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놀이의 즐거움을 정원에서 회복하다

잃어버린 놀이의 즐거움을 정원에서 회복하다

“가든 디자이너와 현대미술작가들이 노는 풍경을 만들어가는 전시”

블루메미술관은 7월15일부터 9월 3일까지 '정원, 놀이'전을 개최한다.

효율중심의 현대사회에서 역으로 그 가치를 주목받고 있는 정원 그리고 정원일의 가치를 놀이와 접목한 <정원, 놀이>전은 한 뙈기 땅이라도 흙만 있으면 무엇이든 자라게 하는 자연의 생명력과 흙만 있어도 무엇이든 상상하며 노는 아이들과의 관계를 묻는다.

개관 5주년을 맞이해 정원 시리즈 전시를 기획한 블루메미술관은 1부 <정원사의 시간>에서 담장이 쳐진 공간, 정원이 주는 느린 시간성과 사유에 관해 물었다. 이번  2부 <정원, 놀이>에서는 정원에서 왜 인간은 자유함을 느끼고 즐거워하는가라는 질문을 ‘놀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았다.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에 보다 가까운 아이들의 관점에서 정원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블루메미술관 관계자는 "정원을 가꾸는 것은 한 뼘의 땅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미시적인 것에서 타인을 이해하며 지구 전체로까지 관계를 확장하며 한 인간의 사고와 인식의 폭을 확장시키는, 작지만 거대한 일이다."며 "정원에 숨겨진 크고 작은 놀이와 이야기들을 소통하고자 하는 이 전시는 현대미술작가들과 가든디자이너들의 작품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미술관의  100살이 넘은 큰나무를 놀이대상으로 만든 김도희 작가의 색밴드 놀이터, 전시장에 그네를 설치한 작가 윤가림, 손 안의 기차를 타고 개미의 관점으로 땅 안팎을 넘나드는 리즈닝미디어의 작은 정원여행은 놀듯이 작품을 만들고 숨겨진 공간을 드러내며 함께 노는 재미를 선사한다.


가든 디자이너 슬로우파마 씨는 전시장을 과학실로, 관객을 실험자가 되게 하여 식물탐구놀이로 이끌고, 작가 오경아•임종기는 실제 정원시공에 사용되는 산업자재인 배수관을 토끼굴 놀이터로, 우수관을 활용한 물주기 놀이로 쓸모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놀이의 본질을 경험하게 한다. 전시장의 계단을 이용해 관객의 걸음을 붙잡아 놓는 작가 노해율의 느리고 불편한 조각,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박지숙의 비밀의 정원은 아이들의 몸을 움직여 노는 풍경을 만든다.

창조하는 마음은 좋아하는 대상과 함께 놀며 생겨나는 것이다. 프랑스어에 브리콜뢰르 bricoleur라는 단어가 있다. ‘손에 잡히는 재료로 척척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 땅에 떨어진 것들을 모아 놀이에 활용하는 훌륭한 브리콜뢰르들이다. 도토리 깍지와 나뭇가지가 아이의 눈에는 숟가락이 되고 솔방울은 아기 새가 된다. 예술가들의 모습에 아이들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올 여름 미술관 안으로 들어온 아이들의 정원에서 우리 모두 브리콜뢰르가 되어보자. 정원 속에 숨겨져 있던 평범한 것들에서 잊혀진 인간의 모습, 놀이하는 인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 개요



전시제목 : 놀이
전시일정: 2017.7.15(토)-9.3(일)
전시장소 :블루메미술관 야외입구, 제1,2,3,4 전시실
참여작가 : 김도희, 노해율, 리즈닝미디어, 박지숙, 유현정, 윤가림
오경아(가든디자이너)•, 슬로우파마씨 (가든디자이너), 이화여대자연사박물관
전시지원ㅣ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사업)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블루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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