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공동연구팀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생산되는 물질의 대장암 억제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를 통해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의미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가 밝혀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대장암과 같은 장 질환 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 아토피 피부질환, 우울증, 노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어 신약 개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장내미생물 대사체인 Propionate에 의한 대장암 세포주의 세포사멸 유도 과정 모식도 (사진출처=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서구화 된 식생활 습관 등으로 발병률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장암은 수술적 치료와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고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보조적인 항암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항암치료 시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과 낮은 효능으로 인해 많은 환자가 고통을 받고 있어 새로운 개념의 항암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대장암 환자와 일반인 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 차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장암에 관한 연구가 폭넓게 진행되고 있으나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한 대장암 성장 억제 기전에 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
▲ (좌)3차원 세포배양 모델에서 Propionate에 의한 대장암 세포주 생장 억제 효과 확인 (우)Propionate와 타겟 단백질의 저해제의 동시처리를 통한 생장억제의 시너지 효과 확인 (사진출처=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생산물질이 대장암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여 세포사멸을 유도함을 발견했다.
장내 미생물 대사체인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가 대장암의 치료 타겟 중 하나인 EHMT2(Euchromatic histone-lysine N-methyltransferase 2) 효소단백질의 분해 촉진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대장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또한, EHMT2 저해제와 프로피오네이트를 동시에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대장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할 수 있음을 3차원 세포배양 모델(3D spheroid culture model)을 통해 확인하였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조현수 박사는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대장암 억제 기전을 통해 대장암 치료를 위한 인체 유용 마이크로바이옴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였다”라며, “향후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차세대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The ISME(International Society for Microbial Ecology) journal(국제미생물생태학회지, IF 10.302, 해당 분야 상위 3.92%) 2022년 1월 1일(한국시간 1월 2일)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Human gut-microbiome-derived propionate coordinates proteasomal degradation via HECTD2 upregulation to target EHMT2 in colorectal cancer)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Korea Bio Grand Challenge 사업,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Research Initiative Program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한국생명공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