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들, 자녀 교육 위해 삶의 여유 포기

우리나라 부모들, 자녀 교육 위해 삶의 여유 포기

자녀 둘 이상인 가구의 최대 지출 항목 '교육비'…자녀 장성한 뒤에는 '외식-여행' 순

 

A. 남편이 번듯한 회사에 다니지만 부인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B. 남편과 부인이 모두 맞벌이를 하지만 남편은 밤에 대리운전을 뛴다.

이 두 가구 모두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이라면? 게다가 그 미혼 자녀가 모두 학생이라면? 부부가 악착같이 번 돈은 자녀들의 교육비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자녀를 2명 이상 둔 가구의 소비지출 중 교육비 지출 비중이 16.9%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7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의 교육비 지출 비중은 기초 식생활에 필요한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 비중(13.0%)보다 더 높았다. 먹는 것보다 아이들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어 외식과 여행에 쓰는 '음식 숙박' 비중이 12.5%, 교통(11.8%), 주거 수도 광열비(9.3%), 보험을 비롯한 기타상품 서비스(8.3%), 의류 및 신발(6.8%), 통신(6.3%), 오락 문화(5.5%), 보건(5.4%) 순이었다.

미혼 자녀가 1명인 가구의 교육비 지출은 8.5%, 미혼 자녀가 없는 가구는 2.5%로 조사되었다.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의 교육비 지출 비중이 16.9%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 자녀가 아예 없거나 자녀가 모두 출가한 가구보다 교육비 지출 비중이 6.8배가 많았다.

대게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는 가구주 나이가 평균 44.15세, 미혼 자녀가 없는 가구는 57.48세로 13세가량 차이가 났다.

소득의 가장 많은 부분을 아이들의 교육비로 지출하는 만큼 미혼 자녀가 있는 부모의 삶은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의 외식과 여행을 위한 지출은 12.5%이지만 미혼 자녀가 1명인 가구는 13.6%, 미혼 자녀가 없으면 18.0%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녀가 많을수록 아이들의 교육비에 집중하느라 외식이나 여행을 할 여유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많을수록 교육비 지출 비중이 심화되고 부모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