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속 모래사장에서 발견하는 관찰 놀이

미술관 속 모래사장에서 발견하는 관찰 놀이

블루메미술관, '관찰놀이터 : Seek & Find' 7월2일~9월18일 전시

 작품과 관객, 미술관과 사람간 의미 형성의 장으로서 미술관 경험(Museum Experience)를 연구해 온 블루메미술관(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은 발달된 기술로 인해 직접 소통과 접촉이 부재한 시대에 ‘관찰’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새로운 관계 맺기의 방식을 모색한다.  7월 2일(토)부터 9월 18일(일)까지 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관찰놀이터 :  Seek & Find'는 이를 구체화한 시도이다.

'관찰놀이터 : Seek & Find' 의 '관찰'은 정신적 공명(Interaction)을 중시하는 몰아이입적 소요자로서의 시선을 의미한다.  고정되고 확정적 시각에서 주체와 객체를 분리하는 원근법과 전시적 시점에서는 벗어나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를 매체나 주제로 한정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한국화적 태도를 주제로 삼는 메타해석적 기획을 추구한다. 자연을 동경하며 이상 세계를 꿈꾸던 화가의 마음이 함축적으로 담긴 산수는 '미술관'이라는 작가의 놀이터에서 재해석된다.

▲ 정희우, 강남대로, 2011, 장지에 수묵채색, 180 x 500 x 150cm (부분).


 정희우 작가에게는 한국화라는 우리 그림을 어떻게 이을까라는 확고한 목표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에 관한 탐색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건물의 위 옆에서 카메라로 찍고 그리는 강남대로 시리즈 작업을 하다가 공간을 읽어내는 장치로서 카메라적 왜곡에서 벗어나고자 손으로 실물을 두드리는 탁본 기법을 활용하여 이미지를 재현한다. 
물을 뿌리고 손으로 힐링하듯 꼼꼼히 다독이며 토닥여 주는 습탁 기법은 금석학에서 사용되던 방식을 호출한 것이다. 이는 객관적 기호는 갈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갈 수 없는 이 세계 기표의 껍질을 벗겨 기의를 드러낸다. 간판과 도로와 마을의 표상들을 읽어내어 온 작가는 이제는 미디어에 비추어진 평양공단의 화살표를 직접 어루만져 보고 싶어 한다.
▲ 조종성, 이동시점에서 본 풍경, 2016, 합판위에 도색, 가변설치 (우) 이동시점으로 본 풍경, 2015, 장지 위에 먹 90x90cm) (좌)

조종성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동 시점에서 본 집'을 대형 조형 설치물로 선보여 미술관 속 소요 체험을 제공한다. 그는  옛 그림 속을 누비고 유희한 관념 산수의 세계를 관객과 나누고자 한다. '이동시점에서 본 산수'는 작가의 그림 속 산책자로서의 시점을 입체와 평면을 통해 보여주는 작업이다. 두루마리 산수는 엎드려 그리는 수평한 작업 방식의 작품이 수직의 전시 공간에서 보여질 때 드러나는 시각 차이를 보여준다. 그런 그가  작년 이동식 화분같이 캐리어 가방에 유채꽃 흙을 오롯이 담아 단원고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세월호의 그 단원고말이다. 조종성은  작업실의 도원 안에서만 사유하는 작가는 아니다.

미디어 작업으로 참여하는 삐에로 & 승민C는 신작 '마음으로 들여다 보기'를 통해 관찰하는 시선을 상상으로 연결하여 확장한다. 관찰이 담고 있는 사실성, 현재성, 객관성을 다른 시공간으로 넘나듦, 상호적인 시선으로 해석한 것이다. 내시경 카메라와 같은 낯선 관찰 도구를 제안하는 작품은 관찰할 수 없는 것을 관찰해 보는 엉뚱하고도 기묘한 방식으로 관찰자와 관찰 대상을 대면시킨다

▲ 삐에로와 승민C, 마음으로 들여다 보기, 2016, 미디어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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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관객 참여적 작품뿐만 아니라 관찰놀이터 전시는 미술관 속 모래사장의 콘셉트로 꾸민 전시장장에서 모래를 형형색색의 삽으로 파내어 숨어 있는 전시 작품 이미지를 발견하는 체험 공간도 제공한다.

관객은 아티스트의 관찰법을 작품 속에서 발견하고 직관과 통찰이라는 핵심적인 앎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관찰은 고정관념과 다른 의외의 사실을 발견하고 기존사고의 오류와 편협을 수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관객은 이 전시를 통해 유연하고도 열린 사고의 방식을 예술가의 관찰과 일상의 시선을 비교하며 관찰의 미학적이고 교육적인 측면을 찾고(Seek)과 발견(Find)한다.

▲ 미술관속 모래사장 관찰놀이터.

관찰놀이터는  신세계 백화점, KB 국민은행 등과 협력하여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 수업 후 미술관 방문 등 입체적인 전시연계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 관찰과 발견'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찰놀이터'는 미술관 경험(Museum Experience)의 핵심인 관계성을 ‘관찰’이라는 테마를 통해 고찰하는 어린이 체험전시이다. 관객은 ‘관찰’에서 출발하는 예술적 관계 맺기의 방식을 작품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배움과 관계 맺어가는 어린이들이 학습의 요소를 미학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술가의 눈으로 관찰하고 발견하는 앎의 핵심 기술을 배워본다
 만 4세 이상 어린이부터 성인까지(최대 40명) 7월2일부터 9월 18일까지(매주 화-금 오전 11:00, 토 오후 2:00, 4: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전시개요 
전시제목 : 관찰놀이터 Seek & Find
전시일정 : 2016년 7월 2일(토) - 9월 18일(일)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  정희우, 조종성, 삐에로 & 승민C  
작    품 : 10여점
지    원 :  경기도, 파주시(시∙군 공사립 박물관∙미술관 지원 사업, 경기도민 50% 입장 할인)
조형물 제작 : AKE : studio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블루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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