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권을 소개하려 한다. 1권 ‘현실편’에서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 보수와 진보의 구분을 '세금과 복지'라는 일관된 관점으로 명쾌하게 풀어내었다. 이미 다 아는 것 같지만 막상 설명하기는 좀 모자란 듯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해주는 유용한 교양서라고 생각해서 필자도 적극 추천한 바 있다.
이번 2권은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에 관한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2권까지 패키지로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진리’란 무엇인가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2권은 먼저 ‘진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한다.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며 불변하는 진리의 속성을 설명하면서 진리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그리고 회의주의의 세 가지 관점에서 철학사, 과학사, 예술사 등을 풀어나간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현실너머 편(한빛비즈)
철학은 깨달음의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철학은 질문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다. ‘만물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라든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 질문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사색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정리된 생각들이 이론화되고 체계화된 것이 철학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대부분 현대인들은 주어진 틀 속에서 교육을 받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니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정보를 빨리 검색해서 활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가 싶다.
"신은 죽었다"는 말로 유명한 철학자 니체는 “만약 네가 영혼의 평화와 행복을 원한다면 믿어라. 다만 네가 진리의 사도가 되려 한다면 질문해라”고 여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남긴 바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진리의 후보자로 철학, 과학, 예술, 종교를 선정했다. 그리고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라는 진리에 대한 두 가지 태도를 이분법적 기준으로 활용해서 철학, 과학, 예술, 종교를 분석하고 있다.
2권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저자의 탁월한 통찰력에 감탄했다. 철학사의 흐름에 대해서는 예전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었던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도 훌륭한 가이드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분량은 훨씬 적지만 아주 짜임새 있고 명료하게 철학사의 흐름을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그리고 회의주의 사조로 분류해서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과학이나 예술의 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느낌을 받았다. 방대한 양을 압축해서 비교 분석을 해내는 능력은 정말 놀라울 뿐이다. 예민한 부분인 종교까지도 있는 사실 그대로 정리해서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 1권에서는 독자가 보수에 가까운지 진보에 가까운지, 2권에서는 절대주의를 신봉하는지 상대주의를 신봉하는지, 이도 저도 아니면 회의주의에 가까운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일단 본인의 성향파악이 되면 왜 그런 성향을 갖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본인의 신념 체계에 대해서나 인생관에 대해서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바쁜 일상이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기보다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시간도 많지 않을까 싶다. 혼자서는 깊은 사색에 도움이 될 듯하고, 함께 있을 때는 풍부한 대화의 소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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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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