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과 길상사와 명상 한 걸음

[김양강양의 서울에서 여름나기] 못다 한 이야기 2 - 성북동

김양 강양의 성북동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이제는 성벽에서 나와 길상사를 가기로 한다. ‘길상사’는 자주 이야기 들었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김양과 강양. 요정이었던 절이라니,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느낌이라 더욱 기대된다.

 


▲ 신기하게도 들어만 가면 몸이 무거워지는 '성북동 비둘기 공원' 앞 터널.

 

길상사로 내려가는 방법은 올라왔을 때처럼 ‘성북동 비둘기 터널’을 지나서 가야 한다. 사실 다른 길이 있을 수도 있지만, 김양과 강양은 그 새롭고도 편한 길을 찾기 어려웠다. 신기한 점은 이 터널 속에서는 이상하게 몸이 축축 처지고 무겁다는 것.

 

올라갈 때는 오르막길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양은 “성북동 비둘기의 한이 맺혀서 그런 것 아니에요?”라는 농담을 했다가 강양의 어색한 웃음만 마주해야 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개 조심’ 팻말. 아직도 이런 팻말을 볼 수 있는 동네가 있다는 것이 정겹기도 하고, 개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정말 개가 있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다.

 

 

정겨운 느낌 가득한 성북동 비탈길을 따라 내려와 얼마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하얀색 담벼락. 그 위에 ‘길상사’라는 팻말이 곱게 걸려 있다. 담벼락과 주변 나무가 잘 어우러진 느낌이 절이라기보다 잘 꾸며진 공원 입구 같은 느낌이다.

 


▲ 사천왕이 없는 일주문

 

 
▲ 일주문에 사천왕은 없지만 길상사 조감도는 있다.

 

절의 대문 역할을 하는 일주문으로 가니 특이하게도 사천왕이 없다. 옛날 요정으로 이름 높았던 ‘대원각’ 시절부터 대문 역할을 하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경내에는 사람들이 나무 그늘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반대편에서는 한 여성분이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 길상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법정 스님의 법언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길상사에는 ‘침묵의 집’이 있어, 누구나 들어가서 혼자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사람들은 ‘명상’은 일부 사람들만 하는 특별한 수행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 조용한 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 머릿속 잡음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명상은 가까이에 있다. 풍경이 좋은 조용한 길을 따라 내딛는 걸음걸음 마음 쓰다 보면 마음이 비워지고 머릿속 잡념도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일종의 ‘걸음 명상’ 중 하나로, 장생 보법을 응용하면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명상은 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끈다. 세타파는 뇌에서 나오는 주파수(뇌파)의 유형 중 하나로, 각성과 수면 사이의 초당 4~8의 주파수를 나타내는 매우 느린 뇌파 상태를 말한다. 명상에 깊이 잠겨 있는 사람의 뇌에서는 세타파가 나타난다.

 


▲ 유명한 요정이었던 대원각을 법정 스님에게 시주했던 고 길상화(김영한) 보살의 공덕비

 

일상생활에서 일반인들도 세타파를 경험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에 시달리다가 해결책을 발견하는 순간이나 창의적인 생각이 번득이는 순간, 뇌는 세타파 상태에 있다.

 

 

이제는 다시 절을 내려간다. 고요한 시간을 충분히 즐겼으니 이제,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서 밥을 먹을 때가 되었다.
(계속)

 

글, 사진.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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