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에너지를 알면 명상이 깊어진다 [이미지=게티이미지 코리아]
기에너지라는 생체전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우리 말에는 ‘기氣’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이 아주 많습니다. 기분이 좋다, 기가 차다, 기가 막히다 같은 일상적인 표현부터 용기勇氣, 패기覇氣, 심기心氣, 광기狂氣처럼 기운의 의미로 쓰인 단어도 흔히 사용합니다.
우리말뿐 아니라 영어에서도 ‘에너지energy’라는 표현을 생활 속에서 많이 씁니다. good energy, bad energy, warm energy 등 우리말에서의 기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죠. 이렇듯 동서양을 아울러 기와 에너지는 우리 의식과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명상에서는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와 에너지를 합쳐서 ‘기에너지’라고 표현합니다. 명상에서는 기에너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루는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에너지를 과학의 영역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도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의학을 비롯해 인체의 생명에너지인 생체전기를 연구하는 분야가 있고, 생체전기를 활용한 로봇과 의료기기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생체전기는 신경망을 타고 흐르면서 인체의 정보전달과 신체 활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몸에서 발생한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것도 생체전기이고, 뇌의 명령을 몸으로 전달하는 것도 생체전기입니다. 이 같은 생체전기의 작용으로 우리 생명과 삶이 유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기, 정기, 진기로 이루어진 기에너지
K명상에서는 사람의 기에너지를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첫 번째는 원기元氣입니다. 원래 타고난 에너지를 말합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받은 에너지입니다. 부모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에 따라 원기의 질과 강도가 달라집니다.
두 번째는 정기精氣입니다. 호흡과 음식을 통해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숨을 쉬고 음식을 먹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강한 원기를 받고 태어났어도 정기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이는 건강한 식사와 적절한 운동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건강 정보나 운동법들은 정기를 관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진기眞氣입니다. 진기는 마음을 집중하는 감각에 의해 생성되는 에너지입니다. 원기와 정기는 쉽게 이해되는데 진기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진기가 어떤 것인지 보이고 이해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파편화된 잡념에 빠져 흘려보내는 시간이 적지 않습니다. 쓸모없는 생각에 시달리는 것을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든다’고 하죠. 생각을 포함한 마음의 작용에는 뇌파라고 하는 생체전기가 쓰이고, 생각이 많을수록 에너지 소모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생각이 많은 날에는 더 피곤하죠. 잡념 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에 잘 집중한 때에는 오히려 덜 지칩니다.
몸과 마음의 소통도 생체전기에 의해 가능합니다. 몸의 감각을 통해 일어난 정보가 신경계를 타고 뇌로 전달될 때 생체전기가 쓰입니다. 뇌의 명령이 몸으로 전달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뜨거운 그릇을 만질 때 뜨겁다는 정보가 생체전기를 타고 뇌로 전달되고, 뜨거우니까 손을 떼라는 뇌의 명령 역시 생체전기를 통해 손으로 전달됩니다. 생체전기가 몸과 뇌의 소통 기능을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생체전기 즉 기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예를 들어, 마음을 한 곳에 계속 집중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마음의 집중에 의해 발생하는 기에너지가 집중하는 곳에 계속 작용하게 됩니다. 집중이 길어지고 집중의 강도가 커질수록 작동하는 에너지의 강도와 밀도도 높아지죠. 일상생활 중에는 기에너지의 작용을 실제로 느끼기 어렵지만, 집중의 강도가 커지면 기에너지의 작용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상태에 이릅니다.
마음의 집중에 의해 느껴지는 기에너지는 정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집중에 의해 새롭게 형성된 에너지이기 때문에 ‘진기’로 구분해서 부릅니다. 그러니까 진기는 ‘정기와 마음의 집중이 합해져서 발생하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기의 느낌은 찌릿찌릿하거나 뭔가 꿈틀대는 듯합니다. 진기를 처음 느끼는 순간에는 약한 전류가 흐르는 것 같습니다. 전기에너지를 느끼며 더 집중하면 전기에너지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전압이 발생하고, 전압 차이에 의해 자력에너지의 느낌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자력에너지는 밀고 당기는 느낌이나 열감 등을 발생시킵니다.
진기의 감각을 느끼는 순간이 본격적인 명상의 시작
전기에너지의 느낌에서 자력에너지의 느낌으로 변화하는 체험을 하기에 좋은 방법은 양 손바닥 사이의 공간에 집중하는 ‘지감명상’입니다. 손뼉치기, 손 털기, 손바닥 비비기 같은 동작으로 손바닥을 자극한 후에 양 손바닥을 천천히 벌렸다가 가까이 모으기를 반복합니다. 양 손바닥 사이의 공간에 집중하며 천천히 움직이다 보면, 처음에는 찌릿하고 부드러운 전기에너지의 느낌이 들다가 집중할수록 점차 밀고 당기는 듯한 자력에너지의 느낌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손으로 느끼는 기에너지의 느낌을 몸 전체로 확장하면 더 깊은 명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몸을 이완한 상태에서 미세한 전기에너지의 감각을 느끼는 상태를 본격적인 명상이 시작되는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느낌이 자력에너지로 확장되면서 명상이 깊어집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마음의 집중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에너지가 ‘진기’입니다. 명상을 앉은 자세로 하든 서서 하든 누워서 하든 모든 명상은 진기의 감각을 느끼기 시작할 때 본격적인 상태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명상은 마음의 집중에 의해 진기를 느끼고 활용하는 훈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명상을 하든 진기의 감각을 느끼는 깊은 명상을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글_오보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유튜브 채널 ‘오보화의 K명상TV’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