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현정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학과장

[인터뷰] 양현정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학과장

집중리포트_新한류 시대, K명상의 미래

브레인 83호
2021년 08월 20일 (금)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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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명상 연구 앞장, 통합헬스케어전문가 육성 함께 이룰 것“ 
 

▲ 양현정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학과장

동양 명상이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 새로운 인적자원 계발법으로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국내에서도 삼성, SK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활용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式 명상의 효과를 국제저널에 꾸준히 발표해 온 한국뇌과학연구원을 비롯해 KAIST 명상과학연구소 설립에 이어 대한명상의학회 출범 등 과학계, 의학계의 명상 연구 및 활용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양현정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학과장을 만나 명상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신경과학 측면에서 명상의 효과, 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고 있는 양 교수는 일본 동경공업대학 생명공학과에서 생명정보(Biological Information)를 전공하여 학사,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10년부터 2017년 까지 기초과학 분야 세계적인 연구소인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2017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했으며, 작년부터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을 겸직하며 뇌교육 명상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새롭게 신설된 통합헬스케어학과 초대 학과장을 맡았다. 다음은 양 교수와의 인터뷰이다.

Q. 세계적인 연구소인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에서 분자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를 하시다가, 현재는 명상과 통합헬스에 대한 연구를 하시고 계신데 약간 이색적인 경로를 가지고 계신데요. 왜 연구 분야를 이렇게 바꾸게 되신 것이지요?

저는 크게 신경과학의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로 세포, 분자, 유전자 레벨에서의 연구가 주였습니다. 그런데, 인간 개체레벨에서의 뇌는 한 종류의 분자나 세포가 조정한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한 종류의 분자나 세포를 하나의 악기라고 한다면, 뇌는 그 많은 악기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연주하여 아웃풋이 나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뇌를 공부하고 연구해 오면서 제 자신과 주위를 보았을 때, 모든 생각, 감정, 행동이 뇌에서 나오는데, 그것을 조절하는 게 의지와는 다르게 어려울 때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게으른 마음이 들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 감정적이 되어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기도 하고, 과거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삶을 제대로 살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뇌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 뇌를 잘 조절한다면 이런 삶의 문제들이 해결이 될텐데 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약물은 급성적인 처치에서 필요하긴 하지만,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따라서는 장기적으로 근본적 해결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울한 사람에게 우울증약이 일시적인 도움을 주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듯 이요.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뇌를 잘 조절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 결과, 삶과 자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명상의 요소에 착안하게 되었고, 연구주제로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사실 신경과학 쪽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명상이 많이 연구되어 있습니다. 예방보완의학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미국의 NIH에서도 보완통합건강센타(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를 두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뇌와 몸은 연결되어 있어 몸으로 운동을 하면 뇌에 영향을 주고 명상을 하면 의식의 상태를 바꿔서 몸이 달라집니다. 몸과 마음이 상호작용하는 것이죠. 명상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앞으로 연구해 나갈 것입니다.

Q. 뇌를 잘 조절해서 삶을 변화시키는데 관심이 있어 명상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이군요. 그렇다면 연구를 해보시니 어떠십니까. 명상에 의해 정말 사람의 뇌가 변화하는지요? 

명상에 의해 사람의 뇌가 변화한다는 것은 많이 연구가 되어져왔고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습니다. 명상과 관련해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정리한 논문을 보면, 특히 주의 조절, 정서조절, 자기인식과 관련한 뇌의 부위가 변화하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2013년 서울대 병원과 공동 수행한 연구에서, 명상이 성인 뇌의 내측전전두엽 등의 백색질과 회색질 두께의 변화와 연관 있음이 보고된바 있습니다.

Q. 뇌교육 명상이 유전적 차이도 해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람의 성격은 뇌신경학 관점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요?

사람의 성격은 모든 다른 특성과 마찬가지로 뇌 신경망이 우리가 인지할 수 있도록 발현한 형태입니다. 우리의 뇌는 변화할 수 있는 가소성이 있기 때문에 성격으로 표현되는 뇌 신경망에 해당하는 부분 또한 훈련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시사됩니다.

2016년 Psychiatry Investig에 발표된 연구 뇌교육 명상의 효과에 따르면 유전적 배경에 의해 외향적 성격인지, 신경증적 성향이 있는지,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은지 적은지 등의 성격 특성이, 뇌교육 운동법에 의한 훈련에 의해, 사회성에 유익한 방향으로 개선되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외향성이 증가하고, 신경증적 성향이 줄어들었고, 열린 마음이 증가하였고, 즐거움 추구가 증가하였고, 행동을 억제하는 성향이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이 변화는 개인이 주변과 어울리는 사회성이 증가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뇌교육 명상이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뇌를 변화시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사회성이 증가한다는 것은 뇌교육 명상의 또 다른 중요한 효과가 아닌가요?

뇌교육은 국제저널에 2010년 이후로 대체로 건강과 관련하여 보고가 되었는데, 뇌교육 명상은 건강의 효과와 더불어 교육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건강 측면에서 뇌교육은 많은 효과가 있지만 그중에서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탁월한 효과 중 하나로 들 수 있겠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2013년 SCAN지에 보도된, 서울대병원과 한국뇌과학연구원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뇌 구조적 측면에서 봤을 때 특히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전방부 부위에서 명상에 의해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또한 뇌교육에 의해 스트레스 감소가 나타나는 점을 같이 고려하였을 때, 뇌교육 명상에 의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감정을 조절하여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 측면에서 뇌교육은 인성을 함양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 지는 특징 중 한 가지는 자기 관찰력의 증가입니다. 자아성찰이라고도 하는데, 개인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냐면, 예를 들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 훈련을 계속 하면 감정이 섞이지 않은 채 자기 자신을 판단할 수 있고, 어느 순간에는 누가 보아도 자명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사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Q. 명상으로 뇌가 바뀌면 어느 정도 지속됩니까? 뇌를 변화시킨다는 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도록 뇌의 구조적인 변화를 일어나게 하는지요?

뇌교육 명상을 평균 3년 5개월 훈련한 그룹에서 일반 그룹과 비교하였을 때 구조적 차이가 발견되어졌습니다. 이 구조적 변화는 감정조절 및 집중력 조절과 연관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실험그룹은 평균 3년 5개월간 일주일에 4일, 하루 평균 44분을 훈련해온 그룹입니다.

단기간 훈련하였을 때 뇌구조의 변화를 촬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뇌구조의 변화가 단기간에 빠르게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의 연구결과는 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게임을 하게 한 후 2시간 후 뇌의 백색질을 찍었더니 백색질이 바뀌었다는 연구가 있어요. 그 말은 아주 단기간에도 백색질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뇌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훈련에 의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한 뇌도 훈련을 하지 않게 되면 변화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명상으로 뇌구조가 바뀌는 것은 이 가소성에 의해 신경 회로가 바뀐다는 의미입니다. 바뀐 회로를 유지하려면 계속 훈련해야 합니다.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성인들의 뇌가 변화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의 뇌도 이러한 명상에 의해 영향을 받을까요?

네. 저희 연구팀에서 명상 움직임이 청소년기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결과를 보고한 바가 있습니다. 청소년 참가자를 랜덤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매일 9분씩 3주간 명상 움직임을 수행하게 하여, 다른 컨트롤 그룹과 작업기억 및 그와 관련한 뇌파의 변화를 비교 조사한 것입니다. 연구를 통해 명상움직임을 수행한 청소년들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작업기억이 향상되어있었고 그와 관련한 뇌파가 변화하여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하자면, 아이들의 뇌도 이러한 명상에 의해 변화한다고 볼 수 있겠고, 아직 청소년 시기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하여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Q. 뇌가 변화한다는 것을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건강 전반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요? 

뇌는 우리 신체의 나머지 부분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그 기능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신경계에 의해, 또는 내분비계를 통해 혈액에 의해 몸 전반으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따라서 명상훈련이 정신건강만이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 있어서도 영향을 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명상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그 연구들에서 특히 공통적으로 많이 보고되고 있는 것은, 불안, 스트레스, 피로, 통증의 감소와, 수면의 질, 삶의 질, 기분의 개선 등입니다. 

또한, 혈압과 갱년기 증상을 감소시킨다는 보고들과 이외에도 다양한 건강과 관련된 보고들이 있고, 나이든 성인에게 있어서 노화를 지연시킨다는 보고가 있어 노화와 관련된 질환 예방에 관한 부분도 앞으로 기대됩니다. 

Q. 인도네시아의 비누스 대학, 인도힌두스탄공과대학과 MOU를 맺고 이러한 명상 강좌를 개설한다고 들었습니다. 관련하여 앞으로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겸임교수로 있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에서 <뇌교육 명상>이란 과목을 맡게 되었습니다. ‘뇌교육 명상’이란 한국의 전통 선도 명상을 현대화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리할 수 있도록 체계화한 명상 방법입니다. 

이 강의는 작년 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교육부 사업으로 한국식 명상에 대한 과목을 한국어판, 영어판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한국식 명상에 대한 이 과목을 해외 10개 대학에 수출을 통해 한국의 전통 문화를 세계화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Q.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학과장을 맡고계신데요. 앞으로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통합헬스케어학과 에서는, 앞으로 한국식 명상에 대한 열린 교육과 연구를 통하여 건강에 대해 넓은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전문가를 육성하고자 합니다. 특히, 앞으로 2025년 대한민국은 인구의 20%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노화 또는 노화와 관련한 질환을 예방 할 수 있는 명상을 접목한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하고자 합니다. 
 

▲ 천안에 자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전경

정리. 브레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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