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시간은 태아 때부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스웨덴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내용을 인용해 사이언스데일리는 2일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 생각보다 모국어에 익숙해져 있다는 보도를 했다.
연구를 이끈 태평양 루터 대학(Pacific Lutheran University)의 심리학 교수 크리스틴 문(Christine Moon)이 이끈 이번 연구는 태어난 지 몇 시간 되지 않은 신생아도 모국어가 아닌 언어의 모음에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미국과 스웨덴 양국 병원에서 태어난 지 7~75시간이 지난 신생아에게 스웨덴어와 영어의 모음을 들려주는 연구를 진행했다. 신생아는 양국에서 40명씩 80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모국어 모음 17개를, 다른 쪽에는 외국어 모음 17개를 들려주었다. 모음을 사용한 이유는 태아가 듣는 가장 큰 소리가 어머니의 목소리, 그 중에서도 모음이 가장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생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특정 모음에 몇 번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신생아가 입에 문 고무젖꼭지에 컴퓨터를 연결하고 젖꼭지를 얼마나 오래, 자주 빠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아기들은 모두 외국어 모음을 들었을 때 젖꼭지를 더 많이 빠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어난 뒤 언어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는 상관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두고 신생아가 자궁에서부터 모음 소리를 학습한 것이라 분석했다.
공동 연구 저자인 패트리샤 쿨(Patricia Kuhl)은 “태아들은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10달 동안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어머니가 아이의 뇌에 미치는 최초의 영향”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태아가 소리를 분간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생기는 마지막 10주간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모음을 들어왔다며 “아기가 모음을 자궁에서부터 학습한다는 사실은 태어나기도 전에 발달한 뇌 중추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아과학회지 ‘악타 페디아트리카(Acta Paediatrica)’에 12월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