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여행자를 따라 걷다

북극 여행자를 따라 걷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

브레인 36호
2012년 10월 30일 (화)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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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여행자 최명애 작가는 지난 십 년간 틈날 때마다 북극권 나라에 다녀왔다. 환경과 여행 분야 기자였던 그녀는 기자생활을 접고 ‘환경과 여행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왜 북극인가요? 북극의 대자연이 가진 특별한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길들여지지 않았다’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광활한 대자연은 세계 여기저기에 많은데, 유명한 로키산맥이나 그랜드 캐니언 같은 곳들은 가보면 ‘관광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죠. 북극의 대자연은 그 정도로 상업화되지는 않았어요. 상업적으로 길들이기도 힘들고요.

화산이라든가, 빙하라든가, 추위 같은 북극의 자연 요소들이 우리가 감히, 자연을 길들일 수 없다는 그런 깨달음을 줍니다. 북극권의 대자연을 맞닥뜨리면 이런 게 우주의 질서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요. 무한하게 공전하고 자전하는 우주가 그 순간 ‘두둥’ 하며 나를 한번 쳐다봐 준 것 같은 그런 기분이죠.


북극에서 ‘여행자의 시간은 아다지오로 흐른다’고 하셨는데, 왜일까요?

북극권 여행이 좋은 점 중의 하나가 별로 할 게 없다는 거예요. 대체로 마을도 아주 작고, 지하철은커녕 버스도 안 다니고, 관광시설이라 할 만한 것도 거의 없으니까요.

우리의 여행이 대체로 대도시 중심이어서 하루에 박물관 5개 돌고, 저녁에 공연 보고 밤엔 야시장 가는 그런 몹시 바쁜 여행인 경우가 많은데, 북극권의 외딴 마을로 가면 잠깐 멈추어 서서 ‘왜 그럴까’를 생각하게 되죠. 시간은 상대적으로 흐르는 거니까, 이런 곳에서는 정말로 시간이 천천히 흘러요.


여행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죠?

여행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연스럽게 여행지의 문물과 자연과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게 쌓이면서 사람을 조금씩 바꾸는 것 같아요. 사람이라는 게 만나면 알고 싶고, 알면 좋아지고, 좋으면 무언가 하게 되잖아요. 여행을 평화운동의 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어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여행할수록 세상이 더 좋아질 거라는 게 제 믿음이랍니다.

최명애 작가는 현재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한국생태관광을 주제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어디에도 없는 그곳-노웨어》, 《대한민국 대표 숲 33》 등을 공저했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사진·최명애 myungae.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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