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

[칼럼]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

[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 37

태평양 어느 외딴 무인도에 당신을 포함해서 십여 명이 함께 표류하게 된다면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 

당장 먹을 것과 안전한 잠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궁리와 구조를 위한 봉화 피우기, 그 밖에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딪힘을 해결하기 위한 규칙 제정과 리더 선출 등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구조가 될 때까지 정해진 규칙을 반드시 지키고, 합의 선출된 리더를 끝까지 믿고 따를 것이라 생각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번쯤 냉정하게 살펴볼만한 주제인 것 같다. 오늘 소개하는 소설 <파리대왕>은 1983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으로 이러한 상황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국 작가 윌리엄 골딩이 1954년 쓴 장편 소설인데 5세에서 12세 사이 소년들이 무인도에 불시착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인간성 파괴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에는 랠프, 잭, 사이몬, 로저 그리고 돼지라 불리는 소년들이 등장한다. 랠프는 소년들 투표로 대장으로 선출된 아이다. 랠프는 맨 먼저 구조가 되기 위해서는 봉화를 계속 올려야 하니 섬의 가장 높은 지대에서 봉화를 피우고, 불이 꺼지지 않도록 당번을 정한다. 

그리고 비를 피하기 위한 오두막집을 짓는다든지 용변을 아무데서나 해결하지 않도록 장소를 정한다든지 나름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을 정해서 시행코자 노력한다. 그러한 랠프에게는 돼지라는 품성이 바른 소년이 힘이 되어 준다. 그러나 언제 구조가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만 피우고, 과일만 따먹으며 생활하는데 불만을 품은 잭은 고기를 얻기 위해 멧돼지 사냥팀을 구성하고, 점점 랠프와 각을 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년들은 하나 둘 랠프와 잭 사이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간파하고, 잭의 편에 서서 점점 야만적인 생활에 익숙해져 간다. 그러다가 급기야 자기들 편에 서지 않는 사이몬을 짐승으로 간주하고 살인하는 일이 벌어지고, 급기야 최후의 적으로 간주된 랠프를 살해하기 위해 집단 추격전을 벌이다가 구조대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저자는 이 소설이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의 결함의 근원을 찾아내려는 것이 주제”라고 했다. 어느 사회나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사회 시스템의 근원적인 결함은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오는 것이라는 말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 속 주인공들은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 소년들이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들은 과연 매사 상식적으로 행동하고, 본인 양심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21세기 들어 그 어느 때 보다도 인성 회복에 대한 필요성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져 가고 있다.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의 양심이 되살아나 인성이 회복된 사람 수가 많아야 가능한 일일 테니까. 

입시 지옥에 휘둘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만약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파리대왕>에 등장하는 소년들보다 양심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지, 그리고 행복지수가 낮은 대한민국 성인들끼리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과히 긍정적이지 않은 상상이 되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지 다시 한번 자문하게 되는 대작이라 생각한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www.u-d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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