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두통에 대한 몇 가지 오해

골칫거리 두통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생활 속 뇌

브레인 8호
2012년 02월 29일 (수)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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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통증이든 성가시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두통은 말 그대로 골칫거리다.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다 두통 때문에 진통제를 입에 털어넣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연령 구분 없이 두통이 흔한 이유는 우리 몸의 사령탑인 뇌와 두개골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의 다른 어떤 부위보다 통증을 느끼고 전달하는 감각 신경 시스템이 머리 부분에서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흔하지만 그만큼 괴로운 두통에 대한 오해들을 살펴보면서 두통 탈출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두통은 뇌가 아픈 것이다

뇌는 모든 신체의 통증을 느끼는 부위지만 정작 뇌 자체는 통증을 느낄 수 없다. 사람의 머리에는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막, 혈관, 근육, 신경들이 있는데, 머릿속이 부서질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이 부위들에 통증이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두통은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뇌와 혈관에 문제가 있는 심각한 경우 외에도 일상적으로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피로, 수면 부족, 배고픔 등이 두통을 유발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뇌혈관과 자연 진통 시스템인 모르핀계에도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월경 주기에 따른 두통도 흔하다.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두통은 근육의 긴장과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이다. 주로 늦은 오후나 저녁에 단단한 띠가 머리를 둘러싸며 점점 조이는 것 같고 양쪽이나 어느 한쪽 머리가 아프고 등이나 목 뒤로도 아픈 증상이다.

만성두통, 참다 보면 낫는다

아니다. 당신의 몸과 뇌를 아껴라. 잘 참는 게 미덕인 우리나라 사람이지만 통증을 참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뇌가 보내는 경고인 통증을 무시하면 면역력이 저하되는 등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만성이 된다. 모든 통증은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더구나 만성 통증은 감정적인 장애를 가져오고 인지 기능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통증이 계속되면 성격도 변하고 우울증이 오기 쉽다. 두통이 있을 때 왠지 성격이 예민해졌던 경험을 떠올린다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기억력이나 집중력, 문제해결 능력, 논리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만성 두통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다른 심각한 질병의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 만성두통이나 특이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 반드시 신경과와 같은 전문기관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특히 갑자기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이 오거나 열이 오르는 경우, 토하거나 경련이 나는 경우, 다치고 난 후 두통이 오는 경우는 빨리 병원으로 가보는 것이 좋다. 섹스를 할 때 자주 두통을 경험하는 경우도 뇌혈관의 문제일 수 있으니 전문가 진단이 필요하다.

두통, 그때그때 진통제로 해결한다

어쩌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정도가 심하거나 자주 두통을 느낀다면 역시 문제가 있다. 진통제를 상습적으로 먹다가 잠시 끊으면 통증이 더 심해져 복용 횟수는 늘고 더 강한 약을 찾게 된다. 만성두통의 80%가 진통제 남용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진통제가 두통의 유일한 처방은 아니다. 물리치료를 하기도 하고 예방약 대신 바이오피드백 같은 방법을 쓰기도 한다. 주름살을 펴는 보톡스가 난치성 편두통의 치료방법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병원에서도 편두통의 경우 대개 5~6개월만 약을 쓰고 호전되면 서서히 끊도록 처방하고 있다.

모든 두통의 경우도 그렇지만, 특히 두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긴장성 두통에 안정은 필수다. 일상적으로 두통을 예방하려면 수면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앉거나 서 있는 것을 피하며, 바른 자세를 취한다. 또 평소 가벼운 스트레칭과 명상 등으로 머리와 목 주위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적절한 취미생활과 스포츠 활동도 필요하다.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두통이다

흔히 한쪽 머리가 아플 때 편두통이라고 하지만 이는 증상으로서의 편두통일 뿐이다. 한쪽만 아니라 양쪽 모두 아프거나 눈 부위가 심각하게 아픈 경우, 때로는 통증이 없을 때도 편두통으로 진단받을 수 있다. 병명으로서의 편두통은 대개 메스꺼움, 구역질, 소화불량, 구토,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빛이나 소리, 냄새에 과민해지는 과민증과 같은 동반 증상이 있는 두통을 말한다. 두통이 있기 전에 욱신거리거나 망치로 때리는 듯, 또는 터질 듯하거나, 바늘로 쑤시는 듯한 통증이 온다. 자고 나면 나아지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진통제도 듣지 않고 탈진까지 하게 된다.

편두통의 원인은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혈관이나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때문이라고 본다. 생리주기에 따른 편두통, 혈관 문제에 따른 편두통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편두통을 유발하는 자극에 따라 처방은 달라진다. 진통제로 넘기다가 약물 중독이 되거나 심한 두통으로 성격이 변하고 우울증으로 직업을 잃는 경우도 있다. 또 뇌출혈 등 심각한 질환에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글·김성진
daniyak@brainmedia.co.kr│도움말·이태규신경내과 이태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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