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며 비웠는가? 그렇다면 원하는 것을 얻어가리라

잘 놀며 비웠는가? 그렇다면 원하는 것을 얻어가리라

제6회 풍류도 장생축제, 9일 충남 논산 풍류도 예술원에서 성황리에 열려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전하는 가장 오래된 사서 《삼국지(三國志)》의 〈위서동이전(魏書 東夷傳)〉에 따르면 '그 백성들은 노래와 춤을 좋아하여, 나라 안의 촌락마다 밤이 되면 남녀가 떼지어 모여서 서로 노래하며 유희를 즐긴다.'라고 하였다. 조상들처럼 놀지는 못하더라도, 여기 1박 2일을 내어 오로지 '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다.

풍류도 장생축제가 지난 9일 충남 논산시 대둔산 자락에 자리한 풍류도 예술원에서 열렸다. 지난 2007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축제인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참가객들과 양촌면 주민들까지 한 자리에 모여 400여 명이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였다.

길놀이로 한 바탕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자 본격적인 축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하늘에 먼저 뜻을 고하는 천제(天祭)가 마련되었다. 풍류도 대표이사인 선풍 신현욱 원장은 "선도(仙道)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오늘날 풍류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잘 놓으면 비워지고 또 비워지면 마음이 원하는 것을 찾고 또 얻을 수 있다. 축제에 온 모든 이들이 이곳에서 잘 놀고 비워내서 모두 얻어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천제를 마친 뒤에는 축제의 2부 경연대회가 마련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지난 1년간 풍류도를 통해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시간이었다. 유치원생인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나이도 국적도 지역도 모두 다른 이들이 서로 모여 연습한 공연을 선보였다. 서울과 부산, 대전∙대구∙광주연합, 일산, 평촌 등 5개 팀이 경합을 벌였다. 우승은 최신 인기곡과 각종 트롯트를 메들리하여 춤과 모듬북 공연을 선보인 부산 풍류도 팀에게 돌아갔다.

경연대회 축하 공연으로 영가무도 전문 트레이너들(바로 위 사진)이 무대에 올랐다. 전국에서 영혼의 춤과 노래를 통해 깨달음을 전하는 '영가무도(靈歌舞道)' 전문 트레이너인 이들은 수준급 악기 실력과 공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풍류도 장생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은 바로 3부 대동 한마당이다. 우리 조상들처럼 밤낮으로 못 놀더라도 21세기를 살아가는 단군의 후예로 1박 2일 밤낮은 놀아주겠다는 각오로 온 이들인 만큼 해가 떨어지고 달이 뜬 뒤에도 놀기를 그치지 않았다.

신현욱 원장이 길잡이로 나서 시작된 대동 한마당에서는 축제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징과 북, 장고, 소고 등 우리 악기 하나씩을 들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 켠에는 막걸리와 함께 바비큐, 수박 등 각종 먹을거리가 마련되어 신나게 놀고 또 먹으며 밤이 새도록 놀이판을 벌였다.

카이스트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불가리아인 회원은 "대전 풍류도에서 2년 째 한국 춤과 노래를 배우고 있다. 이렇게 축제를 와서 제대로 한국식으로 놀아보는 것 같다. 정말 즐겁다"고 전했다. 그는 경연대회에 '맨인블랙'으로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이날 대동 한마당에서도 끝까지 북을 들고 흠뻑 빠져서 놀았다.

대구에서 친구와 함께 장생축제에 참석했다는 이화영 씨(34)는 "처음 오는 축제라 뻘쭘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막상 왔더니 괜한 생각이었다. (웃음) 모르는 사람들과 이렇게 쉽게 격이 없이 친해지고 또 신 나게 놀게 될 줄 몰랐다. 매년 여름 시작할 때마다 꼭 와야 겠다"고 말했다.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