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평창올림픽 2000원 기념지폐, 평창 롱패딩, 팽창 스니커즈 등 다양한 굿즈 상품이 화제다. 아직 나오지 않은 평창 백팩에 대한 관심이 끊이질 않고 있어, 순식간에 매진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평창 시리즈’ 열풍이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평창올림픽 보다 뜨거운 ‘굿즈’ 열풍이 희소성, 가성비도 있지만 모방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뇌과학적인 측면으로 보면 모방심리는 거울신경(mirror neuron) 때문에 생긴다. 연예인의 옷이나 액세서리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도 같다.
▲ 새해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의 엠블럼.<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모방심리를 일으키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란?
거울신경은 1996년 이탈리아 파르마대 지아코모 리졸라티 연구팀이 처음 제안한 이론이다. 뇌의 신경세포 중에 거울신경이라는 것이 있어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마치 거울처럼 비춘다는 이론이다. 이 때문에 타인의 행동과 감정까지 마치 자신이 그렇게 한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가까운 예를 보면, 축구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그 선수가 느끼는 희열을 관중도 자신이 공을 넣은 듯 흥분한다.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타인의 눈물을 보면 마치 자신도 소중한 사람을 잃은 듯 가슴이 아프고 눈물을 흘리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거울신경 이론은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었다. 당시 리졸라티 연구팀은 짧은꼬리원숭이가 먹이를 집어 드는 것과 같은 목표지향적인 행동을 할 때 어떤 신경뉴런이 활동하는지 연구 중이었다. 그런데 연구팀 가운데 한 사람이 음식물을 집자 원숭이의 뉴런들이 마치 자기가 먹이를 집는 것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음식을 집는 것과 같은 여러 동작마다 각각의 뉴런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기록하며 하나의 동작에 대응하는 하나의 뉴런을 찾아냈다.
원숭이 뇌에 전극을 이식하고 땅콩을 먹을 때 현상을 조사하자 다른 원숭이가 먹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직접 먹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동일하게 활성화됐다. 뇌에 ‘보이는 것’과 ‘하는 것’을 동일시하는 부위가 존재한다. 리졸라티는 이 부위를 거울신경이라 정의했다.
거울신경은 전두엽 전운동피질 아래쪽과 두정엽 아래쪽, 측두엽, 뇌성엽 앞쪽에 존재하는 작은 신경세포로 세 곳에 분포되어 있는 거울신경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정보를 처리해 내가 지각한 행동의 의미를 파악한다.
거울신경은 행동뿐 아니라 감정까지 지배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마르코 야코보니 교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표정의 사진을 보여주고 ‘기능성자기공명장치’(fMRI)로 뇌를 촬영했다. 쓰레기 냄새를 맡고 역겨운 표정을 짓는 얼굴을 보여주자 악취를 맡을 때 활성화되는 뉴런이 활성화 되었는데 이를 통해 직접 경험하지 않고 관찰만 해도 같은 감정적 경험을 한다는 것을 알아 낼 수 있었다.
거울 뉴런은 다른 행위자가 행한 행동을 관찰하기만 해도 자신이 그 행위를 직접 할 때와 똑같은 영역이 활성화되고, 인간이 모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며 타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거울신경은 학습하며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듯 간접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울 뉴런은 타인의 감정과 고통이 어떻게 ‘내 것’처럼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새로운 통찰을 준다. 상대가 기뻐하면 그것을 보는 내 뇌의 거울신경이 그것에 공감하여 기쁨의 호르몬을 분비해준다. 그래서 상대가 기쁘면 나도 기쁨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내가 행복하면 상대방의 뇌의 거울신경 역시 그것에 반응을 하여 행복해진다. 이것은 뇌와 뇌가 에너지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동안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 보는 것이 어떨까? 거울신경은 주위 환경을 행복해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참조> 『미러링 피플』, 마르코 야코보니 지음, 갤리온 출판
글. 조용환 기자 br-m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