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촬영지가 아니다. 고증을 거쳐 만들어놓은 저잣거리가 아니라 진짜 조선시대의 한양 골목거리가 발견되었다.
한울문화재연구원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서울 종로 공평 1, 2, 4지구 도시환경정비 사업부지 발굴조사 성과를 15일 공개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28-1(공평동 61번지). 유적 전경을 북서쪽에서 남동쪽을 바라보며 촬영했다.
발굴 현장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28-1(공평동 61번지). 종각역에서 인사동으로 가는 길에 자리하고 있다.
발굴조사 결과 이 곳에서 조선시대 전기부터 대일항쟁기에 이르기까지 골목과 주택들의 변화상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너비가 3m쯤 되는 골목은 현재까지도 큰 변화 없이 500여 년을 이어와 그 역사적 흔적과 도시의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 16세기 조선 시대 골목과 건물터 전경. 사진 왼쪽 가운데에 선 사람의 크기를 보면 골목 터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세 갈래로 나뉘어진 골목을 중심으로 좌우에 건물들이 조밀하게 들어섰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울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16세기 건물터의 규모와 사용된 석재 등으로 보아 양반가와 서민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건물터에서는 당시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백자 그릇과 기와 조각들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 1914년 대일항쟁기 때 만들어진 지적도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았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