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들이 젊어지고 있다, 약령층 뇌졸중

뇌졸중 환자들이 젊어지고 있다, 약령층 뇌졸중

뇌졸중 STROKE

뇌2004년2월호
2010년 12월 07일 (화)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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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외래에 삼십대 중반의 남자 분이 환히 웃으며 들어선다. 2년 전 봄, 회사원인 이 환자는 오른손과 오른쪽 다리의 마비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매우 건강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검사상 심한 협착(뇌혈관 좁아진 상태)이 관찰되었다. 운동부족과 함께 매일 즐겨하는 패스트푸드가 주된 원인이었다.

다행히 뇌혈관을 뚫어주는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 후 현재까지 재발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 운이 매우 좋은 경우라 할 수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

그에 반해 얼마 전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40세 전후의 환자는 이와 상반되는 경우이다. 회사에서 회의도중 갑작스런 마비와 어지러움증으로 내원한 후 곧바로 사지마비가 진행되었다. 검사결과 뇌동맥의 박리(혈관이 찢어진 현상)가 발생한 것으로 규명되었다. 뇌혈관의 박리는 젊은 연령의 뇌경색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심지어는 어린 자녀를 무등 태우는 것과 같이 작은 충격도 뇌혈관의 박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가벼운 외상 (차량 접촉사고 등) 후 뒷목이나 후두부에 통증이 있으면서 어지러움증이나 마비 등 증상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이에 대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내가 근무하는 아주대 병원 신경과에 뇌경색으로 입원한 환자의 연령분포를 보면 20~40대에 뇌경색이 발병한 경우가 5명 중 1명꼴로 예상외로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0세 이상의 노인 환자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 들어 각 병원들의 뇌졸중 센터들은 20~50세의 연령층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뇌졸중에 대한 검사를 한번 받아보겠다고 외래에 방문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사례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일부에서 심한 혈관협착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운동이 부족한 직장인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최근 들어 내경동맥(목부위의 큰 혈관)에 동맥경화증 관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뇌혈관의 질환도 점차 서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뇌졸중에 따르는 증상들

마비나 어지러움증 등 경미한 증상이 있을 때라도 뇌졸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검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일단 뇌졸중이나 이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정된 경우에는 지속적인 투약이 필수적이다.

특히 젊은 연령에서 발병하는 뇌경색의 경우 노인층과 달리 (동맥경화증과 같은 일반적인 뇌혈관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 절반 가량 심장질환이나 동맥박리와 같은 특수한 원인이 관찰된다. 따라서 치료의 측면에서도 다를 수밖에 없다.

매우 안타까운 경우로 얼마 전에 입원한, 이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려던 젊은이가 떠오른다. 이 환자는 심장에 부정맥이 있다고 들었으나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고 주위 어르신들의 권유에 따라 이것저것 몸에 좋다는 것을 복용해 왔다고 하였다. 그러던 중 심장에서 발생한 큰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되어 막히는 바람에 실어증(말을 전혀 하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증상)과 심한 편마비증상으로 결국은 사회생활로의 복귀가 영구히 불가능하게 되었다. 미리 항응고제와 같은 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면 이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치료를 담당하였던 의료진은 모두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뇌졸중은 본인의 신체적 장애뿐 아니라 온 가족의 고통이며, 더 나아가 사회적 손실이다. 더욱이 그 환자가 30, 40대의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는 연령이라면 그 손실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또한 수십년 (길게는 30~50년) 간 이러한 장애를 갖고 지내야 한다는 사실은 노인층에서 발생하는 뇌졸중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글|방오영
nmboy@madang.ajou.ac.kr
아주의대 신경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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