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뇌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한가
인공지능(AI)의 시대는 더는 미래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AI와 함께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는 이 시점에서, 오히려 더 분명히 묻게 된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뇌’는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AI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연산으로 진화한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인간은 느끼고, 해석하고, 선택하는 ‘의식’을 가진 존재다. 그리고 그 의식은 단순한 정보 처리 이상으로, 감정과 공감, 기억과 상상, 통합적 사고를 품고 있는 뇌의 작동 방식에서 비롯된다.
지금은 ‘AI에 밀리지 않기 위한 효율적 뇌 사용법’을 고민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AI 시대야말로 인간이 자기 뇌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그 뇌를 존중하며 사랑해야 할 시기다.
뇌과학의 현재, 그리고 정보 중심 접근의 한계
오늘날 전 세계의 뇌과학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신경망 모델과 결합된 뉴로사이언스는 기억, 감정, 주의력, 의사결정과 관련된 뇌 영역과 기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한국 역시 뇌과학 기술 분야에서 ‘디지털 치료제’, ‘브레인-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뉴로마케팅’, ‘인지 기능 강화 앱’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대부분 뇌 접근 방식은 여전히 ‘기능 향상’, ‘정보 입력과 출력 최적화’에 머무르고 있다. 즉, 뇌를 효율화할 ‘기계’처럼 다루는 관점이 강하다.
이러한 시각은 사람의 고유한 내면성, 자율성, 정서적 통합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이는 곧 뇌를 ‘존재로서 이해’하기보다 ‘도구로서 최적화’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왜 뇌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가
▲ AI시대, 뇌를 대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해 – 당신의 뇌를 이해하고 사랑하세요 [그림=챗GPT]
AI가 인간의 판단과 선택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단지 뇌를 ‘잘 쓰는 법’이 아니라, ‘어떻게 뇌를 바라볼 것인가’가 본질이 되어야 한다.
뇌는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계가 아니다. 뇌는 자기감지(self-awareness), 감정이입(empathy), 의도적 변화(intentional transformation)를 가능케 하는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통합의 장이다. 이러한 인식은 뇌를 ‘기술의 보조 장치’가 아닌 존재의 본질을 구현하는 ‘의식의 중심’으로 바라보게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뇌를 ‘기능 향상’의 도구로만 다루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을 감지하고, 의식적으로 뇌를 설계할 수 있도록 이끄는 공존과 존중을 기반한 두뇌훈련이다.
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 의식의 성장을 담아내는 생명시스템
신경과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감정이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의사결정, 기억 강화, 인간관계 형성의 핵심 메커니즘’임을 입증해왔다. 또한 자기초월(self-transcendence)이나 정신적 성숙에 관련된 연구들도 전두엽, 전측 대상피질(ACC), DMN(default mode network) 등 뇌의 특정 네트워크와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즉, 내면 인식(inner cognition), 감정 조절(emotion regulation), 공감 기반 윤리성(empathy-driven morality)은 모두 뇌의 훈련 가능한 기능이다.
이제 우리는 뇌를 ‘문제를 해결하는 장치’가 아닌 ‘의식의 성장을 담아내는 생명 시스템’으로 보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인공지능과 구분되는 결정적 조건이 될 것이다.
뇌돌봄(Brain Care)과 뇌디자인(Brain Design) – 브레인트레이닝의 철학
뇌는 돌봄이 필요하다. 생각의 과부하, 정서적 스트레스, 비교와 과도한 목표 설정은 뇌 회로를 무질서하게 만들고, 자기 신뢰를 무너뜨린다. ‘뇌돌봄(Brain Care 브레인케어)’는 뇌를 ‘기능’이 아니라 ‘존재’로 돌보는 방법론이다.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이 감정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지금 나의 뇌는 어떤 리듬에 머물러 있는가?”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자기 자각과 뇌의 연결 상태를 스스로 조율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곧 ‘뇌디자인(Brain Design)’으로 이어진다. 자기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을 활용해, 의식적으로 자신의 뇌를 재구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 구체적 실천이 바로 브레인트레이닝이다. 이는 단지 집중력 훈련이 아니라, 자기감지 + 감정통합 + 신경 회복 + 창조적 목표 설정이 통합된 인간의 ‘내면 설계’ 작업이다.
AI시대, 뇌를 사랑하는 것이 인간다움이다
AI는 스스로를 디자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 뇌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의 특권이며, 존재의 기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브레인트레이너 자격검정센터 신재한 센터장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우리가 뇌를 대하는 방식은 뇌기능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그 존재를 관찰하고, 의식을 이해하며, 함께 공존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뇌는 우리 삶의 매 순간을 기억하고, 감정을 수용하며, 성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의식의 동반자입니다. AI 시대의 핵심은 뇌를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뇌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뇌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너를 사랑해. 그리고 이제, 너를 다시 설계할 준비가 되었어.” 라고.
글. 장인희 객원기자 heeya7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