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명상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2013년, 구글 명상으로 유명한 내면검색 개발자 차드 멍 탄의 한국 첫 방문 당시 《브레인》 편집장으로 직접 만남을 가졌을 때 필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구글에서는 명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라는 인터뷰 첫 질문으로 준비했던 것을 오히려 차드 멍 탄이 거꾸로 던져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명상(meditation)’은 의식, 주의, 지각, 정서, 자율신경계 등의 변화를 포함하는 동양 정신문화의 정수이다. 종교적 전통수행이나 스트레스관리 차원에서 활용되는 아시아와 달리 실리콘밸리에서 명상은 혁신적인 훈련법으로 인식된다.
동양의 대표적 자산으로 손꼽히는 ‘명상’의 과학적 접근과 연구는 아이러니하게도 서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동양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저변에는 서구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정신적 가치의 하락, 그에 따른 동양에 대한 호기심과 정신 및 물질의 상호관계, 명상을 통한 내면적 성찰 등 복합적 요소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도 ‘마음챙김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2023년말 정부가 발표한 ‘100만명 정신건강’ 대책에 따른 교육부의 정책적 변화이다. 하지만, 마음챙김은 명상의 한 종류인 정적명상이며, ‘알아차림’ 차원에서 스트레스완화에 초점을 둔 것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랜 농경사회를 거쳐 산업화, 정보화시대를 거쳐 오면서 현대인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움직임의 지속적 저하’이다. 인체 항상성(恒常性) 기제의 하락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현대적 질병들의 급증에는 ‘동물(動物)’의 근간 기제인 ‘움직임(motion)’의 하락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그래서,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현장에서 겪고 있는 많은 마음건강 문제해결의 접근 역시 ‘마음’이 아닌 ‘몸’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지덕체(智德體)’가 아닌 ‘체덕지(體德智)’로의 교육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다. 최근 정적명상에 해당하는 마음챙김명상의 한계성을 벗어나 동적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필자가 교수로 있는 뇌교육학과의 ‘뇌교육 명상’ 과목은 인도 힌두스탄공과대학 학생들이 수강하며 학점인정을 받는 K-명상 수출 교과이다. 신입생이 대부분인 인도 대학생들은 동작, 호흡, 의식 3요소를 바탕으로 한 뇌체조 훈련과 에너지명상인 한민족 선도의 ‘지감(止感)’ 훈련을 특히나 좋아한다.
‘몸에서 구하라’는 선도의 핵심 요체이다. 선도에서는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인체를 ‘정신’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에너지를 포함한 ‘정-기-신’으로 바라보았다.
또한 인체의 에너지센터인 ‘단전’은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 3곳에 존재하고 있다고 보았다. ‘정은 충만하고, 기는 장하며, 신은 밝아진다’라는 ‘정충기장신명(精充氣壯神明)’은 개인의 의식 변화를 이끄는 원리 체계를 제공한다.
현대적으로 발전한 뇌교육학에서 인체를 육체, 에너지체, 정보체의 3가지로 인식하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하는 ‘에너지’를 핵심 기제로 두고 있는 이유이다.
마음챙김, 동적명상 다음은 ‘에너지명상’이다.
글. 장래혁
누구나가 가진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과 계발을 통한 사회적 가치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뇌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을 역임하였고, 현재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학과장으로 있다. 유엔공보국 NGO 국제뇌교육협회 사무국장, 2006년 창간된 국내 유일 뇌잡지 <브레인> 편집장이기도 하다. 대표 저서는 <뇌의 주인으로 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