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코칭] 불안정한 애착을 만회할 방법이 있을까?

[뇌교육 코칭] 불안정한 애착을 만회할 방법이 있을까?

브레인 108호
2025년 01월 08일 (수)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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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양육하는 보호자와 교육자들은 늘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이 클수록 고민과 질문도 깊어지죠.
그에 관해 유아 뇌교육 전문가가 도움말을 드립니다. 
 

▲ 뇌교육 코칭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Q. 애착 형성이 잘 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각각 어떤 특성이 나타나나요? 뒤늦게라도 불안정한 애착을 만회할 방법이 있을까요?

 

애착은 타고난 생존 프로그램

영유아의 세상은 애착 형성으로 이루어집니다. 아기가 세상에 나와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적응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아기가 자신감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려면 이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고 느끼고, 호기심을 갖고 도전해보려는 마음이 생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애착 형성입니다. 

애착의 대상은 엄마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아빠, 조부모 등 주 양육자가 누구든 가능하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엄마라고 지칭하겠습니다.

과거에는 아기가 엄마에게 갖는 유대감을 아직 의존적인 시기여서 애착 행동을 보인다고 여겼습니다. 그렇지만 애착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생존을 위해 프로그램화된 것이죠. 아이가 아플 때나 두려움이 있을 때 애착 행동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 아이는 엄마와 같이 있을 때 엄마가 떠날까 봐 두렵고,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곁에 없어서 두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엄마가 아이에게 다시 와도 울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불안정한 애착이 감정조절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불안정 애착의 유형은 애착을 형성한 경험이 거의 없어서 기대조차 없는 것입니다. 이런 유형의 아이는 엄마가 있어도 다가가지 않고, 엄마가 사라져도 울지 않습니다. 엄마에게 어떤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안정적인 애착을 가진 아이의 특성

그렇다면 안정적인 애착을 가진 아이는 어떨까요? 엄마와 같이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며 잘 놀고, 엄마 곁에서 세상을 탐색합니다. 엄마와 떨어질 때는 처음에는 당황해서 울지만 곧 다시 오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엄마가 다시 와서 달래주면 울음을 금방 그치고 다시 세상을 탐색합니다. 또한, 엄마가 일정 시간 자신과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차츰 알아가면서 안정적으로 엄마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애착은 생존과 연관된 본능적 감정으로 평생에 걸쳐 성격, 감정조절력, 정서적 안정감 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 교수가 진행한 붉은털원숭이 실험에서 새끼 원숭이는 먹이를 주는 철사 엄마 원숭이와는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부드러운 담요 엄마 원숭이에게 하루 종일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배고플 때만 잠시 철사로 만든  원숭이에게 가서 먹고, 바로 담요를 두른 원숭이에게로 돌아왔죠. 

애착 형성이 이렇게 중요한 만큼 임신한 여성과 영유아를 기르는 여성도 본능적으로 돌봄을 받으려는 욕구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애착 행동을 유별나다고 보지 말고 일반적이고 당연한 현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임신 초기에 태아의 신경계가 만들어지는데 임신부의 상태가 불안하다면 태아에게 산소공급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주신경은 우리를 이완하게 하여 좋은 기분을 갖게 하는데, 임신부의 스트레스는 태아가 형성해야 할 이 중요한 기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태아가 불안감을 느끼면 불안에 취약한 뇌를 갖게 됩니다. 

이는 미주신경의 약화로 이어져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예민한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미주신경은 배와 등 쪽에 있는데, 특히 행복감에 관여하는 물질인 세로토닌이 장에 아주 많이 있습니다. 아기의 배나 등을 쓰다듬어주는 행동은 애착 형성에 큰 도움을 줍니다. 
 

안정감이 높으면 애착 행동이 비활성화하고, 탐색 욕구가 활성화한다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길 원하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잘해 원하는 대학에 가길 바라고, 좋은 직업을 선택하길 원합니다. 아이가 세상을 알아가고자 하는 욕구를 탐색 욕구라고 합니다. 탐색 욕구가 학습 욕구로 이어지면 공부도 자발적으로 잘할 가능성이 커지겠죠. 

정서적 안정감이 높은 아이일수록 탐색 욕구도 높게 나타납니다. 안정감이 높은 아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존감이 높으며, 무엇이든 알아보고자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 활동을 해나갑니다. 

결국, 이런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자기 인생을 개척해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삶의 여정에서 참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정감이 높으면 애착 행동이 비활성화하고, 세상을 알고자 하는 탐색 욕구가 활성화합니다. 

그렇다면 양육자와 교사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아이가 울 때면 왜 우는지를 민감하게 알아차려야 합니다. 아이가 아무리 울어도 주변의 반응이 없으면 아기는 세상을 믿을만하지 못하다고 느낍니다. 우는 이유를 알아차리고 적절히 대처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부모가 일관성을 가지고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 잘 대해줬다가 화를 냈다가 한다면 아기는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감정조절이 어려운 아이로 자랍니다. 

아이가 생후 17~18개월 정도 지나면 자기 고집도 생기고, 부모와 힘겨루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무조건 강압적이거나 허용적인 자세가 아닌, 민주적인 태도를 지니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시기가 이미 다 지났고, 내 자녀는 다 커서 이젠 애착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녀가 영유아기이든 초등학생이든 청소년기이든, 심지어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에겐 기회가 있습니다. 

자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살펴보고 진심으로 같이 알아가려고 노력해 보세요. 그리고 잘못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세요. 
 

아이와 심장을 맞대고 꼭 안아주세요

자기 자녀에게 안정 애착을 주지 못한 이유는 부모 자신도 그의 부모에게서 안정 애착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대로 물려줄 수밖에 없을까요? 

먼저 자기 내면에 어떤 상처가 남아있는지 보아야 합니다. 명상을 통해 자신을 깊이 바라보고 느끼면 편안해집니다. 그 과정에서 눈물도 나고 화도 나고 수많은 감정이 드러납니다. 

부모도 완전한 존재가 아님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랑해 보세요. 혼자서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에게 사랑이 충만하다. 내가 가진 건 사랑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랑을 충분히 줄 수 있다.” 

제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한 아이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참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 부모님의 고민이 컸죠. 엄마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했고, 아빠는 강압적인 태도로 훈육을 했습니다. 

그 부모님에게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아이와 심장을 맞대고 꼭 안아주기를 제안했습니다. 부모님은 그렇게 하셨고, 자신도 직장생활과 육아에 지치지 않도록 스스로 잘 돌봤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의 행동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화가 나더라도 폭발하듯 화를 내지 않고, 화가 나는 이유를 말로 표현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생활할 때도 감정을 조절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거의 혼자 놀았지만, 지금은 또래들과 어울려 놀이의 규칙을 함께 정하는 등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익히고 있습니다.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는 자신의 공간을 꾸준히 확장합니다. 넓은 공간에서 꿈을 펼치며 살아갈 자녀의 삶이 기대된다면, 잊지 마십시오. 자녀를 잘 낳고 잘 키우는 것은 잘 떠나보내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자녀가 세상을 탐색하며 자신의 세계를 개척할 수 있는 탐험가가 되도록 사랑의 지원자가 되어보면 어떨까요? 
 

글_윤은실 서울 아이빛어린이집 원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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