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람의 기억, 생각까지도 눈으로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가 14 Tesla MRI 기술로 세계 최고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뇌과학 분야의 권위자 조장희 박사(가천의과대학교 뇌과학연구소장)는 지난 7일 동명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조 박사는 ‘Brain Science - Where we are and Where we go' 라는 주제로 “살아있는 인간의 뇌를 (두개골을 열지 않고도)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건 지난 1972년 CT 라는 장비를 통해서였다”면서 “이후 컴퓨터와 첨단공학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뇌영상기기의 ‘해상도’가 높아져 실핏줄 등 뇌 속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리기 등의 운동은 팔다리 호흡기 등에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피가 뇌에까지 더욱 잘 흐르게 하므로 뇌의 발달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강연 서두를 열었다.
“현대과학의 발전은 곧 해상도의 발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역설한 조 박사는 수학을 잘 하는 그룹의 에너지 소모가 수학을 잘못하는 그룹의 그것보다 적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를 들며 “정직하면 공부도 잘되고 삶 자체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조 박사는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으로, 우울증은 세로토닌 부족으로 발생한다”면서 뇌과학의 발달에 따라 우울증, 강박증, 니코틴중독, 알코올중독, 알츠하이머 인지장애 심지어 정신병까지도 예방 또는 조기 진단하는 기회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5년 카이스트 재직 당시, 세계 최초로 2T(테슬라Tesla : 자장의 단위로 숫자가 높을수록 영상 선명도가 높아짐) 초전도 MRI를 개발했던 조 박사는 “인간 뇌의 블랙박스라 불리는 해마 시상 뇌간의 신경화학물질의 변화는 기존 영상기기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가 개발한 7T PET-MRI 융합 기기로는 놀라울 정도로 생생한 뇌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조 박사는 특히 “최근 정부로부터 1천억 원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14 Tesla(테슬라) MRI 기술’로 세계 최고를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7T MRI도 전 세계에 40여 대만 설치되어 있을 뿐이고, 7T MRI 경쟁에서 뒤진 일본과 프랑스 호주가 11.7T MRI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조 박사는 4T MRI를 개발한다면 또 한 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이날 조 박사 강연에 이어 동명대 의용공학과 강성철 교수는 ▲집중력으로 형성한 뇌파로 선풍기 등을 가동하고 ▲동영상 뇌파 게임 ▲스틱을 이용하지 않고 눈길만 보내면 그 방향으로 움직이는 첨단휠체어 등을 ‘뇌과학-IT 융합의 결실’들을 선보여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글 윤관동 기자 kaebin@brainworld.com
사진 동명대학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