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우리 가족은 정말 사랑한걸까

[도서] 우리 가족은 정말 사랑한걸까

집착은 집착일 뿐.. 가족들에게도 심하게 나타나

2011년 04월 07일 (목)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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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주는 가족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사람들은 서로를 할퀴지만 헤어지지 않는 것일까

 

평범한 가족의 치 떨리는 사랑

 

의존(중독)증 전문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 사토루의 신간 《우리 가족은 정말 사랑한 걸까》에서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는, 미안하지만 지긋지긋한 가족의 상반된 감정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집착을 사랑이라고 믿으면서 상대방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려는 상호의존증상은 가족관계 안에서 가족의존증으로 발현된다. 아내를 때리는 알코올중독자 남편과 수호천사처럼 그 곁을 지키는 아내, 성인이 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참견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끔찍해 하면서도 독립하지 못하는 딸의 관계가 대표적인 경우다. 표면적으로 이들은 가해자와 피해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다르다. 서로에게 의존하며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나눠 맡은 이들은, 상대를 통제?조절하려는 관계 중독 상태에서 기꺼이 처참한 통속극의 주인공이 된다.

 

악순환의 고리 끊기: ‘진짜 어른’이 되라
 

상처를 사랑으로, 사랑을 상처로 주고받는 가족의존증,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가족 간의지배 - 의존관계의 틀을 깨라고 말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뒤엉켜있는 개개의 자아를 독립시키라는 얘기다. 가족을 조작하려 하지도, 의존하지도 않는진짜 어른이 되어 타인과 성숙한 관계를 맺는다면 공허함과 외로움에서 오는 의존 현상은 훨씬 완화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들이 극단적이지 않냐 싶겠지만, 그 저변에 흐르는 중독의 병리현상은 안타깝게도 남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부부 6쌍 중 1쌍이 가정 폭력을 경험했고, 그 이면에는 알코올, 도박, 약물 등 각종 의존증상이 잠복해 있었다. 굳이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밖에서는 상냥하지만 집에서는 가부장적으로 군림하는 아버지, 자식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믿는 어머니, 감당할 수 없는 소비 패턴을 가진 형제 때문에 갈등을 겪는 사람은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결국 《우리 가족은 정말 사랑한 걸까》는사랑의 공동체이라는 미명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었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글. 조채영 chaengi@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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