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만난 사람] “밥상머리에서 ‘장생(長生)’을 묻다”

[편집장이 만난 사람] “밥상머리에서 ‘장생(長生)’을 묻다”

[인터뷰] 국내 1호 한식 미슐랭 스타 셰프이자 음식학자, 한영용 대표

▲ 국내 1호 한식 미슐랭 스타 셰프이자 음식학자, 한영용 대표


“장(臟)은 제2의 뇌... 한민족의 ‘식구(食口)’ 문화는 미생물을 공유하는 생명 공동체” 

지난 1월 7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2026 장생 산업세미나>는 국내 최초로 한민족 장생 철학과 두뇌훈련을 결합한 ‘장생최고경영자과정’의 성공적 결과로 개최된 자리였다. 

장생최고경영자과정은 '슈퍼에이저(Super-Agers), 제2의 인생을 완성하는 리더' 슬로건으로 일반적인 최고경영자과정과 달리 전문강연과 함께 몰입·명상·힐링·뇌파코칭 등 실용적 뇌교육 훈련법을 통해 슈퍼에이저가 되는 웰니스 CEO 과정.

이 날 무대에 오른 연사는 “제2의 뇌, 장(Gut): 한민족 식문화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좌중을 압도했다. 국내 최초로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간장게장 명가 ‘큰기와집’의 대표이자 음식학자인 한영용 대표. 장생최고경영자과정 1기에 함께하며, 장생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바 있다. 세미나 이후, 안국동에 자리한 큰기와집에서 만나 K-푸드 속에 숨겨진 한민족의 장생 철학과 미래 비전을 들어보았다.


Q. 요리사로 유명하시지만, ‘음식학자’를 넘어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20여 년 전, 밀레니엄 시대로 떠들썩하던 때였습니다. 우연히 방송에서 몽골로 이주한 안동 출신 할아버지의 사연을 보게 됐어요. 몽골은 낮엔 40도가 넘고 밤엔 영하 10도로 떨어지는 극한의 기후라 농사가 불가능한 땅입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조상님 제사상에 쌀밥을 올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삽 한 자루를 들고 서울에서 부산 거리만큼의 물길(수로)을 팠다는 겁니다.

그 장면을 보며 제가 펑펑 울었어요. 단순히 제사 지내려는 고집이 아니었습니다. ‘왜 고기가 흔한 몽골에서 소를 잡지 않고 굳이 쌀이어야 했나?’ 그 질문이 머리를 때렸습니다. 한 사람의 생각이 기적을 만들고 역사를 바꾼 거죠. 

그때부터 한민족의 저력, 그 DNA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나 중국의 동토에서 활약한 수많은 독립투사들과 노력 영웅들의 힘도 결국은 ‘밥’에서 나온 것이더군요.”


Q. 현대 사회에서는 탄수화물을 비만의 주범으로 몰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는 ‘쌀’이야말로 인류 문명을 만든 일등 공신이라 강조하셨는데요.

“지금 운동 센터나 병원에 가면 밥 먹지 말라고 하죠(웃음). 하지만 인류 역사상 ‘원푸드(One Food)’로 생존이 가능한 완전식품은 쌀밖에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정미소가 생기기 전, 볍씨(나락) 상태로 보관하다가 그때그때 찧어 먹었던 현미밥은 영양 그 자체였습니다.

인류가 농경을 통해 쌀을 주식으로 삼으면서 비로소 ‘쉼’이 가능해졌습니다. 배불리 먹고 소화가 편안하니 비로소 명상을 하고, 생각을 하고, 뇌를 쓸 수 있었던 겁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영양소가 깎여나간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이지, 쌀 자체가 아닙니다. 쌀이라는 완벽한 에너지원에 된장, 시래기 같은 발효 식품이 더해질 때 우리 뇌와 몸은 최상의 상태가 됩니다.”
 

▲ 안국동에서 자리한 큰기와집 본점, 한식 최초 미슐랭이 붙어 있다.


Q. 지난 <장생 산업세미나>에서 단군이야기를 ‘발효’의 관점에서 해석하신 대목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쑥과 마늘이 갖는 상징성은 무엇일까요? 

“저는 단군이야기를 우리 민족의 음식 철학이 담긴 ‘발효 교과서’로 봅니다. 곰이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을 견딘 것은 단순한 인내 테스트가 아닙니다. 동물적인 폭력성과 들끓는 혈기를 잠재우고, 인간으로서의 성품을 만드는 ‘발효’의 과정이었던 겁니다.

마늘은 한자로 ‘산(蒜)’이라고 하는데, 그 뿌리는 ‘달래’입니다. 쑥과 달래는 산천에 널려 있어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평등한 식재료예요. 인삼처럼 부자만 먹는 게 아니죠. 

우리 조상들은 빛과 온도, 습도를 맞춰 메주를 띄우듯, 동굴이라는 차단된 공간에서 가장 흔한 식재료를 통해 내면을 숙성시킨 겁니다.

현대 사회가 폭력적으로 변하는 건, 가공식품과 육식 위주의 식단이 아이들의 뇌를 공격적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쑥과 마늘로 대변되는 식물성 발효 음식을 통해 우리 뇌의 성품을 순화시키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Q. K-푸드가 전 세계적인 열풍입니다. 이를 ‘브레인 푸드’로서의 가능성으로 연결하셨는데요.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민족도 여행 갈 때 자기 나라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지 않아요. 한국인만 유독 고추장, 김치, 깻잎을 챙깁니다. 

왜일까요? 단순히 입맛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몸속 ‘장내 미생물’이 그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컵라면이라도 하나 먹어야 속이 풀리는 느낌, 그건 우리 DNA에 각인된 미생물들의 작용입니다. 북한 동포들이 갑자기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 것처럼, 장내 환경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아요. 

K-푸드가 세계화 된다는 건, 전 세계인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바꾼다는 뜻입니다. 김치와 된장 같은 발효 음식이 들어가면 장이 편안해지고, 장이 편해야 뇌가 맑아집니다. 이것이 K-푸드가 진정한 ‘브레인 푸드’인 이유입니다.”
 

▲ 한영용 대표가 다도 행사에서 시연을 보이는 모습


Q. ‘장생최고경영자과정’ 1기에 함께하실 당시 ‘아로마’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장생 산업에서 아로마가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잘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뇌를 쉬게 하고 청소하는 것입니다. 우리 뇌의 감각 중 후각만이 시상(Thalamus)이라는 중계소를 거치지 않고 뇌의 변연계로 직행합니다.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즉각적으로 뇌를 자극하고 이완시킬 수 있는 통로죠.

지금까지 아로마 하면 서양의 허브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K-아로마’의 시대입니다. 우리 땅에서 자란 전나무, 소나무, 대나무(Bamboo), 그리고 제주도의 귤 향기 등은 한국인의 정서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뇌를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먹는 푸드(Food)와 향기(Aroma)가 입체적으로 결합될 때,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현대인의 뇌 질환을 치유하는 진정한 장생 산업이 완성될 것입니다.”


Q.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학업성취도와 청소년자살률 1위라는 양극단에 놓여 있습니다.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 고향이 나주입니다. 한번은 고향 집안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다섯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이었어요. 점심을 먹고 2시쯤 느긋하게 갔는데, 첫 집에서 ‘어떻게 그냥 보내냐’며 밥상을 차려오시는 겁니다. 거절할 수 없어 먹었죠. 그런데 옆집에 인사를 가니 거기서도 또 밥상을 차려놨어요(웃음). 그렇게 내리 다섯 집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배가 터질 것 같아 처음엔 고문인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남는 건 그 따뜻한 밥상의 기억뿐이더군요. 다섯 집의 된장찌개 맛이 다 달랐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내 장내 미생물이 이 맛을 기억하는구나.’

한국에서 ‘식구(食口)’란 단순히 밥을 같이 먹는 사이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비싼 편의점 도시락이나 배달 음식이 아닙니다. 

서툴더라도 엄마 아빠가 끓인 된장찌개 냄새가 집안을 채울 때, 그 평화로운 공기 자체가 아이의 뇌를 안정시키는 ‘세로토닌’이 됩니다. 밥상머리에서 오가는 눈빛과 대화가 아이를 살립니다. ‘밥 먹었니?’라고 묻는 인사가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깊은 우리 민족의 언어임을 잊지 마십시오.”


Q. 미슐랭 셰프를 넘어, 앞으로 추구하시는 비전은 무엇입니까? ‘물과 소금’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몸의 70%는 물이고, 그 물을 관리하는 핵심 물질이 소금입니다. 그런데 서양의 소금은 대부분 미네랄을 다 뺀 순수 염화나트륨(공업용)에 가깝습니다. 

반면 우리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해 생명을 살리는 소금입니다. 쇠못을 넣어두면 일반 소금물에서는 녹이 슬지만, 우리 전통 소금물에서는 녹이 슬지 않아요. 산화를 막는다는 뜻이죠.

물과 소금의 조화인 ‘간장’, 그리고 콩의 완벽한 발효인 ‘된장’. 이것이 바로 우리 식문화의 꽃입니다. 이제 저는 이 지혜를 세상에 다시 돌려주고 싶습니다. 

코리아헤럴드와 함께 한글과 K-푸드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 매진하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보은(報恩)’하는 마음으로, 전 세계인의 병든 몸과 뇌를 치유하는 ‘생명의 밥상’을 전파하는 것이 제 마지막 꿈입니다.”


Q. 리더들과 독자들을 위해 실생활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뇌 건강 비법, 혹은 장 건강 비법 하나만 소개해 주십시오.

“가장 쉽고도 강력한 방법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물 석 잔’을 드십시오. 너무 뜨겁지 않게, 체온보다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겁니다. 이것이 자기 사랑의 첫걸음이자 장내 미생물을 깨우는 최고의 보약입니다.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물을 그냥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입안에서 혀를 굴리며 ‘물 양치’ 하듯 드셔보세요. 혀 운동이 뇌를 자극합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말린 생강 가루를 조금 타서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생강의 쇼가올 성분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체온을 높여 면역력을 극대화합니다. 120세 장생을 꿈꾼다면, 내일 아침 물 한 잔부터 바꿔보시길 권합니다.”


[Box] ‘2026 장생산업 세미나’ 현장 리포트

지난 1월 7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장생연구소가 주최한 ‘2026 장생산업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건강 담론을 넘어, 한국의 전통 식문화가 21세기 인류의 당면 과제인 뇌 건강과 정신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과학적·인문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날 초청 연사로 나선 한영용 대표(큰기와집, 음식학자)는 국내 최초 한식 부문 미슐랭 스타 셰프라는 타이틀을 넘어, ‘음식학자’로서의 깊이 있는 통찰을 선보이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강연의 포문을 연 주제는 ‘제2의 뇌, 장: 한민족 식문화의 비밀’이었다. 한 대표는 현대 사회의 급증하는 정신 질환과 식문화의 연관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 <2026 장생 산업세미나>에서 '제2의 뇌, 장: 한민족 식문화의 비밀' 주제로 발표하는 한영용 대표
▲ 장생최고경영자과정 장래혁 주임교수와 패널토크 장면


“자폐 스펙트럼이나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질환들이 과거에는 뇌의 문제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의학계는 이것이 장(Gut)내 환경과 직결되어 있음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90% 이상이 뇌가 아닌 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가 우리의 뇌와 마음을 결정하는 셈입니다.”

그는 현대인의 식탁을 점령한 가공식품과 정제된 탄수화물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우리 선조들은 쌀을 주식으로 삼아 에너지를 얻고, 여기에 ‘발효’라는 지혜를 더해 완벽한 균형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세미나 말미, 한영용 대표는 100세를 넘어 120세 장생 시대를 준비하는 ‘슈퍼에이저(Super-Ager)’들을 위한 실천법으로 ‘물과 소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우리 몸의 70%는 물이며, 이 물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소금입니다. 정제된 화학 소금이 아닌, 미네랄이 풍부한 우리 천일염과 전통 간장은 몸속 염증(Fire)을 끄고 생명력을 북돋우는 핵심입니다.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음양탕 한 잔, 그리고 제대로 된 발효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야말로 뇌를 깨우고 몸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장생 비법입니다.”

이번 세미나는 K-푸드가 단순한 ‘맛있는 음식’을 넘어, 전 세계인의 뇌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브레인푸드(BrainFood)’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식의 철학적 깊이와 과학적 가치를 재발견한 이날의 현장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정리. 장래혁 편집장 | 사진. 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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