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참 머리가 좋아.” “나는 머리가 나빠서 말이야.”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뇌의 입장에서 들으면 몹시 불쾌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본래 인간의 뇌는 그 자체로 완벽해서 좋은 뇌, 나쁜 뇌가 따로 없기 때문이라고. 단지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외부적인 성공 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브레인 포커스에서는 상황에 수긍하기보다는 신념과 의지로 자신의 브레인 파워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두뇌 승부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그 첫 번째 순서로 축구선수 박지성의 브레인 파워 노하우를 분석해본다.
키 176cm, 평발, 화려하지 않은 개인기, 왜소한 체격의 무명선수 박지성. 그러나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의 신화가 되었다.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을 거쳐 현재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그는 세계 축구 명문 프리미어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멈추지 않는 도전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축구선수 박지성은 대한민국 축구 꿈나무들의 희망이자 목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의 상황과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현실에서 하나하나 이뤄가는 브레인 파워의 대표주자다.
분명한 목표의식 ‘비전’을 통해 브레인 파워를 키워라
우리 뇌는 하나의 시스템과 같아서 정확한 방향, 즉 비전이 입력되면 모든 뇌의 시스템을 그 정보를 향해 움직인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선수 생활을 해온 박지성의 목표는 단 한 가지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으며, 모든 기준 역시 축구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던 무명선수 시절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공을 찰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국가대표가 되고 싶었던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어, 네덜란드어, 영어 3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축구를 잘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학습해나간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뇌가 가진 모든 잠재력을 다 활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자극하는 목표를 ‘비전’이라 한다. 뇌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비전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목표가 정확할 때 우리의 뇌는 목표를 향한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곧 브레인 파워를 높이는 비결이다.
구체적인 상상을 통해 뇌가 미리 경험하게 하라
어려서부터 유독 키가 작고 체격이 왜소했던 박지성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몸으로만이 아니라 머리로도 축구를 했다. 그는 축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면서 뇌 속에 축구를 잘하는 두뇌 회로를 만들어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돌아나가야 수비수에게 걸리지 않을까. 패스 타이밍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머릿속에서 공격하고 수비하는 자신의 동작이나 이동을 수정하고, 또 슛을 날리는 자신의 모습을 수없이 떠올렸다. 산소탱크라 불릴 만큼 체력도 뛰어나지만 지능적인 플레이와 순간 판단력으로 찬사를 받는 데는 이러한 상상력이 큰 몫을 한 것이다.
우리 뇌는 현실과 가상의 정보를 구분해내지 못한다. 그래서 상상도 현실처럼 받아들인다. 뇌가 자신이 목표를 이룬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아무런 의심 없이 믿어버리면 현실과 똑같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거나 때로는 현실보다 더 강렬하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상상한 이미지는 뇌 속에서 직접 만들어진 것이고, 시각적인 인식은 외부에서 들어온 시각 정보가 뇌 속에서 재구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입력경로가 다를 뿐, 뇌 속에서는 하나의 영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메커니즘 때문에 우리 뇌는 상상을 통해 현실보다 더 위력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강력한 자기신뢰에서 나오는 파워로 한계를 극복하라
캐나다 맥길대학의 소니아 루피엥 박사는 영국 런던 왕립학술대회에서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자신감이 강한 사람들에 비해 뇌의 크기가 20%나 작았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발표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자기신뢰에서 나온다. 자기신뢰는 뇌세포에 각인되어 뇌의 부정적인 정보를 긍정적인 정보로 바꾸고, 뇌 구조를 변화시키며 뇌 기능을 향상시켜준다.
박지성이 네덜란드에 진출했을 때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 슬럼프에 빠져 있던 그는 경기장에 들어서 공을 잡을 때마다 홈팬들의 야유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그때 좌절 대신 ‘난 내가 가진 능력의 절반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난 나를 믿는다’라고 스스로를 격려했고, ‘내가 이 경기장에서 최고다. 이 그라운드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다’라며 경기장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을 위한 주문을 외웠다. 결국 그는 네덜란드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팀 우승의 주역이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그러나 넘어진 모든 사람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넘어졌을 때 툭툭 털고 일어서는 용기와 다시 도전하는 노력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글·최수영│사진 제공·나이키
도움 받은 책·《멈추지 않는 도전》 (박지성, 랜덤하우스 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