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영재] 정답만 찾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내봐

[인성영재] 정답만 찾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내봐

인성영재

브레인 88호
2021년 10월 29일 (금)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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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자율성과 자립심을 기르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
 

아이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주는가

자녀를 기르는 부모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결국은 자녀의 자립이라고 할 수 있다. 자녀가 부모의 품을 떠나 세상 속에서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갖는 것이 모든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최종 목표 또한 자립이라 할 수 있다. 사회와 국가, 세계 속에서 스스로 서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인재로 길러내는 것이다.

자립이라고 하면 흔히 경제적인 자립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부분적인 의미이다. 자립은 삶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며 생활하는 힘을 말한다. 즉,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꾸릴 수 있는 능력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등교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온라인으로 집에서 학습하고 생활하는 상황이 다반사가 됐다. 그 결과, 학생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하면서 학습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자기 주도적 역량과 자립 역량이 자연스럽게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주면서 교육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인성과 창조성, 문제해결력이 미래 인재의 요건

우리 교육은 여전히 획일화된 교육과정 아래 학습과 생활이 모두 짜인 대로 이뤄지는 형태다. 학생들의 하루 일과가 교사와 부모에게 의지해서 주어지는 대로 움직이는 생활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찾고,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능력 대신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수동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게 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코로나19로 인해 강제적으로 등교하지 못하고 집에서 홀로 맞이한 온라인 세상 앞에서 아이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세계가 달라졌다. 인공지능 기술과 더불어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었고, 이 같은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와 국가 범주의 생활에서 세계와 지구를 범주로 하는 삶이 온라인을 통해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기존의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미래학자들은 우리 아이들이 평생직업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직업을 갖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성실 근면이 최고의 가치였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인성과 창조성, 문제해결력이 미래 인재가 꼭 갖춰야 할 능력이 됐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들은 모두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자립 역량을 내포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인성 실천, 누구에게 의지하는 창조성과 문제해결력이란 생각하기 어렵다. 



어떻게 자립 능력을 기를 것인가 

모든 능력이 그러하듯 자립도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가능하다. 어떻게 우리 학생들의 자립 능력을 기를 것인가? 

첫째,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믿음이 주요한 전제이자 출발점이 된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모자란데 뭘 제대로 할 수 있겠어?’ 하는 눈으로 보면 항상 보호하고 제한하게 돼 있다. 실제로 모든 아이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기회를 줄 때 무한한 잠재력이 깨어난다. 

둘째, 작은 것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하는 것이 생활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스스로 하는 것에 많은 즐거움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는다.

오랫동안 심리 건강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하이란 박사는“즐겁지 않은 일은 생명을 죽이는 것이고, 아이의 모든 것을 대신 결정하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빼앗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셋째,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어른들의 격려와 지원,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크고 작은 실패와 성취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과 부모님이 진심으로 격려하고 긍정의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이는 자존감 교육을 따로 하지 않아도 무한한 잠재력과 자신감이 절로 깨어나게 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비로소 남이 내준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아내는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찾고 문제를 내는 능력과 그 문제를 푸는 능력을 갖춘 인재로 자립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배우며 자립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 스토리

활용하지 않는 뇌 기능은 점차 약해지거나 뇌 세포 가지치기를 통해 사라진다.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며 책임지는 뇌의 기능은 현재의 수동적인 교육 시스템 안에서 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커서 대학이나 직장에 가서도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하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흔해진 이유다. 

우리 뇌는 가소성이라는 특성이 있어서 주변 환경, 경험과 학습, 관심과 훈련에 따라 계속 변화하게 돼 있다. 아이들이 학습하며 성장하는 것이 이러한 뇌 가소성의 결과이며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

꿈을 찾는 1년,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매우 다양하다. 가정환경, 관심, 성격, 의견 등 모두가 다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자립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계획하며 스스로 결정하는 게 처음이라고 말하는 아이와, 그렇게 생기 넘치는 표정을 처음 봤다는 그 아이의 어머니 이야기. 자전거 국토 종주를 하면서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해냈다는 이야기. 아르바이트 활동 현장에서 세상을 경험하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됐다는 이야기 등, 스스로 배우고 깨우치는 인성영재 아이들의 성장 스토리는 수없이 많다. 

이 성장 스토리 하나하나가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며 자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글_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공교육 분야에서 28년간 근무하다 2014년 고교 최초 완전자유학년제 학교로 출범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초대 교장을 선택해 한국발 미래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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