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학교는 내 삶의 터닝포인트, 청춘일 때 인성 깨워야죠”

“벤자민학교는 내 삶의 터닝포인트, 청춘일 때 인성 깨워야죠”

[특별기획] 세상을 바꾸는 인성영재를 만나다 - 11편 윤창규 학생

“벤자민인성영재학교(대안학교 1년 과정, 이하 벤자민학교)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람들이 걱정하는 일 년은 긴 시간이에요. 하지만 인생을 크게 100년으로 놓고 본다면, 그중 일 년은 짧은 시간이죠. 그 시간에 인생을 계획하고 인격적으로 완성된다면, 오히려 이후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누구에게나 살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가 있다. 스승과의 만남, 명강연, 여행, 유학 등 다양한 계기를 통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더 나은 인생을 창조해나간다. 창규 군 역시 요즘 그러한 삶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벤자민학교는 그의 인생 첫 터닝포인트(turning point)이자 자신의 가능성과 미래를 일깨워준 청춘의 촉매제와도 같았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생 윤창규 군 [사진=이효선 기자]


지난달 18일 인천 임학역 근처 한 카페에서 벤자민학교 1기생 윤창규 군(17)을 만났다. 벤자민학교 입학 후 가장 눈에 띄게 좋아진 점 중 하나는 인생을 마주하는 그의 자세와 성격이다. 직업체험, 예체능 활동, 외국어 공부 등을 통해 무기력하고 수줍음 많던 성격이 한층 밝고 적극적으로 변한 것이다.

공식적인 자리에 가면 사람들의 시선과 실수가 두려워 땅만 보고 있었다는 창규 군. 이제는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고 재밌게 프레젠테이션 발표도 곧잘 한다. 요즘은 주체적으로 하루를 보내며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밤늦게까지 공부만 하던 입시 위주의 학교생활에서는 생각지도 못했을 변화다.

“저는 삶의 목표가 없었어요. 공부만 하다 보니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요. 공부도 강요받아서 하는 것 같아 답답했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가 교도소 같았어요.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보다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교육을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를 일 년 쉬더라도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아보자는 생각에서 벤자민학교에 도전하게 됐어요.”

▲ 윤창규 학생이 지난달 24일 천안 국학원에서 열린 벤자민워크숍에서 자신의 성장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효선 기자]

벤자민학교 수업 중에서 가장 큰 도전은 직업체험 차 시작한 아르바이트였다. 석 달간 꼬박 샤브샤브 식당에서 일하면서 세상 돈벌이가 만만치 않음을 깨달았다. 가족 부양을 위해 온종일 일하시는 부모님의 노고와 심정이 절로 몸으로 느껴졌다. 친절한 사람, 성격 급한 사람, 떼쓰는 사람, 화내는 사람 등 다양한 손님을 접하면서 사람 대하는 방법도 배웠다.

“정말 돈 벌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부모님이 지금까지 저를 위해 많은 돈을 쓰셨는데, 그 돈을 힘들게 번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정말 감사했어요. 매번 용돈 적게 준다고 투정부렸는데 죄송한 마음도 들었고요. 사람 만나는 게 힘들었는데 일하면서 사람 대하는 예절을 익히게 됐어요.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손님에게 밝게 인사하면서 자기감정 컨트롤하는 힘도 생겼어요.”

소원했던 가족 관계도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좋아졌다. 벤자민학교 입학 전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 수업 받고 바로 학원행, 자정이  되어서야 집에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스로 일과를 계획하며 살다 보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색하던 가족 분위기도 예전보다 훨씬 살가워졌다.

▲ 벤자민학교 입학 후 찍은 윤창규 학생 가족 사진.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아졌다. [사진=윤창규 학생 제공]

“창규가 벤자민학교 입학 후 말도 많이 하고, 지금 하는 수업도 자기가 결정한 거라 적극적으로 나서고 그래요. 예전에는 질문하면 항상 단답형이었는데 요즘은 조근조근 이야기도 하고 표정 자체도 많이 밝아졌어요. 워낙 앞에 나서는 것 자체를 싫어해 반장선거에 나가라고 할 정도였는데 프레젠테이션하는 것 보면서 기특했어요.

전에는 철없이 지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혼자 산책하면서 진로나 앞으로의 계획 등 생각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예전 학교 다닐 때도 중상위권이었니 목표가 세워지면 언제든 잘할 수 있는 아이예요. 본인이 하겠다는 것은 하는 녀석이라 저도 남편도 아들을 믿어주고 있어요. 남은 시간 동안 자기 가치관과 삶의 목표를 찾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창규 군은 앞으로 사람들을 도와주는 홍익인간이 되고 싶다고 한다.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것뿐만 아니라 인성과 깨달음을 널리 알려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오늘도 성장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달에는 자신의 한계 넘기 프로젝트로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친구와 함께 속초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6박 7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학교에 갇힌 듯 공부만 하며 살아왔어요. 자전거 타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더 갖고 싶어요. 끈기도 키우고 싶고요. 만일 계속 예전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면 이런 여행은 불가능했을 거에요. 벤자민학교는 제게 큰 기회를 준 학교에요.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알려주고, 저의 부족한 인성도 깨워줬으니까요.”


글/사진=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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