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망원인 1위, 뇌졸중

국내 사망원인 1위, 뇌졸중

흡연, 음주, 고혈압 등이 주 원인

뇌2003년2-3월호
2012년 04월 10일 (화)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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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혈액공급 안되는 뇌경색과 뇌출혈 통칭

뇌졸중은 동맥경화 등으로 뇌혈관이 막혀 뇌에 혈액공급이 차단돼 뇌 기능을 상실하는 뇌경색腦梗塞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통칭하는 말이다. 한방에서는 중풍이라고 부른다. 뇌졸중은 현재 단일질환으로는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다.

이 병은 일단 발생하면 뇌 기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 환자 2~3명 중 1명은 나중에 재활치료를 받아도 일상생활로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뇌졸중 발생 위험을 조기에 감지해 예방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 어떤 사람이 뇌졸중에 걸리는가. 연세대 의대 뇌연구소팀이 94년부터 5년간 뇌경색으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뇌경색 위험 인자 여부를 조사한 결과, 환자의 64.3%가 고혈압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 담배가 위험 요인

또 3명 중에 1명 이상(35.2%)이 담배를 피웠으며, 당뇨병은 26.9%로 조사됐다. 콜레스테롤 등 고지혈증은 24.1%, 혈액의 끈끈함을 나타내는 ‘헤마토크리트’가 50% 이상(정상 40%대)인 사람은 21.8%로 나타났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62세였으며, 남자가 6대4 비율로 여자보다 많았다. 특히 고혈압, 흡연 등 뇌졸중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있는 사람일수록 발생위험이 높았다.

하지만 이같은 뇌졸중 위험요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지극히 낮게 나타난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전국의 일반인 1749명을 대상으로 뇌졸중의 위험인자에 대한 인식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고혈압, 당뇨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한 가지도 열거하지 못한 사람이 전체의 43.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고혈압에 대한 인식도는 상대적으로 높아 응답자들의 44%가 뇌졸중의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으나, 나머지 위험 인자에 대한 인식도는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흡연자 중에는 흡연이 뇌졸중의 위험요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32%나 됐다. 또한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높은 사람 3명 중 2명 이상이 뇌졸중 발생 전에 나타나는 전조증상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강북삼성병원 신경과팀이 고혈압, 당뇨, 흡연자, 65세 이상 등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 126명에 대해 전조증상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증상별 10개 항목에 대해 7개 이상 알고 있는 사람은 27%에 불과했다. 전조증상은 혈액 속의 피딱지(혈전) 등이 일시적으로 뇌혈관을 막아 생기는 현상으로, 이 상태에서 항(抗)혈전제 등으로 신속하게 대처하면 뇌혈관이 완전히 막히는 치명적인 상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뇌졸증에 걸린 뇌. 조직의 극심한 손상이 드러난다

팔, 다리에 힘빠지고 한쪽 얼굴이 저린다면 일단 의심

뇌졸중 전조증상은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진다,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진다, 중심잡기가 어렵고 비틀거린다,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한쪽 얼굴이 저리거나 먹먹하다,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생각나지 않는 단어들이 생겨 표현능력이 떨어지거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치매증상이 나타난다, 한쪽 팔 다리가 다른 사람 살처럼 느껴진다 등이다. 이런 증상은 보통 수분간 일시적으로 왔다가 정상으로 회복되며, 길게는 수시간 정도 가는 경우도 있다. 대개 뇌졸중은 전조증상이 생긴 당일 발생한다.

그럼 뇌졸중 발생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을까.

노원을지병원 신경과팀은 99년 3월부터 1년 동안 뇌혈류 초음파검사를 받은 사람 가운데 뇌졸중 증세가 없었던 정상인 651명을 대상으로 나이, 고혈압, 고지혈증 등 뇌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점수화해서 ‘뇌혈관질환 예측지수’를 만들었다. 예측지수는 뇌혈관질환 위험 인자로 확실히 인정된 65세 이상의 고령,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의 독립적 요인과 여성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등 뇌혈관질환 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영향력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1점으로 간주하고, 이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고혈압이 있고 담배를 피우면 2점, 여기에 65세 이상이면 3점이 된다. 이 방식으로 뇌혈관질환 위험성은 2점이 넘은 상태에서 1점 올라갈 때마다 2.2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계산법은 위험 인자가 하나만 있을 때는 그 영향력이 각기 다르지만, 여러 요인들이 중복되면 영향력이 미미했던 위험 요인들도 독립적 요인과 마찬가지의 영향력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즉 위험 요인간에는 상승작용이 있어 고혈압 한가지를 가지고 있을 때보다 흡연,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동시에 있을 때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증폭된다. 따라서 예측지수가 높은 사람은 사전에 뇌혈류 초음파검사 등으로 조기 진단하고 위험요인을 개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아스피린 복용이 예방에 도움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경우, 예방법 중 하나가 아스피린의 정기 복용이다. 특히 뇌졸중 전조증상이 있거나, 일과성 허혈발작을 경험한 사람, 뇌동맥 등에 동맥경화가 확인된 사람은 아스피린 복용이 큰 도움이 된다. 아스피린은 혈액 속에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항혈전제이다. 항혈전제는 항혈소판제제와 항응고제의 두 가지가 있는 데, 혈소판은 혈액성분이 엉켜 혈전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 약을 복용하면 혈소판의 기능이 줄어 혈전이 잘 생기지 않는다. 심한 경우는 혈전을 만드는 혈 중 응고인자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응고제 복용법도 있다. 다만 이 약물은 부작용으로 출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목의 앞쪽 좌우로 올라가며 뇌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큰 혈관이 경동맥이다. 동맥경화로 경동맥 벽이 점점 두꺼워져 나중에 완전히 막히는 것이 경동맥협착증인데, 이것이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 된다. 혈관벽이 헐어 그 찌꺼기가 떨어져나가 뇌혈관을 막거나, 뇌 전체의 혈류량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경동맥 협착 여부는 초음파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이 검사로 뇌졸중 전조 증상이 있는 사람 중 경동맥이 70% 이상 좁아져 있거나, 혈관벽이 헐어 찌꺼기가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있으면 예방 목적의 혈관 수술이 권장된다. 또 뇌졸중 경고 증상이 없지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으로 경동맥이 70% 이상 좁아진 사람은 이 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다.

수술은 ‘경동맥내막절제술’ 등을 한다. 즉 동맥경화로 좁아진 혈관의 내막을 도려내는 것이다. 즉 혈관 확장 공사인 셈이다. 일단 뇌졸중을 앓았다면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람 4~5명 중 1명은 한달 안에 사망한다. 이 고비를 넘긴 사람들의 10%는 그냥 둬도 호전되고, 다른 10%는 어떤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다. 문제는 나머지 80%. 이들은 1년 이상의 지루하고 힘든 재활치료를 얼마나 열심히 받느냐에 따라 그후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

뇌졸중의 재활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결과가 좋다. 뇌졸중의 신경학적 회복은 초기 3개월에 70%, 6개월 동안에 90%가 이뤄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발병 후 1년~1년반 사이에 회복할 수 있는 양의 100%가 마무리된다. 재활치료를 잘 받은 사람의 80%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상실한 언어능력을 회복한다. 또 70%는 어떤 형태로든 걸을 수 있으며, 30%는 원래 직업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다. 그러나 회복 속도가 점점 늦어지면 환자들은 재활치료를 중단, 포기하거나 대체의학 등 다른 방법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한림대성심병원이 퇴원한 뇌졸중 환자 24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이들의 60%가 재활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한방치료를 한다(43%) 병원이 멀다(37%) 좋아져 더 이상 병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36% 복수응답) 등이었다. 재활치료 대신 한약이나 침술치료, 대체요법에 의지하거나 임의로 약을 사먹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활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사람들의 뇌졸중 재발률이 17.7%로 치료를 받은 사람의 6.4%보다 2.8배나 높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글. 김철중 의사,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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