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경의 미술치료 이야기 9편] 회복탄력성 미술치료

[어수경의 미술치료 이야기 9편] 회복탄력성 미술치료

어수경의 미술치료 이야기

회복탄력성을 한자로 보면, ‘회[回]는 원 상태로 돌린다. 복[復]은 회복하다.’ 영어는 Resilience로 회복력, 탄성, 되 튀기기, 늘어나거나 압축되었던 것이 제 모양을 찾는 것, 어떤 것이 원래의 자리에 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학자의 회복탄력성 개념을 종합해 보면, 회복탄력성이란 충격, 불행, 역경, 도전적 상황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며 융통성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 한다. 이러한 회복탄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경제적 탄성, 기업 탄력, 사이버 탄력 등 이름 앞에 탄력, 탄성이 붙어 강조되거나 유연한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을 본다. 

데이터 또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탄력의 유무를 말하기 쉽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탄력은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예로 육체적 건강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근육을 단단하게 또 유연하게 만들어서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검사로 체크를 한다. 이렇듯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도 마음 근육, 심리 체력 향상과 체크는 중요하다. 하지만 무시되고 지나가게 되는 원인은 아마도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 정신적 탄성 

마음 근육을 위한 마음 운동은 무엇일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에 민감하지 않고 괜찮기를 바라며 문제를 간과한다. 마음에 탄성이 없다는 것, 마음 체력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어떤 마음의 상태이고 어떤 문제가 생길까? 

체력이 떨어져 있는 마음을 떠올려본다면, 마치 바람이 빠져있는 풍선, 쪼그라져 있는, 작아져 있는 형태가 그려진다. 날아야 하는 풍선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소진된 마음 또한 위축되고 우울하고 좌절되고 무기력한 상태로 쭈글쭈글해진 풍선처럼 기능이 어려울 것이며 부정적인 마음이 커지고 활성화되어 힘든 마음, 아픈 마음이 깊어진다.

기분이 좋을 때는 불편한 말을 쉽게 떨쳐버린다.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작은 불편함에도 크게 반응하여 스스로 힘들고 지치며 끊임없이 감정 소모가 일어난다. 나의 마음이 다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내 마음 다치지 않게 또 상처가 나더라도 금방 아물 수 있는 마음 체력을 위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 지금 내 마음의 회복탄력은?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어 풍선을 팽팽하게 하고, 피부에는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여 탄력을 주는데, 보이지 않는 마음에는 어떻게 탄력을 만들까? 

먼저, 나의 마음 탄력은 어떤 모양일지 상상해본다. 쇠공이 연상된다면 그만큼의 무게로 바닥으로 푹 꺼져 박힐 것이고, 나의 마음 체력이 유리공 같다면 바닥에 떨어지면서 깨져버릴 것이다. 

즉,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기에 그 여정이 오래 걸리거나 때론 힘들 수 있다. 만약, 노란 공이 연상 된다면, 밑으로 떨어졌다 바닥에서 튀어 오를 것이다. 이렇게 내 마음의 탄력성을 이미지로 떠올려보며 나의 마음을 체크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마음 체력 향상은 가능할까?

각각의 물체마다 탄성이 다르듯이 사람에 따라 회복탄력성이 다를 수 있다.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는 마음 근육은 소진이 되기도 하고 회복이 되기도 하며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고 한다. 아래 그림은 실제 한 회기 집단미술치료 후 회복탄력성 점수가 향상되면서 사전 사후 나무 그림의 변화이다. 
 

▲ ▲ 워크샵 사전 & 사후 나무 그림 검사

주 활동 내용은 나의 핵심 감정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이해하며 힘이 되는 나만의 자원을 찾는 활동이었다. 한 번의 작업으로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50명 인원의 회복탄력성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그 열쇠는 내 안의 다루기 힘든 감정을 꺼내 놓고 탐색, 수용하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힘을 찾고 그러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각 개인의 정서를 유연하게 되고, 또 집단 안에서 동료들의 지지와 응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 마음 마사지, 마음 단련

살아가면서 마음을 다치지 않을 수 없고, 모두가 마음의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간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도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언제 떨어지더라도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마음 탱탱볼을 유지하는 것이다. 상처를 튕겨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 마음 탱탱볼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마음 마사지 자기(self) 사용법을 만드는 것이다.

어떤 어려운 환경, 상황에서도 캄캄한 면과 밝은 면 그리고 잃은 것과 얻은 것을 함께 보는 능력 훈련하기, 가지고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그 가운데 감사를 찾는 능력 연습이다. 

위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미술치료에서는 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그것을 그림이나 글 또는 색으로 표현한다. 시각화하여 바라보면 막연함이 선명함으로 나타나 마음 다스리기에 도움이 된다. 계량기를 점검하듯 마음을 점검하며 힘든 일상에서 심리적 회복탄력 연습을 시도해 보았으면 한다.


글. 어수경

임상미술치료학 박사, 미술치료수련전문가로 EO심리상담교육개발원 대표이다. 한국융합예술심리상담학회 상임이사, 학술위원을 맡고 있고, 서울대, 경희대, 차의과학대 출강 중이며, 공동저서로 『컬러플마인드 미술치료워크북』, 『아동상담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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