이의 용기에 놀랐고, 아이를 힘껏 안으며 함께 힘을 내자고 했습니다. 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며 저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을 살리는 과정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생활을 시작한 아이는 처음에는 공교육과 다른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듯 보였습니다. 아이가 안정된 것이 무엇보다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한편으로 아이가 학교도 안 가고 매일 게임만 하면서 뒹굴거리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내는 지금의 시간이 공교육에서 9년 동안 주입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자율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니 이해가 됐고, 아이를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두어 달이 지나니 어느덧 아이가 방에서 나와 가족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고 밥을 같이 먹는 단계까지 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을 바라 보며 이야기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반갑고 기뻤습니다.

아이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여실히 보였던 수업은 ‘단무도’라는 전통 무예 수업이었습니다. 기공을 통해 움츠렸던 척추와 가슴이 펴지고 하체에 힘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되살아났습니다. 긴장돼 있던 몸이 이완 되고 몸 전체의 에너지 순환이 활발해지면서 가슴에 응어리진 감정도 풀어졌습니다. 기공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합심하여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아이의 인내심과 집중력이 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아이는 단무도 전국대회까지 진출해 수상을 할 정도로 대견하게 성장해주었습니다.

난타 수업도 아이 내면의 힘을 길러준 수업입니다. 어려서부터 흥이 있는 아이였는데 자라면서 많이 감추어졌던가 봅니다. 흥겹게 기운을 타고 북을 두드리며 리듬감이 살아나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밝아지는 선순환이 일어 났습니다. 난타 공연을 하며 열심히 자신을 살리는 아이를 볼 때면 저도 희망으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울며 왔지만 이번엔 웃으며 다시 선택한 ‘꿈을 찾는 1년’

벤자민학교에는 아이 스스로 기획하는 프로젝트 과정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여럿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면 서로 의견이 달라 충돌하기도 하고, 생각처럼 되지 않아 울며 힘들어하기도 했습니다. 

자전거 국토 종주를 떠나는 아이를 배웅하러 출발지에 갔을 때는 아이가 용기 있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며 무척 기뻤습니다. 당시 동행하던 아이들의 자전거 타이어가 터지면 우리 아이가 펑크를 다 때워줬다고 합니다. 

목표를 세워 도전하고, 다른 사람을 도우며 자신의 역할을 해낸 아이의 그을린 얼굴이 너무 멋있고 대견했습니다. 아이가 1년에 걸쳐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와 아내도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 더 믿어주고 기다려주게 되었습니다. 벤자민학교과정을 통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저녁을 함께 먹던 아이가 문득 저에게 혼잣말하듯 물었습니다. “내가 벤자민학교에 와서 무엇을 해서 이렇게 바뀌었지?” 자기가 봐도 자신이 변화 하고 성장한 모습이 놀랍고 자랑스러웠나 봅니다.

‘꿈을 찾는 1년’의 시간 동안 아이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존감을 높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꿈을 찾는 1년’의 시간을 스스로 더 연장했습니다. 새로운 프 로젝트에 도전하면서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겠다고 합니다. 그것이 장차 아이의 꿈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요. 

오늘도 아이는 자신이 세운 생활 계획대로 수업에 가고,기공과 난타도 하고, 체력과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주짓수도 단련하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검정고시 준비도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살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아이들이 폭력적 환경 속 에서 찌들지 않고 잘 성장해 저마다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글_김석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중앙멘토단 멘토. 가구 제조업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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