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여행도 충분히 행복한 국내 여행지 BEST 3

나 홀로 여행도 충분히 행복한 국내 여행지 BEST 3

경주와 거제, 제주도. 혼자가도 행복한 그 곳에 가고 싶다

최근 혼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다. 나 홀로 여행도 충분히 행복한 여행지는 어떤 곳일까? 숙소 잡기 쉬운 곳, 구경할 거리가 많은 곳, 다니는 길이 안전할 것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기자가 직접 가 보았던 곳 중에서 혼자 가도 좋을 만한 곳을 꼽아 보았다.

 

‘천년고도’ 경주

 


▲ 경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능과 공원. 여기는 천마총이 있는 미추왕릉지구

 


▲ 밤의 첨성대.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첨성대가 황금빛으로 떠오르듯이 보인다.

 

정말이지 경주는 웬 능과 유적지가 그리도 많은지. 10분에서 20분 정도만 걸으면 유적지나 능을 하나쯤 보는 것 같다. 시에서 운영하는 씨티투어 버스 코스도 좋아서 4개의 코스 중 하나를 골라 타면 편하다. 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도 저렴하고 시설 좋다. 이런 경주를 ‘혼자 가기 좋은 여행지’로 어찌 꼽지 않으랴.

 

게다가 경주는 유적지와 능과 자연경관이 너무 조화롭다. 꽃이 피는 계절에는 꽃 구경하느라 즐겁고, 단풍 지는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공원 산책이 행복하다. 팥앙금 가득 든 경주 빵 한 봉지와 시원한 얼음물을 들고 이 능 저 능 돌아다니며 구경하면 신라 시대 왕이 부럽지 않다.

 

경주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관광안내소에 가서 경주 지도를 챙기자. 상황에 따라서는 스마트폰 지도보다 종이 지도 한 장이 훨씬 나을 때가 있다. 그리고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다. 천마총과 안압지, 첨성대 등은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걸어 다닐 일이 많다. 밤에는 조금 피곤하더라도 첨성대와 안압지 야경을 꼭 챙겨 본다. 깜깜한 밤하늘을 배경으로 첨성대가 황금빛으로 떠오르는 모습, 연못 아래로 안압지가 거울처럼 비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끝내준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해안이 아름다운 거제

 


▲ 거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볼 수 있는 풍경들.
두 섬이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정겹다.

 


외도해상농원의 모습. 거제도에 인접한 60여 개의 섬 중 하나인 무인도를 개인이 사들여 관광지로 가꿨다.
섬의 컨셉은 '아담과 이브의 동산'이라고 한다.

 

20년 넘게 거제로 제사 지내러 다녔지만, 그 유명한 몽돌해수욕장조차 간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한풀이 겸, 거제로 휴가를 떠난 적이 있다. 그저 ‘큰집’이 있는 동네였을 뿐인 거제가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었을 줄이야! 참고로 우리 아버지는 거제가 고향이지만 관광지를 가신 적이 없다. 등잔 밑이 어두운 가족 같으니!

 

몽돌해수욕장에서 제일 좋은 건 모래가 없다는 점이다. 체력이 방전될 때까지 물놀이를 신나게 하고 나와도 옷에 모래가 묻어 있지 않는다는 게 그렇게 편할 줄 몰랐다. 고요한 밤에는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자갈이 노래도 부른다. 파도가 들어왔다 나가는 ‘쏴아~ 쏴’ 하는 소리 사이로 자갈이 부딪혀 내는 ‘차르륵차륵’ 하는 소리가 섞여 함께 울린다. 이 소리를 안주 삼아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면 밤 깊은 줄을 모른다.

 

거제에 가면 거제에 붙은 새끼섬도 꼭 가보는 것이 좋다. 섬도 아름답지만,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하는 바닷길과 해변이 매우 아름답다. 외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외도는 두 가지 코스로 갈 수 있다. 거제에서 외도로 바로 가는 코스와 해금강을 둘러보고 가는 코스다. 풍랑이 많이 부는 날에는 외도로 가는 코스만 운행된다. 참고로 외도는 섬이 예쁘긴 하지만 햇볕 피할 곳이 적다. 여름에 갈 때는 충분한 물과 챙이 넓은 모자를 챙겨서 한낮을 피해서 가는 것이 좋다. 봄에 거제를 가면 지심도를 꼭 가본다. 동백꽃이 빨갛고 요염하게 피어 있다. 새끼섬 중에는 소매물도나 낚시꾼들이 아끼는 욕지도도 유명하다.

 

한국이지만 외국 같은 제주도

 


▲ 섭지코지로 올라가는 길. 푸른 바다가 옆으로 펼쳐진 언덕을 올라가는 동안 시원한 바람이 내내 불어 온다.

 


▲ 제주에 있는 한 등대. 제주도 바다는 색이 파랗다 못해 에메랄드 빛이다.

 

제주도는 살면서 딱 2번 갔다. 돌아올 때마다 못 보고 돌아온 곳이 많은 곳이다. 비행기 타고 공항에 내렸을 때 처음에 딱 드는 느낌이 ‘뭔가 다른 동네다’였다. 육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커다란 야자수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어쩐지 동남아에 간 듯했다. 한국말이 통하는.

 

제주도는 종일 바다만 보고 있어도 행복할 것만 같은 희한한 동네다. 딱 하나 문제점은 덥다는 것. 여름 한창 성수기에 갔더니 10분을 걷기 힘들었다. 너무 더워서. 하지만 제주도에 숭숭 뚫려 있는 동굴 속에 들어가면 더위가 싹 사라진다. 종유석과 석순이 이리저리 신기한 모습을 자란 모습을 보며 동굴 한 바퀴 하면 오히려 약간 추워질 정도다. 러브랜드나 테디베어 박물관 등에서 키득거리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주상절리였다. 바다와 어우러진 주상절리의 모습은 장엄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제주도에는 저렴하고 깨끗한 게스트하우스가 많고, 이동차량 대여시스템과 택시 전세 관광 시스템 등이 잘 되어 있다. 시에서 10월까지 시범 운행하는 시티투어 버스도 제주도의 진국만 뽑아서 운행된다. 만약 운전도 하기 어렵고, 택시 전세도 어렵다면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도 많으니 미리 예약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를 갈 때는 꼭 맛집을 미리 알아본다. 멜젓에 찍어 먹는 흑돼지고기에서부터 오분자기 뚝배기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을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된다. 

 

글, 사진.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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