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코칭] 불안정 애착의 여파에서 벗어나는 방법

[뇌교육 코칭] 불안정 애착의 여파에서 벗어나는 방법

브레인 111호
2025년 07월 07일 (월)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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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양육하는 보호자와 교육자들은 늘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이 클수록 고민과 질문도 깊어지죠. 
그에 관해 유아 뇌교육 전문가가 도움말을 드립니다. 
 

▲ 불안정 애착에서 벗어나는 방법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Q.
성인이 된 이후에 알았지만, 저는 어린 시절에 부모님과 애착 형성을 하지 못했습니다. 불안정 애착으로 인한 부정적 여파가 제 삶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이런 특성이 아이와의 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지 걱정됩니다. 불안정 애착을 해소할 방법을 알려주세요.


인지 기능 발달을 저해하는 불안정 애착

정서적 안정은 인지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리는 안정감을 느껴야 집중할 수 있습니다. 불안한 상태에서는 어떤 것에도 집중하기 어렵죠. 집중은 인지 기능의 토대를 이룹니다. 집중함으로써 인지 기능이 작동하는 것이죠. 

애착도 집중에 기초합니다. 따라서 애착은 대상에 대한 정서적 유대를 넘어 인지 기능 발달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애착이란 아이가 부모(주 양육자)와 맺는 첫 사회관계이자 정서적 유대를 말합니다. 단순히 엄마와 아빠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유아기 아이는 안전기지(safe base)를 필요로 합니다. 안전기지란 아이가 마음의 안정을 얻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정서적, 물리적 공간을 모두 포함)입니다. 이 안전기지를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되면 자신 있게 주변 환경과 사물을 탐색합니다. 새로운 장난감을 만지거나 주변의 낯선 사람을 쳐다보고,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러한 탐색 과정을 통해 세상을 익히며 인지발달이 일어나는 것이죠. 

안전기지는 애착을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경험하는 인간관계, 즉 사회적 상호작용은 언어를 비롯한 학습 발달로 이어집니다. 즉, 사고 능력과 학습 능력이 올라가는 것이죠. 

그렇다면 불안정 애착을 가진 아이는 어떨까요? 새로운 장난감이 주어질 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포기하거나 불안한 정서를 나타냅니다. 엄마는 어디에 있지? 엄마가 나를 보고 있을까? 내가 안전한가? 날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같은 불안한 마음에 사로잡히는 것이죠. 불안이 강하면 세상을 탐색하기보다 방어적인 생존 본능이 더 커집니다. 

뇌가 스트레스 상태에 처해 새로운 배움에 집중할 수 없고, 탐색하는 행동이 감소합니다. 지금은 장난감을 만질 때가 아니라 살아남아야 한다고 인식함으로써 인지발달보다 생존 본능이 앞서게 되는 것입니다. 

불안정 애착 상태로 성장하면 이후 어려운 과제를 해내야 할 때도 참을성이 부족해 좌절하거나 산만해지는 태도를 보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조절 능력이 떨어져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좇는 회피적 성향을 보이고, 인간관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를 뇌의 작동 방식으로 설명하면, 불안한 마음을 일으키는 편도체가 활성화함으로써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즉, 뇌는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생존 모드, 안정적이면 학습 모드로 작동합니다. 


불안정 애착의 부정적 여파에서 벗어나는 방법

애착이 인지발달로 이어지는 첫 단계는 아이의 안전기지 확보입니다. 영아가 애착 대상자로부터 안정감을 얻으면 마음 놓고 세상을 탐색합니다. 두 번째는 안전기지에 대한 영아의 확신입니다. 

애착 대상이 늘 내 곁에 있다는 믿음이 심리적 안정을 확립합니다. 세 번째는 애착 대상과의 인지적 소통입니다. 오감과 언어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합니다. 네 번째는 인지한 정보를 객관화하는 과정을 거쳐 자기 세계를 형성합니다. 타인과의 관계성을 알아가는 것이죠. 

안정 애착을 가진 아이가 정서 조절이 뛰어난 이유는 자신의 느낌을 애착 대상과 함께 나누고 공감받는 경험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죠.

아이가 유치원에 처음 가면 모든 것이 낯설어 스트레스 상황에 놓입니다. 이때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처음에는 긴장하더라도 점차 적응하며 즐겁게 생활합니다. 반면,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기보다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불안해합니다. 

불안정 애착 상태로 성장기를 보냈다고 해서 그 부정적 여파 속에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정서적 안정을 찾는 방법이 있습니다. 뇌교육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감정을 회피하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아, 내가 지금 불안해하는구나’라고 단순히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이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를 바라보는 연습을 합니다. 우리의 감정은 대부분 영유아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애착 관계(특히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감정 패턴이 성인이 되어서도 반복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래서 메타인지적 훈련이 필요합니다. 뇌교육은 이 과정을 5단계로 나눕니다. 

1단계는 뇌 감각 깨우기입니다. 자기 몸을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정서적 불안을 낮추는 첫걸음입니다. 

2단계는 뇌 유연화하기입니다. 호흡과 에너지 느끼기 등을 통해 감정을 흘려보냅니다. 상상을 해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 부정적 감정이 우주로 빠져나간다고 상상해 보는 것이죠. 

3단계는 뇌 정화하기입니다. 호흡 명상과 진동 등을 통해 눌려있던 감정을 풀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화가 나거나 눈물이 나면 이를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인정합니다. 거울을 보며 억눌렸던 감정을 말하거나 소리를 지를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느낀 후 자신에게 위로와 사랑을 줍니다. 

4단계는 뇌 통합하기입니다. 감정과 생각과 행동을 통합해 자기 조절력을 키우는 단계입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 관찰하며 메타인지를 향상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예전의 그 경험 때문에 또 불안하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이죠. 

5단계는 뇌 주인 되기입니다.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면 과거의 상처에 머물지 않고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힘이 생깁니다. 


주체성을 회복하는 힘을 키우는 뇌교육

뇌교육은 단지 두뇌 훈련이 아니라,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경험하고 더 성장하고 깨닫기를 원합니다. 이 같은 성장의 욕구는 좌절하고 상처받은 과거 경험에 의해 잠시 눌려있을 수 있으나, 누구나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것입니다. 더 잘하고 싶다,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그런 것이죠.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 중 가장 높은 단계는 성장과 자기완성을 향한 욕구라고 했습니다. 결국 정서적 안정감은 더 잘 선택하고,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성장하고,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글_윤은실 서울 아이빛어린이집 원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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