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과 교육 접목한 '뇌호흡'

뇌과학과 교육 접목한 '뇌호흡'

뇌2003년2-3월호
2010년 12월 23일 (목)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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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풍부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뇌를 잘 개발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뇌를 개발하는 일, 곧 교육은 인간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지금까지 교육활동은 삶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뇌기능의 향상과는 거리가 먼 문제를 주로 다루어왔다.

퍼즐조각처럼 분절된 지식이나 기술을 다루는 활동은 인간의 대뇌 좌반구에 치우친 뇌기능을 주로 향상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뇌기능의 통합적인 향상을 이룰 수 있는 활동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 점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뇌호흡>은 교육의 묵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평을 새롭게 제시한다.


뇌 개발 프로그램인 <뇌호흡>의 목적은 뇌기능의 통합적 향상을 이루는 것이다.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는 학습자가 자신의 뇌를 대상으로 하여 체험을 해가는 체험학습법을 주로 쓴다.

뇌호흡은 학습자 자신의 뇌를 주 학습소재로 삼는다는 점에서 다른 뇌 개발 프로그램들이 숫자나 기호를 이용한 문자언어나 영상을 주학습소재로 삼는 것과 뚜렷이 차이난다.


뇌 개발 프로그램으로서 뇌호흡은 학습자의 배우려는 의지를 키움으로써 자발적으로 뇌 개발 활동을 하도록 하는 주체성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습자를 1년 이상 관찰한 결과, 학습자는 뇌호흡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자신과 주위와 세계를 하나의 전일적인 체계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변화를 일으킨다.

구체적으로 학습자의 자신감과 능동성은 더욱 커지고 긍정적 태도로 바뀌며 타인과 공감하는 힘도 발달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 또 학습자는 “내 안에 새로운 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체험을 자주 겪는다. 이러한 체험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 심화된다. 따라서 학습자는 자신의 삶을 예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를 통하여 자기 자신에 대하여 철저하고 분명하게 파악하는 힘을 얻는다.


뇌 과학자들은 뇌가 자신을 지각하는 능력(reflexivity)과 끊임없이 구조를 갱신하려는 성향(plasticity)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교육학자들은 바람직한 교육활동은 교육 그 자체에서 재미(interest)를 찾는 활동이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습자가 체험(reflexive experiences)을 통해 자신의 학습과 생활을 통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디에 초점을 두든지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뇌의 구조 자체를 계속 새롭게 갱신하는 것이 뇌 개발 또는 교육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뇌호흡 학습자가 겪는 새로운 체험은 뇌의 구조 자체에 변화가 일어났음을 가리키는 증거이다.


교육적 수단의 특징으로 초점을 옮기면, 뇌호흡은 학습자 자신의 뇌를 학습소재로 삼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재미를 느끼면서도 깊이 있게 체험을 하게 한다는 점을 먼저 들 수 있다. 뇌호흡은 학습자 자신의 뇌에 대한 정보나 기술을 일러주는 활동보다 학습자 자신의 뇌, 즉 자신의 몸과 마음과 정신이 변화하는 것을 실제로 겪도록 이끌어주는 활동을 가장 중요시한다.

이를 위해 학습자는 몸과 마음을 일치시켜 뇌기능을 높이고 의식을 몸 안으로 집중하여 뇌파를 안정시키며 반복과 심화를 통해 몸과 마음과 정신의 지속적인 향상을 이룸으로써 뇌세포 회로망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원리를 몸으로 배우고 익힌다.


교육학의 관점에서 보면, 뇌호흡은 학습자 자신의 체험을 향상하는 ‘체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이자 학습자가 학습의 속도와 단계를 조절해가는 ‘자기조정학습(self-regulated learning)’이며 학습자가 배움을 통해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 전체를 변형해가는 ‘변형학습(transformative learning)’에 해당한다.

뇌호흡은 뇌기능의 통합적 발달이라는 바람직한 목적을 구체적으로 이루어내는데 반드시 필요한 실천적 지침과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깊이 있는 체험을 겪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뇌호흡에서 쓰는 교육적 수단의 강점은 그 무엇보다도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뇌호흡은 새로운 학문 분야가 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뇌 개발 프로그램이자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뇌호흡은 뇌와 인간이라는 상이한 두 관점을 모두 취하고 있다.

이는 뇌과학과 교육학의 창조적 통합을 통하여 학습의 의미를 확장하고 교육목적에 도달하는 확실한 교육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학습이란 이해하지도 못하는 정보를 뇌에 기계적으로 잘 새기거나 본래 목적에서 어긋난 기술을 체득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교육활동은 뇌의 본래 속성을 살려 누구나 의미 있는 체험을 겪을 수 있도록 과학화되어야 할 것이다. 뇌과학과 교육학이 공생과 상생을 하는 영역에 뇌호흡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인간 존재의 발달’이라는 주제는 뇌과학과 교육학이 공생과 상생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학문분야로 정립될 것이다. 이 새로운 학문분야를 가리켜 ‘뇌기반교육(brain-based education)’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뇌호흡은 학습자 자신의 뇌를 소재로 체험을 확대해간다는 점에서 ‘인간 존재의 발달’을 구체적으로 다룬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앞으로 뇌호흡은 뇌 기반 교육론의 체계를 정립하고 확산함으로써 인간 존재를 이해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글. 신혜숙 한국뇌과학연구원 연구원,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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