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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처리하는 감각정보의 80% 정도는 시각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백문이 불여일견’,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이라는 말처럼 시각의 상대적인 우수성을 이야기하는 말도 있고, 반대로 시각에 현혹되는 것을 경계하는 말도 있다. 시각의 숨겨진 비밀들을 대뇌에서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시각피질visual cortex에게 직접 들어보자.
시각피질 브라더스의 멤버가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이렇게 많은 구성원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음, 팬들의 요청이 많은 만큼 시각정보 처리가 복잡다단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30개의 영역들로 구성되어 있다. 1차 영역인 V1과 2차 영역인 V2가 메인을 맡고 그 주변에 형태를 주로 담당하는 V3, 형태와 색을 담당하는 V4, 운동을 감지하는 V5(MT)까지 서로 연관된 많은 멤버가 있다. 시각은 눈을 통해 들어온 빛을 평면에 그대로 옮기듯 뇌에 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초점 주변에 정보가 집중되기 때문에 동공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순간순간 변화하는 정보는 먼저 망막의 신경절을 통해 정리되어 대뇌로 보낸다. 더군다나 명암과 윤곽, 색과 음영, 움직임 등의 요소들은 따로 처리한다. 음악으로 이야기하자면 열두 개 정도 다른 악기의 연주가 각각 전해진다. 우리 그룹은 각각의 연주를 소화해내 시각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물론 상당수 멤버의 역할은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시각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시각정보처리란 단순히 사물을 눈으로 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왔다.
양쪽 눈부터 진화 과정에서 가장 오래된 부분인 뇌간의 윗둔덕superior colliculus으로 바로 이어지는 시각정보는 다가오는 물체에 대응해서 눈과 몸을 돌리고 초점을 맞추는 등 무의식적인 반사작용을 만들어낸다. 뇌손상으로 시야의 절반이 손상되는 맹시blind sight의 경우에도 윗둔덕 덕분에 물체를 제대로 보지 못해도 물건을 잡을 수는 있는 특이한 일이 가능한 것이다.
영장류에서 발달한 새로운 경로는 시상의 외측 무릎핵lateral geniculate nucleus을 거쳐 1차 시각영역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다시 측두엽 쪽으로 향하는 배쪽 시각경로ventral pathway와 두정엽으로 이어지는 등쪽 시각경로dorsal pathway로 나뉜다. 배쪽 경로는 주로 사물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하고, 등쪽 경로는 주로 사물의 위치와 어떻게 행동할지와 관계된다.
배쪽 경로가 손상되면 잡고 움직일 수는 있어도 그 물건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는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또한 특정 영역이 손상되면 맡은 역할에 따라 시각정보에 이상이 생긴다. 가령 V4가 손상되면 흑백으로만 보이고, V5가 손상되면 세상이 정지 화면들로 보인다.
글. 브레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