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경의 미술치료 이야기 7편] 편측무시 증후군 미술치료

[어수경의 미술치료 이야기 7편] 편측무시 증후군 미술치료

어수경의 미술치료 이야기

의료환경에서 미술치료는 다양한 질환의 환자를 만나게 된다. 특히 재활의학과에서의 미술치료는 뇌 손상 환자와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신체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를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가운데 편측무시 증후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미술치료 접근 방법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 편측무시 증후군[unilateral neglect syndrome] 

편측무시는 뇌졸중 환자나 사고로 인해 뇌에 손상을 입은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게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라고 한다. 편측무시는 좌측 뇌 손상 환자에게서도 드물게 나타나지만 주로 우측 뇌 손상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며, 편측무시 환자는 손상 측 반대쪽의 공간, 물체, 자극 등을 인식하지 못한다.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므로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또 느끼지 못하므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설명할 수 있으며, 좌측 뇌 손상으로 인한 편측무시 환자는 오른쪽이, 우측 뇌 손상으로 인한 편측무시 환자는 왼쪽 영역에 무시가 일어난다.

아래 그림은 정상적인 사람의 시각 경로 그리고 우뇌 손상으로 왼쪽 편측무시가 나타날 때의 시각 경로이다. 일반적으로 왼쪽의 사물은 우뇌로 오른쪽 사물은 좌뇌로 전달되는데 우뇌가 손상되면 그림에서 보듯이 왼쪽(레드 점선) 사물이 없다고 인식하게 된다. 시계 그리기에서 볼 수 있듯이 왼쪽 무시가 일어나서 시계의 숫자가 오른쪽에 편향되어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 (좌측) 편측무시 환자의 시각 경로 (우측) 왼쪽 편측무시 환자 시계 그리기


# 편측무시 환자 이해

편측무시 환자는 손상된 쪽의 감각 손실로 마비된 쪽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전반에 문제가 야기된다. 

옷을 입을 때 비 손상 측 신체 부위로만 계속해서 입으려는 시도, 한쪽 수염만 면도하거나, 접시 위의 한쪽에 있는 음식만 먹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고 휠체어를 탔을 때 손상 측 팔 부위가 휠체어 바퀴에 닿았음에도 인식하지 못하고, 장소를 이동할 때 공간 전체를 인식하지 못하여 벽에 몸을 부딪치는 등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 편측무시 환자는 무시로 인해 몸의 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신체뿐만 아니라 모든 것의 중심이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각할 수 있는 시야의 범위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일정한 거리를 이등분할 때 이등분 점이 실제 중앙점보다 한 방향으로 치우치게 된다. 따라서 환자의 중심이 중앙에서 얼마만큼 치우쳤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고 파악한 후 그곳에서부터 시야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편측무시 환자의 중앙점 찾기


#편측무시 환자 미술치료

▲ 공간 인식을 위한 미술치료 과정

편측무시 환자의 미술치료는 미술 활동으로 무시 측 공간을 인식시키면서 시야가 확장되게 돕고 감각적, 시각적 매체를 사용하여 호기심 유발을 도와 활동에 집중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자 스스로 편측무시가 있음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하고 왼쪽 무시의 환자일 경우 환자에게 무작정 더 왼쪽으로 가는 것을 요구하거나 지시하는 방법보다는 촉각적 감각을 이용하여 보지 못하는 공간이 있음을 느낄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은 ‘소리를 보는 것처럼 듣는다.’라고 한다. 미술치료 시 다양한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매체들을 활용해서 부드러움, 까칠함, 울퉁불퉁함, 팍팍함, 따뜻함, 차가움의 감각을 앎으로 보이지 않는 영역을 감각의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미술치료의 긍정적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다채로운 매체 선택이 가능하고 그것을 활용한 시각적이고 촉각적 미술 활동 훈련은 편측무시 환자에게 재활의 즐거움을 제공하면서 편측무시 극복의 가능성을 넓혀준다. 재활치료 영역 안에서 편측무시 환자 뿐만 아니라 다른 뇌 손상 환자 미술치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글. 어수경

임상미술치료학 박사, 미술치료수련전문가로 EO심리상담교육개발원 대표이다. 한국융합예술심리상담학회 상임이사, 학술위원을 맡고 있고, 서울대, 경희대, 차의과학대 출강 중이며, 공동저서로 『컬러플마인드 미술치료워크북』, 『아동상담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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