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만 해도 이 땅의 아이들은 남, 여 소꿉동무끼리 물어봅니다. 여자아이가 ‘넌, 나를 얼마나 사랑해?’ 그러면 남자아이는 갑자기 가슴을 쭉 펴면서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해” 하였습니다.
‘나는 영원히 널 좋아 할 거야.’ 뭐, 이렇게 대답하면 조선의 아이들이 아닙니다. 천자문을 끼고 서당에 갈라치면 제일 먼저 배우는 첫 글자는 하늘 천(天), 두 번째 글자는 따 지(地), 그걸 읽는 아이는 사람 인(人)임을 익힙니다.
그야말로 천지인이 하나입니다. 노는 시간에 아이들은 가위(사람), 바위(땅), 보(하늘)를 지치지도 않게 하면서 천, 지, 인의 관계를 쉽고도 재미있게 익힙니다. 핵심은 천, 지, 인은 내 안에서 하나라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가위, 바위, 보 깨달음의 놀이를 통해 진리를 체율 체득합니다. 아가가 고개를 가눌 정도만 되면 어른들이 ‘깍꿍, 깍깍꿍’ 하며 어릅니다. 그것은 "하늘, 땅, 사람이 하나가 되어 너의 뇌와 몸에 하나로 녹아들어 와 있으니, 아가야 네가 바로 밝고도 환(桓)한 깨달음의 궁전임을 알아라."라는 메시지입니다.
-하늘의 도를 알고 땅의 이치를 제대로 알면 둘이 아니란다.-가 도리도리(道理道理) 짝짝궁의 참뜻이며 ‘깍꿍(覺宮)’의 숨은 뜻입니다. 아리랑 역시 나를 깨닫는 궁극의 기쁨을 전하는 비의가 깃들어 있습니다.
일본도 가위, 바위, 보가 있고 미국도 Play the rock-paper-scissors로 비슷한 게임이 있습니다. 윷판이 알래스카, 캐나다, 중남미 인디언들에게도 똑같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고대 한류의 전파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요사이 사극에 잘 나오는 ‘삼족오(三足烏)’는 바로 새의 ‘머리’는 홀로 영원하신 ‘하느님’이고 세 개의 다리는 천, 지, 인을 상징합니다.
‘하나는 셋이 되고, 셋은 하나가 된다.’(집일함삼執一含三, 會三歸一)는 우주의 법칙을 디자인한 것입니다. 위의 그림은 고구려인들의 베개로 옆 마구리를 철제 삼족오로 아름답게 장식하였습니다. 고구려인들은 고조선의 땅과 정신을 다물(多勿)려 받는 것을 국시로 한 분들입니다.
단군의 가르침을 다시 흠뻑 융성하게 배우고 익혔던 동북아시아의 문화 강대국이었습니다. 그 고구려와 발해가 이제 중국의 역사에 편입되었습니다. 다시 찾아야 할 우리 선조들의 거룩한 가르치심이며 밝음이십니다.

글. 원암 장영주
사) 국학원 원장(대), 전국민족단체협의회 대표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