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극단 성북동비둘기 공동주최, 5월12일부터 공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공동주최로 아서 밀러의 ‘Death of a salesman-세일즈맨의 죽음’이 오는 5월 12일(금)부터 5월 21일(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위와 파격’ 의 대명사로 불리는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Medea on media’ ‘Bye – Cycle’ ‘하녀들’ 과 더불어 가장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2010년 일상지하에서의 초연 이후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아 2011년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하였다.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주인공 윌리가 죽음으로 달려가는 원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하여 마치 플래시백처럼 지나간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공동주최로 아서 밀러의 ‘Death of a salesman-세일즈맨의 죽음’이 오는 5월 12일(금)부터 5월 21일(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윌리는 무대를 가로질러 놓여있는 러닝머신 위에서 러닝타임 내내 달리기를 하고, 관객들은 자동차를 전속력으로 밟으며 죽으러 가는 윌리의 시간을 함께 체험한다. 그가 달려가는 동안 주위에 가족이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등장해, 원작의 장면을 변형시키면서 윌리를 괴롭히거나 부추기거나 달랜다.
각 장면과 인물의 태도는 윌리의 시각에서 재편성된다. 그가 원하는 방식대로 기억되는 삶의 순간이 또다시 그를 소외시킨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터로 내몰려 쉴 새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우리의 아버지 윌리, 일찍이 경제 성장의 주축세력이었으나 이제는 쓸모없고 볼품없는 존재로 전락해버린 그의 삶이 그처럼 비참한 동시에 얼마나 헌신적이고 치열한 것이었는지, 또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인생과 가족의 이미지는 어떤 것이었는지를, 이 공연은 서사가 아닌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체험을 통해 전달한다.
▲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주인공 윌리가 죽음으로 달려가는 원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하여 마치 플래시백처럼 지나간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공연은 원작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드러내는 인간을 소진시키는 자본주의의 잔혹함은 관객들의 체감을 통해 냉정하게 전달된다. 손전등을 손에 든 윌리 로만이 지하주차장에 나타나면서 공연은 시작된다. 이제 쓸모없는 물건을 모아 놓은 지하실은 정리해고 되어 불안한 노년을 보내야 하는 윌리의 처지 그 자체를 환기한다. 윌리는 문득 지하실 중앙에 버려진 듯 놓인 러닝머신을 발견하고 작동시킨다. 그리고 러닝머신 위를 달리기 시작한다. 윌리는 공연 시간 내내 달리는 시늉만을 낸 것이 아니라 실제 쉼 없이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땀을 쏟아낸다. 그 위에 선 사람을 쉴 틈 없이 뛰게 하는 러닝머신은 달리는 휴식이 곧 도태를 의미했던 냉혹한 자본주의의 전쟁터에서 열심히 달렸던 가장 윌리의 삶을 가시화한다. 또한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러닝머신 앞에 놓인 조명등은 쉼 없이 달리는 윌리를 격려하고 채근하고 괴롭히는 과거를 빛바랜 흑백영화처럼 끌어낸다. 스탠딩 조명기구가 비추는 한 줄기 빛은 영사기 속에서 살아나온 낡은 흑백 영화 필름처럼 윌리의 기억을 자극한다. 마치 자신의 과거를 영화 속 장면을 통해 되돌려보는 듯,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윌리는 간간히 단발마의 비명을 대면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러닝머신 위 현재의 윌리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아서 밀러의 원작 텍스트를 구현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5월 12일부터 5월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20,000원이며, 공연문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02-3668-0007) 또는 극단성북동비둘기(02-766-1774)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