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것을 감각적으로, 비언어적으로 느끼며 이해한다. 특히 어린 아기들은 아직 언어로 자신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엄마와의 정서적 연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다.
최근 뇌과학의 발전으로, 엄마의 뇌와 아이의 뇌가 서로 연결되는 과정이 아동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다니엘 시겔(Daniel J. Siegel)과 알란 쇼어(Alan Shore)의 연구는 엄마의 우뇌와 아이의 우뇌가 연결되는 과정이 아이의 정서적, 사회적, 인지적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엄마의 우뇌와 아이의 우뇌 연결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감정적으로 엄마와 연결되려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다니엘 시겔은 "엄마와 아기의 뇌는 정서적으로 조율된다"고 말하며, 엄마의 우뇌와 아이의 우뇌가 연결될 때 아이의 뇌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엄마는 아이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그 감정에 맞게 반응함으로써 아이의 우뇌가 발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엄마가 아이의 불안, 슬픔, 기쁨 등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표정이나 목소리 톤, 몸짓 등의 비언어적 신호를 보내면, 아이의 우뇌는 이를 이해하고 반응하면서 감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은 뇌의 정서적 조율(emotional attunement)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정서적 조율이란, 두 사람의 뇌가 서로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으로, 엄마가 아이의 정서에 정확히 맞추어 반응할 때, 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정서를 느끼고 안정감을 얻는다. 이는 아이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기초적인 기반을 마련해 준다.
엄마와 아이의 정서적 조율
알란 쇼어는 ‘감정중심의 오른뇌 중심치료’에서 부모와 아이 간의 우뇌 연결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쇼어는 우뇌가 감정을 처리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뇌 간의 상호작용이 아이의 뇌 발달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특히, 엄마의 우뇌와 아이의 우뇌가 잘 연결될 때 아이는 감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 이는 아동이 세상과의 관계에서 더 건강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엄마와 아이가 우뇌로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은 주로 정서적 조율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그 감정에 맞는 비언어적 신호(표정, 목소리 톤, 몸짓 등)로 반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이가 불안해할 때 이를 즉각적으로 인식하고 "괜찮아, 엄마가 여기 있어"라는 말을 하지 않고, 아이를 부드럽게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뇌는 엄마의 안전한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이는 엄마의 우뇌와 아이의 우뇌가 연결되며,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은 아이가 세상과 안전하게 연결되도록 도와주며, 나아가 감정 조절 능력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된다.
엄마의 우뇌가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이야기하는 ‘엄마의 우뇌와 아이의 우뇌 연결’은 단순히 정서적인 안정감을 넘어,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정서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아이들은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이러한 안정감은 아동의 정서적 안정성을 기르는 데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안정적인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면, 이는 아동이 다양한 상황에서 감정을 잘 조절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감정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은 또한 아이의 사회적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관련된다. 엄마의 우뇌와 아이의 우뇌가 잘 연결되면, 아이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사회적 상황에 적절히 반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는 아이가 또래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감정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더 잘 사회적 규범을 익히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정서적 안정감은 아동의 인지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아이는 감정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때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경험을 학습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엄마와의 우뇌 연결을 통해 아이는 안정적인 정서 상태에서 학습할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인지 발달을 촉진한다.
엄마와의 우뇌 연결 실패와 심리치료에서의 우뇌 연결의 역할
아이들의 뇌는 감정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하면 아동은 감정적, 사회적 발달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만약 엄마의 우뇌와 아동의 우뇌가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면, 아이는 내면에 깊은 마음의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 상처는 단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더 깊어져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성인기에도 이 감정적 상처와 불안정한 감정적 유대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내면에서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결국, 이 문제는 심리치료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심리치료는 치료사와 내담자의 우뇌가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되는 과정이다. 치료사는 내담자의 감정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이를 정확히 반영함으로써 내담자는 처음으로 감정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치료사는 내담자의 과거 상처를 치유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내담자는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상처를 직면하고 그것을 처리할 수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사실, 심리치료는 부모가 이루지 못한 우뇌 간의 감정적 연결을 치료사가 대신 연결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치료사는 부모의 역할을 대신해, 아이의 뇌가 필요로 했던 감정적 연결을 치료적 환경에서 이루어내며, 이를 통해 내담자는 새로운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고, 자신이 경험한 상처를 치유하며, 건강한 정서적 발달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뇌 발달에 결정적이다. 엄마와 아이의 우뇌가 연결될 때, 아이는 안전하게 세상과 연결되며 감정 조절 능력을 배운다. 부모의 감정적 유대는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이다.
글. 오주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뇌기반심리상담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