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뇌를 갉아먹는 '화학 독소 3종'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이 뇌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특히 불소코팅 조리기구, 합성 방향제, 강력 세정제는 뇌 독성 물질의 주요 노출 경로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생활 속 뇌건강 위협 요인은 치매, 알츠하이머, 두뇌노화, 신경계 이상 등 다양한 뇌질환과 연관되며, 뇌건강 관리와 브레인케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치매·두뇌노화 위협하는 생활용품 3가지, 당신의 뇌는 안전한가요?
1. 불소코팅 조리기구 (PFAS)
불소계 화합물인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는 후라이팬, 전기밥솥, 일부 테이크아웃 포장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영구화학물질'로 불릴 만큼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된다. 2025년 University of Miami의 연구에 따르면, PFAS는 뇌의 해마와 전전두엽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 감퇴, 주의력 저하,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FAS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신경 염증을 유발하며, 호르몬 교란 물질로도 분류된다. 이는 조리도구 선택이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서 뇌기능 보호와 직접 연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 합성 방향제 및 탈취제 (VOCs)
자동차 실내 방향제, 실내용 섬유탈취제 등에서 방출되는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는 뇌 신경세포의 미세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LM)이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벤젠, 톨루엔, 자일렌과 같은 VOCs는 전전두엽 피질의 활성 감소와 작업 기억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반복 노출될 경우 두통, 수면장애, 우울감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한국화학연구원과 고려대학교 연구진은 방향제 성분 중 하나로 은은한 꽃 향기를 내는 시트로넬롤이 고농도로 뇌에 노출될 경우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신경 염증과 신경행동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브라피쉬 실험과 인공 뇌조직 모델을 통해 확인된 이 독성은 활성산소 증가, 염증 반응 촉진, 그리고 인지장애와 연관된 대사 경로(키뉴레닌 경로) 변화를 동반했다. 해당 연구는 환경 분야 저널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2025년)에 게재됐다. 이는 실내공기질, 생활화학제품, 뇌독성 노출과 같은 키워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3. 화학 세정제 속 유해 화합물
욕실, 주방용 강력 세정제나 탈곰팡이제에는 포름알데히드, 트리클로산, 4급 암모늄 화합물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물질은 후각을 통해 직접 뇌에 흡수되거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며, 뇌 신경세포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2025년 국제학술지 eBio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화학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고령자의 경우,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이 일반 인구 대비 최대 1.8배 높았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두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환경독소 관리가 핵심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뇌를 지키는 생활 속 실천법
- 조리기구는 불소코팅 대신 무코팅 스테인리스, 무유해 세라믹 제품으로
- 방향제는 합성 향 대신 천연 허브 디퓨저, 라벤더 오일, 밀랍초 등으로 전환
- 세정제는 강한 화학제 대신 구연산, 베이킹소다, 천연 유래 성분 제품으로 교체
뇌건강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지금 내 주방, 거실, 욕실을 들여다보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뇌는 되돌릴 수 없는 기관이기에, 더 늦기 전에 예방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천은 브레인헬스, 브레인트레이너, 인지건강, 정서회복력, 웰니스 전략과 직결된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신재한 학과장은 "화학물질 노출에 따른 뇌 독성은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기와 노화가 진행되는 고령기에는 더욱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생활 환경의 변화와 함께 정서 조절, 인지력 등 두뇌훈련 등 일상 속 뇌 돌봄의 실천이 동반되어야 진정한 브레인헬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글. 장인희 객원기자 heeya7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