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3편] 공감능력, 지성과 감성을 키운다

[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3편] 공감능력, 지성과 감성을 키운다

“요즘 대학생들은 똑똑하긴 한데 인정머리가 없고 인간냄새가 안 난다. 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는 의식이 강해서 사람으로 안보이고 경쟁의 도구로 보인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이 별로 재미가 없다.”

서울 명문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친구 교수의 불평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온 국민이 명문대 입학을 교육의 최종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 똑똑한 인재들이 모인 대학 강의실 분위기가 삭막하다는 게 느껴지면서 우리의 미래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 타인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할 줄 알며 대상을 그리워하고 타인과 어울리며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우리 뇌 속에 거울신경시스템으로 이미 준비가 되어있다. <사진=Pixa bay이미지>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청년들은 어떤 인재가 되어야 할까? 매일 아침 신문 지상에서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예측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떠들어댄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감성, 소통, 창의적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산업현장을 주도하고 주역으로 성장할 것이란다. 높은 공감능력을 가진 관계지향적이고 섬세한 감성능력이 앞으로는 경쟁력 있는 인성이 될 듯하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젊은이들의 이러한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감성의 핵심 개념에는 ‘공감’이 자리 잡고 있다. 공감! 말 그대로 ‘함께 느끼는 것’이다. 타인의 기쁨과 타인의 슬픔이 진정으로 나의 기쁨이고 나의 슬픔인 것처럼 그들과 함께 느끼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뇌에는 거울신경이 있어서 타인의 말소리와 표정을 거울을 보는 것처럼 그대로 따라하는 능력이 있다. 이는 인간이 언어를 획득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접적인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도 뇌 속에 각인(刻印, 머릿속에 새겨 넣듯 깊이 기억됨)이 일어나 타인의 의도, 동기, 감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즉, 타인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할 줄 알며 대상을 그리워하고 타인과 어울리며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뇌 속에 거울신경시스템으로 이미 준비가 되어있다. 

유아기에 부모의 공감과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성장한 아이는 충분히 받은 아이보다 성격이 비뚤어질 가능성이 크다. 애정결핍이 무서운 이유는 타인에게 애정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애정이 결핍된 아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남들과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태연한 얼굴로 거짓말을 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아무런 이유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등 잔인한 일면을 보이기도 한다.

공감능력의 발달은 부모의 반응에 따라 좌우된다. 반응이 무덤덤한 부모에게서는 아이가 공감능력을 발달시키기 어렵다. 부모가 내성적이거나 감정표현을 잘 못한다거나 우울하여 얼굴표정이 다양하지 않고 늘 비슷한 표정이라면 위험하다.

아이에게 어떤 반응을 할 때는 부모가 그 반응에 맞게 대응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날아갈 듯이 기쁘다면 부모도 함께 하늘로 날아가야 한다. 아이는 너무나 신이 나는데, 엄마가 무표정한 얼굴로 “엄마도 기뻐”라고 표현한다면 반응의 양이 부족하여 공감 받는다는 느낌이 없다.

공감은 아이의 학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지속적인 공감과 신뢰는 수험생 자녀로 하여금 불안함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바탕이 된다.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족집게 강사나 일정 관리가 아니다. 바로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다. 크고 작은 시험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패배감을 맛보기 쉽다.

“수험생은 누구나 힘든 거야. 이겨내야지!”라는 반응보다 “지금 힘들고 많이 불안하지? 엄마가 네 마음 다 알아! 엄마도 그랬거든!”라며 함께 느끼는 부모의 공감 반응이 절실히 필요하다. 부모가 꼭 기억해야할 사실은 수험생의 자신감은 수험생 자신이 축적한 공부의 양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믿어주고 힘을 주며 공감해 주는 부모에게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공감능력은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기아문제 등 지구상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나와 타인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내가 곧 타인이고, 나무와 내가 하나이고, 하늘과 내가 하나라고 느낀다면, 환경오염이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우리의 문제임에 공감할 것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파란 가을 하늘을 나는 새와 밤하늘의 별들, 그리고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와 하나가 되어보자. 그들의 마음이 내 가슴에 진동으로 다가 올 것이다. 이것이 감성이고 공감이고 치유이고 세상을 살리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이다.  

글. 오주원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br-m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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