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종교에 매료되는가?

재미있는 두뇌상식

2012년 04월 03일 (화) 14:31
조회수20807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

 

전 세계 인구의 80퍼센트가 어떤 형태로든 종교를 가지고 있다. 역사 속에서 종교에 의해 이러저러한 혼란과 소동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지만, 인간은 동굴벽화를 그리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신을 열망한다. 인간의 뇌가 종교를 추구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 때문일까? 종교는 인간의 뇌에 어떤 만족을 주는 것일까?

답을 추구하는 뇌와 종교
뇌는 불확실한 것보다 확실한 것을, 막연한 것보다 분명한 것을, 불균형하고 비대칭인 것보다 균형과 대칭 상태를 좋아한다. 컵과 접시는 나란히, 공구들은 제자리에 있길 원한다. 어떤 이야기든 반드시 결말이 있어야 하고, 질문에는 답이 있어야 하고, 의심은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답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가 죽으면 무슨 일이 생길까’, ‘사람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등등. 종교적 믿음은 이런 질문에 답을 주고, 완결된 결말과 질서를 제공한다. 뇌는 의심하는 것보다 믿는 데서 더 편안함을 느낀다. 뇌는 상상하고, 믿고, 믿음에 따라 행동한다.

평등을 추구하는 뇌와 종교
인간은 평등주의적 성향을 갖고 태어난다. 하지만 평등한 듯 뛰어 놀던 어린아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서로의 권한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에서의 업무와 위계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퇴근 후 기진맥진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종교 안에서는 사장과 직원이 평등해진다. 같은 신앙 안에서 함께하는 동안 현실세계의 위계질서는 잠시 사라진다. 물론 다음날 이 둘은 각자의 권력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종교 안에서 한두 시간 동안, 이 둘은 전적으로 평등하다.

그것은 우주의 가장 위대한 힘(즉, 신)이 인정한 평등이다. 일반적으로 종교 모임에서 느끼는 이런 평등의 신호는 가족관계에서도 작용한다. 아버지들보다 어머니들이 종교 활동에 더 적극적인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어머니의 행동을 제지하기에 앞서, 집안에서 그 어머니가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공감을 추구하는 뇌와 종교
인간의 뇌는 사회적이다. 뇌는 완전히 독립된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이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 자기 자신이 실제로 육체적 고통을 겪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그대로 반응한다. 전두피질, 후두정엽 영역에 분포하는 거울 뉴런 때문이다.

거울 뉴런은 타인의 행동을 자신의 행동처럼 느끼고,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뇌는 타인의 영향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사람들이 신중하게 동료를 택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은 바로 이런 타인의 영향,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같은 신을 믿어’, ‘우리는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이런 뇌의 작용 때문인 것이다. 

평안을 추구하는 뇌와 기도
기도하는 사람은 덜 긴장하고, 마음이 더 편안해지며, 개인적 자신감이 더 커진다. 기도하는 동안 뇌를 스캔한 영상을 보면 감정, 행동을 통제하는 전두엽과 사고, 연상, 인식 기능을 담당하는 하두정엽이 활성화된 것을 볼 수 있다. 기도는 매우 조용히 이루어지지만, 뇌는 무척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기도를 많이 할수록 뇌가 활성화되어 감정 조절과 사고, 인식 기능, 기억력이 향상된다. 따라서 기도는 신을 만나는 행위이기 이전에 사람들이 자신의 뇌와 마음을 달래고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또한 기도는 고통을 줄이는 좋은 약이 되기도 한다. 고통을 느끼는 시작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도와 같은 종교의식은 운동처럼 열심히 반복해야만 그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다. 긍정적인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가장 큰 이유는 의식을 마친 사람들이 다시 골칫거리로 가득 찬 현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뇌의 위안과 인간의 선택
인간의 뇌는 분명히 종교에 의해 위안을 얻는다. 최소한 종교를 갖고만 있어도 뇌는 위안을 얻는다. 종교적 믿음은 자존감을 줄 뿐 아니라, 놀랄 만한 대담함과 창의력을 이끌어낸다. 종교만큼 인류의 지성과 예술을 자극하고 그것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던 것도 없다. 또한 종교는 결혼, 출산, 자녀 양육 등 심리적인 동요가 발생하는 인간의 삶 곳곳에 개입하고, 그들의 삶을 후원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의 현실을 외면하고, 혹은 도피하고 종교에 극도로 빠졌을 때, 인간이 신에 대한 인간의 복종을 권력의 도구로 이용했을 때, 얼마나 절망스러운 상황(불신, 원망, 미움 등)과 결과(전쟁, 테러, 살인 등)를 가져오는지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믿음은 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어떤 믿음을 추구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다. 인간의 뇌가 하나의 믿음을 선택하여 각인시킨 이후 그 믿음을 바꾸는 일은 열정적 관계의 연인을 바꾸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 도움 받은 책·《신의 뇌》 라이오넬 타이거, 마이클 맥과이어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