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2월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약 2주간 진행된다. 이어서 3월 9일부터는 동계 패럴림픽 대회가 진행된다.
패럴림픽은 장애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이다. 시각 장애, 뇌 병변 장애, 척수 장애, 절단 및 기타 장애가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6개의 동계올림픽 종목에 출전하여 겨루게 된다. 그 종목은 알파인 스키, 바이애슬론,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 스키, 아이스슬레지하키 그리고 휠체어 컬링이다.
패럴림픽은 올림픽 이후에 항상 진행되지만, 다소 적은 지원을 받고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대중에게는 아직 낯설다. 비슷한 취지로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최첨단 보조로봇을 이용해 경쟁하는 생체공학 올림픽 ‘사이배슬론’이 작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최초로 개최되었다.
▲ 사이배슬론 생체공학 올림픽 로봇 의수 레이스 <사진=사이배슬론 공식 홈페이지>
작년 10월 스위스 국립로봇역량연구센터가 주관하여 개최된 사이배슬론은 사이보그 (Cyborg, 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와 애슬론(Athlon)의 합성어로 총 25개국 56개 팀이 참여한 국제 첫 생체공학 올림픽이다. 세계 각국의 연구소와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 조종사가 한 팀을 이루어 6개 종목: BC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로봇 의수, 로봇 의족, 입는 외골격 로봇 (엑소 스켈레톤), 기능성 휠체어, 전기 자극 자전거 경주 중 선택하여 경기를 치렀다.
●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레이스: 척추손상 파일럿이 가상 아바타를 생각만으로 움직여 장애물을 피하며 레이스를 펼치는 경기 (영상 링크)
● 로봇 의수 레이스: 팔이 없는 조종사가 로봇 의수를 이용해 다양한 과제를 빠른 시간 내에 수행하는 경기 (영상 링크)
● 로봇 의족 레이스: 로봇 의족을 착용한 참가자가 다양한 장애물을 피해 최종 도착지점에 도달하는 시간을 경쟁하는 레이스 경기 (영상 링크)
● 입는 외골격 로봇 레이스: 하반신 마비 파일럿이 외골격 슈트를 착용하고 계단 오르기 등의 일상생활 임무들을 수행하는 경기 (영상 링크)
● 전동 휠체어 레이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양한 장애물들을 통과하며 치러지는 레이스 경기 (영상 링크)
● 전기 자극 자전거 경주: 하반신 마비 조종사들이 인공 전기 자극으로 인한 다리 움직임으로 자전거 페달을 굴려 펼치는 레이스 경기 (영상 링크)
▲ BC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아바타 경주 한국 OpenBMI 팀 <사진=사이배슬론 공식 홈페이지>
이중 뇌공학을 이용한 아바타 경주 레이스에서는 완전히 운동기능을 상실한 파일럿들 (예, 목 이하 척추손상 / 신경장애)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이 경기에서 한국, 영국, 독일 등 총 11개국 13개의 연구소 팀들이 참여해 경쟁했다. 모두 EEG (Electroencephalogram, 뇌 전도) 신호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속 가상 아바타를 회전, 점프, 달리기 등의 동작을 수행하며 장애물들을 피해 경주를 펼쳤다.
최종 결승에서 스위스의 Brain Tweakers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2위와 3위에 각각 네덜란드 라드바우드(Radboud) 대학교 연구팀, 영국 에식스 대학교 (University of Essex) 뇌공학 연구소가 순위에 올랐다. 한국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연구실 OpenBMI 팀은 최종 8위에 올랐다. 다음 사이배슬론 대회는 2020년 5월 스위스 클로텐에서 열리며, 종목 참여 팀은 2018년도부터 등록이 가능하다.
한편, 사이배슬론의 입는 외골격 로봇 경기에서 3위를 차지했던 한국 SG Mechatronics 팀(SG로보틱스 소속)은 평창 패럴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하게 됐다. 실제 하지마비 장애인이 보조로봇을 착용하고 성화 봉송을 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의 로봇 역량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장애인을 위한 생체공학 기술이 많이 발전되었음을 올림픽에서 보여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글. 한국뇌과학연구원 송영제 선임연구원 yjsong.bc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