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60년마다 돌아오는 청마(靑馬)의 해다. 말은 성격이 온순하지만 진취적이고 매우 활달한 동물인데, 특히 청마는 가장 진취적이며 행운을 상징한다.
역사적으로 갑오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20년 전 갑오년인 1894년에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다. 그 해 조선은 외세간섭 아래 갑오개혁을 시작했다. 60년 전인 1954년 갑오년은 6·25 전쟁이 끝난 다음 해로, 폐허 속에서 국가를 재건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 국학원 장영주 원장(대)의 '2014년 천마'. <그림=국학원 제공>
2014년 갑오년을 맞은 우리에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1일부터 도로명주소제도가 전면 시행되고, 정부도 집권 2년 차를 맞아 정비에 나섰다. 대기업 총수들은 신년사에서 일제히 혁신과 도전을 강조하며 올해는 변화하겠다며 굳은 각오와 다짐을 보였다.
우리의 뇌도 끊임없이 변한다. 몸이 잠자는 동안에도 뇌는 쉬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면서 뇌회로를 변화시킨다. 뇌회로는 한 번 만들어지면 외부에서 같은 자극이 들어올 때마다 그 회로가 정보처리를 맡아서 한다. 자극이 반복될수록 회로는 강화되고, 강화된 뇌회로는 늘 같은 방식으로 정보처리를 신속하게 한다. 이것이 ‘습관’이다. 뇌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뇌회로를 만들어 습과화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다.
또 한편 뇌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자극이 없는 것이다. 흰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 사람을 가두어 놓고 며칠이 지나면 어떠한 변화가 생길까? 우리의 뇌는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자극이 없으면 스스로 만들어낸다. 결국 환각이나 환청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뇌는 늘 변화하는 속성과 함께 변화를 회피하는 속성도 갖고 있다. 변화하는 뇌의 속성을 이용하여 변화하려면 우선 변화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변화의 방향을 잡지 못해 뇌는 주춤거리며 제자리를 맴돈다.
변화를 회피하는 속성을 조절하여 변화에 성공하려면 ‘잘못됐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새로운 균형을 찾자’는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지난해 우리는 서로 탓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참으로 많이 봤다. KTX 민영화를 두고 22일간 이어졌던 철도파업은 극적으로 타결되었고, 국회에서는 해를 넘겨 겨우 예산안이 통과되었다.
120년 전 갑오년과 같은 분란과 갈등이 올해에 반복되지 않으려면 변화의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오늘 내가 마음먹고 선택하는 대로 올해가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뇌가 2013년의 습관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이에맞는 습관형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