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 뇌기반심리상담 이야기 6편] 뇌건강 촉진하기(SEEDS): ① 사회적 연결

[오주원 뇌기반심리상담 이야기 6편] 뇌건강 촉진하기(SEEDS): ① 사회적 연결

오주원 뇌기반심리상담 이야기

뇌는 우리 몸의 컨트롤 타워다. 우리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뇌가 모든 것을 조종한다. 그러다 보니 건강한 마음을 가지려면 뇌부터 건강해야 한다. 

그런데 뇌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도 하고, 잘 자고,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랑 수다를 떨거나 가족과 정을 나누는 것도 뇌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아는가? 

미국의 존 아든(John B. Arden)은 뇌과학과 심리학을 연결한 연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그의 저서 ‘The Brain Bible’에서 뇌 건강을 지키는 다섯 가지 요소를 SEEDS라고 정리했다. 

SEEDS(사회적 연결, 운동, 교육, 식단, 수면)는 인간의 긍정적인 사고와 기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Arden은 이 요인들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뇌와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믿는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사회적 연결’이다. 쉽게 말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뇌를 튼튼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왜 사회적 관계가 뇌 건강을 책임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다음 칼럼부터 차례대로 운동, 교육, 식단, 수면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질 높은 사회적 연결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단순한 감정 놀이가 아니다. 우리가 친구와 만나거나 가족과 따뜻한 대화를 나눌 때, 뇌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마음의 안정감을 주며,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옥시토신은 단지 감정적인 위안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뇌와 몸의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반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면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더 많이 분비하게 된다. 코르티솔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면역력을 약화시키며, 결국 몸에 더 큰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감기 같은 질병에 더 자주 걸리고, 그만큼 몸과 마음의 건강이 더 취약해지는 이유이다. 

또한, 사람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뇌에서 ‘도파민’이 활발히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도파민은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얻는 기쁨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한다. 하지만 사회적 고립이 계속되면 우울증 위험이 커지고, 심지어 인지 기능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뇌가 자극을 받지 못하면서 신경망이 축소되고, 기능 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회적 관계가 뇌의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서로 공감하는 과정에서 뇌의 신경망이 더 촘촘하게 연결된다. 이런 뇌의 변화는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뇌가 더 유연해지고 기억력도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를 ‘신경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뇌가 새로운 자극에 맞춰 변형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경 가소성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통해 이 과정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대인관계가 활발한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치매 발병률이 낮다고 한다. 

즉, 사회적 관계가 단순히 감정적인 위안만 주는 것이 아니라,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연결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방법

그렇다면 사회적 연결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첫 번째는 ‘자주 연락하기’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만 해도 관계가 유지된다. 작은 관심이 쌓이면 결국 돈독한 관계가 된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짧은 메시지나 영상 통화를 활용하면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함께하는 활동을 찾기’다. 동호회나 운동모임 같은 곳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 혼자 하는 운동보다 함께하는 운동이 더 즐겁고, 꾸준히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무언가를 함께하는 경험은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낸다.

세 번째는 ‘경청하기’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러니 대화할 때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특히,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도 편안함을 느끼고 관계가 더 돈독해진다.

네 번째는 ‘디지털 소통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다. 직접 만날 시간이 없더라도 영상 통화나 메시지를 활용하면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요즘은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 감정적 교류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기’다.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부담스럽더라도 한 걸음 내디디면 예상보다 훨씬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다. 때때로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에서 뜻밖의 위로와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니 작은 모임에 참석해 보거나, 관심 있는 활동을 함께할 사람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단순히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 높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변에 수많은 사람이 있어도 진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오히려 더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무조건 많은 사람과 친해지려고 하기보다는, 믿을 수 있고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감정을 나누고 서로 지지해줄 수 있는 관계는 뇌 건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결국, 뇌 건강은 단순히 음식을 잘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잠을 잘 자는 것만으로 지켜지는 게 아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감정을 나누고, 서로를 지지할 때 뇌도 더 튼튼해진다. 

현대 사회에서는 온라인 소통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뇌를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지금 당장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안부 전화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 작은 행동이 뇌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글. 오주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뇌기반심리상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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