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나아트스페이스 2017년 1월11일부터 18일까지 개인전
동양화가 허은오 작가가 내년 1월 11일부터 18일까지 제10회 개인전 ‘고요함이 필요한 시간’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 2층에서 연다.
▲ 허은오, 窈 53x45.5cm mixed media.
이번 전시에서는 허은오 작가가 동아시아의 화조화(花鳥畵)를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그려낸, 고요한 공간에서 꽃과 새가 노니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허은오 작가의 작품은 깊은 바다나 광활한 하늘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실경이 아니다. 하늘과 바다(바다 속), 새와 꽃의 각 이미지를 조합한 일종의 콜라주에 해당하며 그것을 다양하게 배치하여 이상적인 풍경, 공간을 만들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허은오 작가의 작품은 깊은 바다 속 공간이나 고요하면서도 격렬한 물의 움직임을 형상화하고 그 위로 다양한 생명체들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모습으로 표현되거나, 광막한 창공이나 광대하고 고요한 하늘 공간을 뒤로 하고 아름다운 새와 꽃이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고 설명한다. ▲ 허은오,窈 53x53cm mixed media.
박 교수는 "이런 장소성은 허 작가에 따르면 ‘본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고요한 장소’이다.”며 “하늘, 바다, 새, 꽃들이 불연속적으로 연루되어 완전한 침묵을 거느리는가 하면 절대적인 고요 속에, 영원한 순환의 자장 안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한다.
허 작가의 작품에 바다가 등장하는 것은 스쿠버다이빙 체험과 연관이 있다. 작가는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자연이 주는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체감했다.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어지럽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안도감과 편안함이라는 ‘신비로운 경험’을 그림으로 그려보고자 했다.▲ 허은오, 靜 53x53cm mixed media.
작가에 의하면 '정(靜)'에 등장하는 새 두마리는 조화롭게 소통하는 모습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자를 일종의 사유의 공간으로 이끄는 통로가 된다. 그것은 그림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함에 침잠하는 경험을 유인하려는 의도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허은오 작가에게 새와 꽃, 물과 하늘이란 모종의 상징 언어이며 자기 식으로 번안된 나름의 화조화이다. 또한 그림 속의 화조라는 물상 또한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신적 세계를 드러내는 매개, 고도의 상징 언어이다. 동아시아의 전통회화에서 다루어진 자연의 상징물들-새나 꽃(화조화), 나아가 산수나 사군자-은 모두 자연을 의도적으로 상징화한 것들이다.
작가는 이런 상징화를 통해 관람자들이 자신의 그림을 완상하면서 고요한 침잠과 심리적 안정, 정신적 인 여유를 체험하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회복시키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동양화가 허은오.
허은오 작가는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뉴욕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Fine Art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며 숙명여자대학교, 전북대학교, 군산대학교에 출강한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허은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