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현정, 좋은학교 '꿈 멘토링 토크 콘서트' 재능기부 강연

피아니스트 임현정, 좋은학교 '꿈 멘토링 토크 콘서트' 재능기부 강연

고양예술고등학교에서 26일 '꿈이란 뭘까?' 주제로 연주와 강연

"피아노가 왜 좋으세요?"

'꿈 멘토링 토크(Talk) 콘서트'가 열린 지난 26일, 한 학생이 피아니스트 임현정에게 물었다.

"피아노는 나에게 도구일 뿐이다. 내 영혼이 느끼는 걸 표현할 수 있는 도구! 영혼이 느끼는 걸 노래로, 춤으로, 글로 표현할 수 있다. 난 그걸 피아노로 표현할 뿐이다."

▲ 피아니스트 임현정

한국 최초로 빌보드 클래식 주간차트 1위를 기록하고, 속사포같이 빠른 손놀림으로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임현정(사진· 27)이 청소년 커뮤니티 '좋은학교(대표 송슬아)'가 주최하고, 고양예술고등학교 음악과가 주관한 '꿈 멘토링 토크 콘서트'에 재능기부 강연자로 초대되었다.

임현정은 13세에 피아니스트의 꿈을 품고 프랑스 파리에 홀로 유학을 떠나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최연소 졸업,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와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임현정은 그동안 외국에서는 많은 강연을 했지만, 정작 고국인 한국에서는 처음 강연하는 거라고 말했다. 실제 토크 콘서트가 있던 26일은 다음 공연을 위해 해외로 출국하는 날이었지만, 그는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비행기 시간을 연기했다.

고양예술고등학교(경기도 고양시) 기봉관 대극장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는 20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토크 콘서트 내내 학생들은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온라인 커뮤니티 '좋은학교'는 26일 고양예술고등학교에서 피아니스트 임현정을 초청해 '꿈 멘토링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재미가 재능이 된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에게 불가능해 보였던 꿈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가 불어 배우기. 13세 어린 나이에 홀로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갔던 임현정은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먼저 언어부터 배워야 했다.

"한 페이지 번역하는데 4시간 반이 걸려 이걸 어떻게 하나 걱정이 앞섰다. 그러던 어느 날 불어 문장 속에 규칙을 발견하고 재미를 느끼면서 6개월 이후 불어 문법 시간에서 1등을 했다."

그에게 두 번째 불가능해 보였던 것은 파리음악학원 진학이었다.
"누가 정해주는 곡을 연습해서는 합격이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내가 너무 좋아서 이걸 연습 안 하면 미칠 것 같은 곡으로 연습했다. 당시 너무도 연주하고 싶었던 '리스트 소나타'라는 곡이 있었는데, 레슨 선생님은 1~2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난 그 곡을 치지 않고는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선생님과 연습할 때는 지정곡으로, 홀로 연습할 때는 '리스트 소나타'를 연주하는 이중생활을 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가슴 뛰고 재미를 느끼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 음악이 아니다. 어떤 걸 해도 좋다. 점수를 잘 받으려고, 1등이 목적이 아닌, 내가 너무 좋아서 이걸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일을 찾아야 한다."

"피아노는 내 영혼을 전달하는 도구"

토크콘서트는 '꿈이란 뭘까?'라는 주제로 임현정의 강의에 이어 학생들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임현정에게 '유튜브 스타'라는 수식어가 항상 뒤따른다. 스위스에 거주하며 유럽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연주 모습을 자주 볼 수 없는 한국의 가족을 위해 공연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순식간에 스타가 됐다. 2009년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연주 동영상은 단박에 조회수 4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동네 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웠다. 화려한 테크닉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사람 손이 다르듯 정해진 테크닉을 알려줘도 손에 맞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오히려 악보를 연구하며 내 손에 맞는 테크닉을 하나씩 찾아 나갔다. 기본적으로 선생님께 배우고, 스스로 연구해서 터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테크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손으로만 친다고 피아노가 아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예술을 하는 것으로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임현정의 유튜브 영상을 본 세계적인 음반사 'EMI 클래식'의 앤드루 코널 사장이 임현정에게 음반 제작을 먼저 제의했다. 그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다.

"베토벤 소나타는 베토벤의 인생 그 자체다. 베토벤 소나타를 녹음하며 베토벤이 주고받은 편지 3,000장과 베토벤 전기를 읽으며 당시 역사, 철학, 그의 영적인 관점 등 베토벤 인생을 공부했다."

▲ 임현정은 '토크 콘서트'에서 자신이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밀양아리랑'을 연주했다.

임현정은 피아노는 그의 생각, 감정, 감동, 영혼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라고 말했다.

"아무리 내성적이라고 해도 누가 때리면 기분 나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기분 좋은 것을 느낀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용기 있게 표현해야 한다. 난 내 안에 깊이 들어가 그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진솔하게 느끼고 그것을 이해하고 표현하느냐이지 누가 어떻게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에 학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당당해 보이는 그도 홀로 외국에서 유학하며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차별당할 때 슬럼프를 겪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루어 나갈 수 있었던 용기는 바로 끊임없이 믿어주는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뒤돌아 보면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연습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는 것 같다. 부모님께서는 항상 '넌 다 해낼 수 있다', '하고 싶은 것만 해라'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셨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날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쯤이야 하며 이겨냈다."

그 역시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자 자신의 연주에 앞서 학생들의 연주를 듣고 싶다고 청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앞에서 피아노 연주라니 처음 부끄러워 학생들은 한 명 두 명 손을 들고 무대로 나와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임현정 역시 해외 공연에서 앵콜곡으로 연주하는 자신이 편곡한 '밀양아리랑'을 학생들을 위해 연주했다. 

임현정은 "고국에서 처음 하는 강연이라 공감하고 나누려고 왔는데 오히려 뛰어난 실력의 학생들을 통해 더 많이 배운 것 같다"며, "고국의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런 자리가 생겨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 임현정은 토크 콘서트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에게 싸인을 해주고, 기념촬영을 남겼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 '좋은학교(www.igoodschool.org)'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꿈 멘토링 토크 콘서트'는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을 초청하여 학생들의 꿈과 가능성을 탐색하고 올바른 삶의 가치를 세울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앞서 천안 부산 대구 등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여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좋은학교'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학생들이 원하는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청소년 스스로 건전한 교류를 통해 밝고 건강한 꿈과 희망을 찾고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현재 14,000여 명의 학생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글, 사진.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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