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고유 사상과 생명전자 태양(1)

[칼럼] 한국 고유 사상과 생명전자 태양(1)

한눈에 읽는 뇌교육과 철학 이야기-5

 삼국시대 유교, 불교, 도교가 수입되기 이전에 자생적으로 있었던 한민족의 고유한 사상을 ‘선도(仙道)’라고 한다. 그렇기에 선도로부터 우리는 고대 선조들의 사유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핵심 사상을 ‘광명(光明) 사상’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옛날 우리네 조상들은 ‘밝음(光明)’을 숭상하였고, 이 광명 사상은 고조선과 고구려 그리고 신라의 건국신화에서도 잘 확인할 수 있다. 

 『삼국유사』의 고조선 건국 이야기에 등장하는 환인과 환웅이라는 이름 속에 ‘환(桓)’이라는 음은 '환하다'는 의미와 통하는 것으로 ‘밝음’ 즉 ‘광명’을 상징한다. 그리고 ‘환’은 ‘한’과 같다. ‘한’에는 하날-해(日), 하늘-허공, 한울-한누리, 한얼-하나의 얼(神) 등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이란 ‘하늘’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 하늘에 ‘님’을 붙여 ‘하늘님’ 또는 ‘하느님’이라는 인격 신적인 면모를 불어넣게 되면 ‘환인’은 ‘하늘’ 또는 ‘하느님’이 되는 것이다.

환인인 하느님인데 어떤 하느님이냐면 ‘밝은 하느님’이고, 환웅의 ‘웅(雄)’은 ‘사내’를 의미하니 환웅은 ‘밝은 사내’를 의미한다. 따라서 환인과 환웅 모두 광명한 존재로서, 환인이 세운 환국이나 환웅이 세운 신시 배달국 모두 ‘밝은 이’가 세운 ‘밝은 나라’가 되는 것이다. 고조선이라는 국명 역시 ‘밝은 나라’를 의미하는 것이며 단군은 ‘밝달 임금’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자연 세계에서 광명을 가장 잘 대표하는 것은 ‘태양’이다. 태양은 우리말로 ‘해’를 가리키는 것으로 주몽 신화의 해모수와 그 아들 해부 누의 성이 밝은 태양을 의미하는 '해'씨 성을 갖고 있다. 이 성은 해의 밝은 빛과 뜨거운 열기를 상징하고, 해모수는 천제로서 ‘해모습’ 자체이며 해부루는 ‘해불’로 서 태양의 뜨거움을 상징한다. 따라서 천제 해모수는 천제 환인과 같이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에 이름은 서로 달라도 그 뜻은 모두 같은 것이다.

유화가 천제 해모수와 통정 후, 햇빛을 받고 낳은 알은 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바로 ‘밝은 알’인 것이다. 그렇기에 밝은 알에서 태어난 천제의 아들인 주몽은 태양의 아들이니 ‘밝은 사람’, ‘환한 사람’을 상징한다.

주몽뿐만 아니라 박혁거세 역시 ‘밝은 알’에서 태어났다. ‘박’이란 성은 ‘광명’을 의미한다. 최남선에 따르면 ‘밝(Park)’은 광명을 의미하고, 그 옛 뜻은 신(神), 천(天) 등이며 신이나 천은 태양을 의미하는 것이고, 한국 고대에 하느님은 태양에 대한 인격적 칭호였으며 ‘밝은(Parkan)’ 또는 ‘밝은애(Parkanai)’가 태양을 부르는 성스러운 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혁거세의 ‘혁(赫)’은 우리말의 ‘밝’을 의미하는 말이고, 혁거세의 다른 별칭인 ‘불구내(弗矩內)’란 말은 우리말의 ‘붉은 해’를 표기한 말로 이 역시 ‘밝은이’를 뜻한다.

이처럼 환인ㆍ환웅ㆍ단군ㆍ해모수ㆍ박혁거세 등의 건국시조들은 모두 ‘밝고 환한 이’를 상징하며 그들이 세운 나라들의 건국이념은 모두 일관성 있게 한국의 광명사상을 대표하고 있다. 따라서 혁거세의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라는 ‘광명이세(光明理世)’ 정신은 환인의 ‘홍익인간’ 정신, 환웅의 ‘재세이화’ 정신과 서로 상통하는 것이다.

이러한 광명사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풀어 보면, ‘밝고 환한 국민의 나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 우리 스스로 나라의 이름값에 걸맞은 국민인지 아닌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전통문화의 계승이라 함은 문화재에 대한 애착이나 보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에 올바르게 실천될 때 더욱더 의미가 있는 것이 된다.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이승호 교수 
 magoship@ub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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