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이여, 손에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어라

청춘들이여, 손에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어라

뮤지컬 프로듀서 신춘수 대표가 말하는 '책과 신문, 그리고 뮤지컬' Q & A

세계적인 뮤지컬 프로듀서인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21일 오후 중앙대에서 200여 명의 학생들 앞에 섰다.

주제는 바로 'The Impossible Dream(불가능한 꿈)'. 신 대표는 자신이 연출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의 주제곡이기도 한 이 노래 제목만큼 청년들에게 '꿈'을 강조했다. 그리고 하나 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빠져있는 학생들에게 '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가까이 하라는 것이다. 아래는 신 대표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하였다.

 

 

질문 / 무대 울렁증이 있다고 들었는데 강의를 참 잘하시는 것 같다. 고전에서 뮤지컬 작품을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신춘수 대표 / 무대 울렁증이 있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될 지를 모르겠다. (웃음) 예전에 출연했던 영화(멋진 인생)에서 나는 연기를 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냥 말한 건데 사람들이 '개발연기'라고 말하더라. 오늘 강의는 참 편안하게 한 거다. (웃음)

책은 〈돈키호테〉〈마당을 나온 암탉〉〈도리언그레이의 초상〉 이렇게 세 권을 추천한다. 모두 뮤지컬로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이다. 뉴욕 출장 비행기 안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다가 울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웃음) '라이언 킹'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겠나. 만들어보고 싶다.

〈도리안그레이의 초상〉 역시 '지킬 앤 하이드' 같은 구도를 갖고 있어서 꼭 작품으로 해보고 싶다. 영화나 무용, 연극 등으로 많이 만들어진 작품인데 한 번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도 통하는 내용이 많다. 작가의 통찰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신 대표는 〈돈키호테〉는 '맨 오브 라만차'라는 뮤지컬을 통해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질문 / 작품을 하면서 관련 내용을 책을 통해 많이 공부한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책 읽는 방법이 있다면.

신 대표 / 내 인생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태어나서 중 1~2학년까지, 그리고 30대가 되기 전까지의 암흑기를 거쳐 (웃음) 지금의 내가 있다.

어렸을 때는 정말 책을 많이 읽었다. 당시 나는 잘난 척하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 친구들이 모르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희열이 컸다. 그리고 암흑기에는 책이랑은 담을 쌓고 지냈었고. (웃음) 최근에는 몰입해서 읽는 편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일 때문에 바빠서 책을 잘못 읽는데,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가면 비행기 안에서 집중해서 읽는 편이다.

요즘 책 읽기 방법이 좀 바뀐 것이 있다면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사색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애쓴다. 책을 읽었다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그 책을 읽고 뮤지컬을 만들 듯, 책에서 느꼈던 것을 나만의 세계에서 만들어보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좋다고 생각한다.

참, 최근에는 한국 문학을 많이 찾아 읽는 편이다. 한국 영화가 르네상스를 맞이했듯, 우리 뮤지컬도 (문학에서 발굴하여)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질문 / 뮤지컬 프로듀서로서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 또 무대에 올리는 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신 대표 / 깜깜한 공간 속 무대에만 빛이 들어오고 배우들이 그 위에서 표정으로, 노래로 말할 때 정말 희열을 느낀다. 최근에는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들에 대한 질투가 조금씩 생기기도 한다. (웃음) (신 대표는 자신이 연출한 영화 '멋진 인생'에 직접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가장 큰 즐거움, 목표는 좋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관객들과 큰 울림을 함께 가지는 것이다.

 

 

질문 / 뮤지컬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뮤지컬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데 좋아하는 것과 그것을 업(業)으로 삼는 것은 다른 것 같다.

신 대표 /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 마음이 있다면 일단 뮤지컬 프로듀서로서 첫 번째 조건을 갖춘 것이다.

나는 여러분들이 정말 실컷 놀았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좋은 체력을 만들어라. 운동해야 한다. 정말이다. 특히 여자분들. 체력이 되어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다. 또 하나, 조금이라도 더 머리가 젊을 때 다양한 인문학 고전을 읽기 바란다. 이건 뮤지컬 프로듀서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취직해서 직장인으로 살아도 마찬가지다. 인문학 고전을 통해 여러분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질문 / 작품 선정을 할 때 시대적인 주제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신문을 많이 읽어야겠다.

신 대표 / 우리 컴퍼니(오디뮤지컬컴퍼니)가 하는 일은 굉장히 1차원적인 일이다. 사람을 만나서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다.

요즘 사람들은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한다. 우리 회사에서 최근 진행하려는 일이 바로 출근해서 오전에는 컴퓨터를 못 켜게 하는 것이다. 트위터나 스마트폰, 인터넷 등에 쓰는 시간을 좀 줄여라. 대신 그 시간에 책을 읽고 다양한 신문을 읽어라. 인터넷은 일방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찾게 되고 보게 된다. 그런데 신문은 다르다. 상호적이다.

질문 / 강의에서 '꿈'을 굉장히 강조했다. 그렇다면 성공한 뮤지컬 프로듀서가 생각하는 '돈'이란 무엇인가.

신 대표 / 한 때 나는 '200억의 사나이'였다. 부채규모가 200억 원이라는 말이다. (웃음) 그런데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를 지지해줬다. 그 이유는 내가 꾸준히 (뮤지컬을 연출)해온 히스토리에 대한 신뢰였다.

눈앞의 돈에 연연하지 않았기에 수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고 실패했다고 남들이 말해도 두려움 없이 또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신 대표는 37개 작품을 연출했고 사람들로부터 '33개 실패, 4개의 성공'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뮤지컬은 점점 발전할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뮤지컬은 영화와 가요 다음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직 산업으로 규모는 작지만 더 커질 시장이다. 앞으로 '디즈니'처럼 콘텐츠를 양산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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