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부터 칭얼대던 찬영이(2세, 남)가 밤에는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밤 10시, 평소에 가던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문을
닫았을 시간이다. 또 응급실에 가야하나 망설이다가 어린이집 가정통신문에서 본 '달빛 어린이병원'이 생각났다.
병원은 심야임에도 환자가 적지는 않았다. 그러나 20분 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만날 수 있었고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해열제를 처방받고 병원주변 ‘달빛 어린이약국’에서 약을 지었다.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면 아직 의사를 만나지도 못했을 시간이다. 진료비도 약값까지 만 한 장으로 부담이
덜했다. 열이 내려 잠든 아이를 바라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시범사업 결과, 야간·휴일 '달빛 어린이병원' 이용자가 10만명을 넘어서며 이같은 병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했다. 달빛 어린이병원에서는 매월 2만7천명(3,900명/개소)이 야간·휴일에 진료받고, 평일저녁 49%(월 13천명),
토·일·공휴일 35%(월 10천명), 야간 16%(월 4천명)의 분포를 보였다.
보건복지부는 이용자 만족도 조사결과, '달빛 어린이병원' 시범사업이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은 94%(매우도움 55%, 도움 39%)였으며,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9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문한 '달빛 어린이병원'의 이용만족도도 평균 80.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의료진의 전문성과 친절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진료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원무행정이나 대기시간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추석명절, 일부 연휴기간 등에는 환자가 몰려 일부 병원의 대기시간이 길었던 게 불만요인으로 보인다고 보건복지부는
덧붙였다.
'달빛 어린이병원' 이용자는 ‘야간·휴일에 아이가 아프거나(51%)’, ‘맞벌이로 평일에는 시간이 나지 않는(35%)’ 등 불가피한 사유로
야간·휴일에 진료를 받았으며, 대부분 응급실 방문경험이 있고(85%), '달빛 어린이병원'이 없었다면 응급실을 이용했을 것(77%)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응급실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일수록 '달빛 어린이병원'의 만족도가 더 높게(3%p)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도 “달빛
어린이병원” 운영을 건의하겠다는 응답도 95.0%였다.
보건복지부는 야간·휴일 처방조제에 불편함이 없도록 “달빛 어린이병원”
인근에 “달빛 어린이약국”을 함께 지정하여 운영한다. 이번 조사결과, “달빛 어린이약국”은 병원과 같은 시간대에 문을 열고(96%), 충분한
복약지도를 하고 있으며(96%), 병원까지의 거리도 가까워(88%) 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도 “달빛 어린이병원” 참여기관을 공모하고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병의원은 지자체와 협의하여 2월 23일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2월내에 선정평가위원회를 통해 20개소의 “달빛 어린이병원”을 지정하고 빠르면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참여기관이 충분한 경우 20개소 이상으로 추가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되면 연간 평균 1억8천만원의 보조금(월평균 1,500만원, 국가와 지자체가 50:50 부담)이 지원되고,
야간·휴일 안정적으로 환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충분한 홍보지원이 병행된다. “달빛 어린이병원”에 대한 보조금은 의료진 수당으로 사용되며,
야간·휴일 진료시간에 비례하여 차등지급된다. 또한, 2015년부터는 전년대비 진료시간이 크게 늘어나면 가산금이 추가될 예정이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