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말이 살지는 계절이다. 올 가을에는 말을 타고 숲 속을 거침없이 달려보는 것이 어떨까. 그동안 승마는 일반적으로 접하기에 부담스러운 레저스포츠로 알려져 왔으나 근래에 와서는 주말 골프보다 저렴하면서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 효과가 뛰어나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자리잡고 있다. 말 위에서 만끽하는 자유는 반복되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자, 말등에 올라 가을 속으로 출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은 인간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농경이나 교통수단 혹은 전쟁 등의 특별한 목적에 이용되는 등 인간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인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종류의 말을 이용한 운동을 즐겨왔고, 지난 1912년 동물과 함께 경기를 하는 유일한 종목으로 승마가 올림픽경기 정식 종목에 채택되기도 했다.
승마가 이렇게 인간과 친근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특수한 계층에서 즐기는 운동으로 알려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승마경기총괄기관인 (사)대한승마협회에는 전국 15개 시·도 지부 승마협회와 산하 승마단체 및 승마장 등이 속해 있고, 최근에는 늘어나는 승마 인구와 이를 수용하기 위한 승마장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전체 승마인구는 등록된 선수와 일반인을 합하여 약 2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다른 레저스포츠에 소요되는 경비보다 결코 많지 않은 비용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점차 대중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살 빠지고 균형 잡히는 승마 건강법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해소, 재미 측면에서 승마가 꽤나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승마는 무엇보다 운동효과가 크다.
우선 승마는 말과 함께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말과의 일체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승마를 제대로 즐기려면 자기가 탈 말과 정서적인 교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말은 살아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승마하기 전이나 승마 중, 승마가 끝난 후를 막론하고 항상 애정을 표시해야 하며, 말이 어떤 상황에서 불편해하고, 편안하게 느끼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승마는 동물과 함께 하는 운동이므로 정서적으로 사람을 순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말을 탄 사람은 말의 주의를 기수에게 집중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때는 어깨, 등, 허리의 힘을 빼야 말에게서 전달되는 율동을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야 비로소 말과 사람이 일체가 되어 보다 만족스러운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승마를 하면서 얻게 되는 운동 효과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균형감이다. 승마운동은 말의 움직임에 따라 상하와 전후의 연속적인 흔들림을 지속하여 몸 전체의 균형을 바로 잡아준다.
또 말이 달리는 속도에 따라 운동의 강약이 달라지므로 굳은 몸을 유연하게 단련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효율적인 승마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항상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말에 앉을 때는 허리를 똑바로 세운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말이 평보나 속보 및 구보를 할 때 그 운동 동작에 맞추어 허리 운동이 계속되기 때문에 허리가 유연해짐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움직임은 군살을 빼는 데도 효과적이다. 승마는 기본 동작이 계속되는 동안 각각의 동작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순간 순간 강약에 따라 몸 전체의 율동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팔, 다리, 어깨 및 허리 등의 근육이 발달하게 되고, 동시에 허리와 복부의 군살이 빠지는 효과가 있다. 특히 처음 승마를 할 때는 내장이 출렁거릴 만큼 고된 율동을 통해 저절로 장운동이 되기 때문에 변비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또 승마운동은 승마 도중 말에게 필요한 동작을 지시할 때 대부분 다리를 이용하게 되므로 하체 근육 단련에도 그만이다. 실제로 한 시간 승마로 성인 여성 하루 섭취량인 2300kcal보다 많은 2700kcal가 소모될 뿐 아니라 약 50분 미만의 승마운동이 만보 걷기와 비슷한 강도의 운동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승마는 또 말의 움직임에 따라 말을 탄 사람의 호흡이 조절된다. 이와 같은 강약 호흡이야말로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점에서 평소 호흡 운동의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건강유지에 적절한 운동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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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교육부터 철저히
이처럼 승마는 살아있는 동물인 말 등에 올라타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사람의 지시(부조)에 따르는 말과 교감하게 된다.
또 말의 움직임에 따라 몸 전체가 움직이게 되고, 말에서 떨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해 운동을 하게 되므로 평형감각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말은 사람의 지시에 따라 비교적 움직임이 작은 평보부터 속보를 거쳐 동작이 매우 격렬한 구보까지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 말을 탄 사람은 말의 움직임에 따라 몸 전체의 중심을 유지하며 계속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운동량에 따라 호흡을 맞추다 보면 심폐기능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목, 어깨, 팔, 허리, 종아리 등의 전신운동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가 튼튼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현대 도시인들의 고민인 체중조절이나 군살빼기에 도움이 되는 운동일 뿐 아니라 허리교정운동에는 승마만큼 좋은 운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운동효과는 승마한 사람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어 항상 정신적 안정과 평온함을 유지시켜 주고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준다.
그러나 승마를 처음 배울 때는 말에 오르기 전에 반드시 기초교육부터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은 개인의 소질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공인승마교관으로부터 약 1주일 정도 받는 것이 보통이다. 이 사전 기초교육기간에는 승마운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인 위험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승마를 즐기기 위한 제반교육이 실시된다. 교육 내용은 말에 대한 일반지식, 승마복 착용법, 말에 접근하는 방법, 승마 및 하마방법, 각종 승마용구명칭, 안장 지우기, 말 씻기(세마) 등이 해당된다.
아울러 건강과 취미생활의 하나로 승마를 즐기다보면 개인의 희망에 따라 (사)대한승마협회에서 주최하는 전국승마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승마 경기의 한 종목을 계속 훈련한 후 담당교관의 기량 인정을 통해 규정에 따른 선수 등록을 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것인데,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시험이자 또 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참고로 승마경기는 남녀 구별이 없고 연령의 제한도 없으며, 전국승마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현재 약 4~50명 정도이다.
산하 내닫는 호연지기가 매력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승마운동의 묘미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있다. 승마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우선 승마운동에 열중하는 동안 정신이 한없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져 평상시 쌓였던 스트레스가 일시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말에 올라타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시선 아래에 놓여 시야가 넓어지는 것과 더불어 마음 자세가 여유로워진다.
특히 승마의 기본 교육을 거친 다음에는 제한된 공간인 승마장을 벗어나 한없이 넓게 펼쳐진 들판이나 야산 등에서 승마운동(원승 또는 외승)을 하게 되는데, 이 때는 좁은 승마장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호연지기를 느끼게 되어 승마의 또 다른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말 위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과 새벽안개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꺼움은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쾌감이다.
글│박원오 josephpark7@hanmail.net
(사)대한승마협회 전무이사. 농어민디지털위성방송 대표이사. 고등학교 때부터 승마를 시작해 현재 장애물비월경기, 마장마술경기, 종합마술경기에 대한 국제승마협회 공인국제심판원 자격증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