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만든 연극 "꿈을 잃어버린 우리는 태양에서 멀어진 별과 같아"

10대가 만든 연극 "꿈을 잃어버린 우리는 태양에서 멀어진 별과 같아"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빛을 잃어가는 별' 연극 공연 성황리 마쳐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빛을 잃어가는 별' 연극 중 방황하는 10대들의 모습

"학생은 꿈이 뭐에요?"
"꿈이요?…정말 대답하고 싶은데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요즘 청소년들에게 '꼰대' 소리 듣지 않기 위해서 묻지 말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성적, 이성친구, 그리고 꿈이다. 어릴 때는 그렇게도 많던 꿈이 입시를 앞둔 청소년기에는 대답하고 싶어도 대답할 수 없어 더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주범이 된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의 연극동아리 T.O.B.(Theater Of Benjamin)는 '빛을 잃어가는 별'이라는 창작극으로 지난 2월 13일 대구 남구 청소년창작센터 무대에 올랐다. 경쟁 속에서 꿈도 인성도 친구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10대들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했다. 

연극은 뉴스 리포팅으로 시작한다. 꿈이나 적성이 아닌 성적에 맞춰 대학에 들어간 대학생 40% 이상이 휴학 또는 전과를 선택하고 있는 세태를 꼬집는다.

시험을 1주일 앞두고 한껏 예민해진 교실에서 반 1등의 공책이 사라진다. 친구의 공부를 방해하는 아이도 있고, 공부에는 영 흥미가 없지만 교실에 앉아 허송세월하는 아이도 있다. 교사는 1등만 편애하고 다른 아이들에는 '쓸모없는 것들'이라며 막말을 해댄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2기 학생들의 연극 '빛을 잃어가는 별'

"우리는 다 친구인데, 경쟁하고 피 터지게 싸워서 대체 뭘 얻으려고 하는데? 양심, 우정, 행복 다 잃어도 될 만큼, 대학이라는 게 그만큼 대단한 걸까? 자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꿈조차 말하지 못하면서 하루에 10시간 넘게 공부만 하는 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 '빛을 잃어가는 별' 대사 중


무엇을 위해서, 어디를 향해서, 누구 때문에 아이들은 이렇게 옆도 뒤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것일까. 연극은 아이들이 영화 '천국의 아이들'의 OST "나를 잘 모르지만 사실 막막하지만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어. 솔직히 두렵지만 확신할 순 없지만 순수한 내 마음을 잃을 수는 없어"로 마무리된다. 

학부모 도지연 씨(48, 대구 수성구)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갈등과 경쟁에 내몰리는 줄 몰랐다"며 "아이가 까칠해지고 예민해지는 모습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이런 경쟁시스템 때문인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무대에 올랐던 김영은 양(20)은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함께 연극을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 이세연 양이 극본을 쓰고 모든 친구들이 함께 소품, 연기, 홍보 진행한 결과다. 우리도 꿈꾸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줘 기쁘다"고 전했다. 


글/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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