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싱턴 제주호텔 갤러리에서 6월1일부터 30일까지 개최
‘공필 화가’ 이미선 작가. 그의 그림 소재는 제주 자연이다. 공을 들여 세밀하게 대상을 묘사하고 반복된 선염을 통해 비단에다 완성하는 이 작가의 공필 작품은 오랜 시간 작업을 요한다. 공필화(功筆畵)란 공을 들여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려내는 기법인데, 특히 비단에 작업하면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
▲ 치유의 정원, 비단 위에 채색, 3m76x1m36cm, 2017.
대학 시절 중국을 둘러보면서 공필 화법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훗날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는 ‘공필 인물’을 전공하였다. 그는 고향인 제주에 돌아온 후에 제주의 자연에 매료되었다. 그 자연을 공필로 화폭에 담기 시작하였다.
이미선 작가는 그가 그린 그림을 통해 관람객의 지친 마음을 안아주려 노력한다. 그가 ‘마음치유 작가’로 알려진 까닭이다.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작품에 임할까. “마음이 무거울 땐 붓을 잡지 않는다. 밝은 마음만을 화폭에 담아야 관람객에게 그 기운이 오롯이 전해진다.” 그 작품에는 고요한 가운데 절로 명상하며 안식을 찾는 느낌을 준다.
'치유의 정원'에 등장하는 말들은 한가롭다. 나란히 풀을 뜯는 두 마리의 말은 각자 풀을 뜯을 뿐,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는다. 암말과 숫말이 함께하는 것일까. 그 앞에서 말 한 마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향하여 귀를 쫑긋하고 있다. 이런 긴장감에 고요함과 안식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 치유의 정원, 162x60, 종이 위에 채색, 2017.
'치유의 정원' 풀을 뜯는 여러 말들 가운데 두 마리는 서로 고개를 부빈다. 그 주위로 급하게 뛰려는 말들은 한가로운 가운데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이미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법까지 안내한다. “그림을 감상할 때 화면 속에 자신을 넣어보라. 그러면 그 안에서 새소리, 꽃 냄새, 바람의 온기까지 느낄 수 있어 평온해 질 것이다.”
▲ 치유의 정원, 2m20x1m50, 목판위에 채색, 2017.
이미선 작가의 작품전이 켄싱턴 제주호텔 갤러리에서 6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치유의 정원’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작가는 신작 15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는 300호가 넘는 대형작품 3점도 공개할 예정이다.
켄싱턴 제주호텔 갤러리 관계자는 “이미선 작가는 제주 자연을 자신의 시각으로 재구성하여 다시 그려낸다. 작가의 시선으로 가공한 풍광은 시각적 안락함을 선사하며 지친 우리를 치유한다.”고 말했다.
1970년 제주에서 태어난 이미선 작가는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와 중국 노신미술대학 대학원 중국화과를 졸업했다.
국내에서 10여 차례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중국 북경과 양주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스위스 취리히 아트페어 참가한 바 있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